“2024년 한국서 제4차 로잔대회, 한국 교계에 주신 기회 같아”
최성은 지구촌교회 담임목사(미래목회포럼 중앙위원)는 1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미래목회포럼 제17-1차 포럼에서 존 스토트(John Stott, 1921~2011)의 신학과 사역적 공헌, 그리고 존 스토트의 선교 사상이 큰 영향을 끼친 로잔언약을 통해 이 시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언했다.
미국 남침례신학대학원 박사학위 논문(An analysis of John R. W. Stott's theology of evangelism and practice of evangelism, 2006년)에서 존 스토트의 복음주의 신학과 실천을 분석한 최 목사는 이날 존 스토트에 관해 해박한 지식과 직접 인터뷰한 경험 등을 남다른 애정과 열정으로 전달했다. 특히 존 스토트의 신학과 사역, 로잔 언약에서 볼 수 있는 비전과 통찰력 등을 통해 “한국교회 생태계 살리기 운동을 위한 신복음주의 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성은 목사는 존 스토트에 대해 균형 잡힌 복음주의 지도자였다고 평했다. “존 스토트는 제임스 패커(James Packer)처럼 신학적 식견이 있으면서도 빌리 그래함(Billy Graham)처럼 대중적인 설교가이고, 칼 헨리(Carl Henry)처럼 보수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근본주의를 배격했고, 전통적 영국 성공회 신자이면서 로날드 사이더(Ronald Sider)나 짐 월리스(Jim Wallis)처럼 사회 참여에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철저한 성경 강해자이면서도 청년들에게 다가가고, 영국인이면서 제3세계에 대한 긍휼의 마음을 가졌고, 지역교회 목회를 하면서도 세계선교의 방향을 이끌었으며, 지성적으로 날카로우면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다. 그는 복음주의자이면서도 타종교나 자유주의자들과의 대화나 토론도 주저하지 않았던 금세기 최고의 복음주의자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존 스토트의 이러한 균형 잡힌 신앙과 삶의 모습은 그의 신학과 사역적 공헌에서 잘 드러났다. 최 목사는 존 스토트의 신학과 사역적 공헌에 대해 “△성경 중심적이고, 복음 우선적이며, 교회 중심적 강단 사역을 펼치고 △다양성이 대두되는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강조했으며 △신학적으로 보수적이나 적응하는 데에는 급진적 성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혼돈의 시대에 복음, 복음주의, 사회적 책임 등에 관한 성경적 개념 정리 △젊은 세대들을 키워내는 사역(청년에 대한 지속적 멘토링) △목회자 양성과 훈련 △제3세계권에 대한 선교적 관심 △자유주의자, 카톨릭, 타종교와의 평화적 대화 △문화 평등사상과 평화주의자로서 선교 개념 구체화 △제자도의 삶을 보여준 것을 특징으로 꼽았다.
최 목사는 2004년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던 중 존 스토트에 연락하여 인터뷰를 요청했고, 이후 강의 차 미국 인디애나 주를 방문한 존 스토트와 대면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숙소를 찾아가 대화하고 교제한 후 안수기도를 받고 싶어 무릎을 꿇었다. 그때 존 스토트는 몸의 반을 쓸 수 없었는데도 제가 무릎 꿇는 모습을 보고 ‘사람 앞에서 무릎 꿇는 것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같이 무릎 꿇자’라며 불편한 몸으로 무릎을 꿇고 함께 기도하셨다”며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려는 한 시대를 풍미한 신학자이면서 목회하려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존 스토트의 선교 사상은 2차 세계대전 후 혼돈과 도전 앞에서 복음주의의 방향을 제시한 로잔운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최 목사는 “1974년 로잔언약은 근본주의 심화와 자유주의 사이에서 복음주의가 갈 길을 제시해야 할 역사적 필요 가운데, 가장 분명하면서도 포괄적인 복음주의적 선언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로잔운동을 일으킨 빌리 그래함은 베드로, 존 스토트는 사도 바울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존 스토트는 복음에 대해 교회사 2천년 가운데 나타난 복음의 ‘역사적 정의’,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자유주의자, 천주교, 남미 해방신학주의자 등과 대화를 열어놓고 복음을 변증법적으로 풀어내는 ‘신학적 정의’, 1989년 마닐라 선언 중 “기독교는 가장 성경적이면서 가장 동시대적이어야 한다”는 내용 같이 복음의 ‘시대적 동질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존 스토트는 ‘성경적 관점’에서 로잔 선언문을 만드는 데 기여했고, 그리스도인의 적극적 사회 참여, 타문화 존중, 제3세계 리더들과의 지속적 대화 등을 통해 복음적이면서 새로운 ‘선교적 정의’를 했다고 최 목사는 소개했다. “존 스토트는 복음 증거와 더불어 사회 참여를 균형 있게 강조하고, 문화 평등사상을 강조하면서도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강조했으며, 선교의 개념을 실제적으로 구체화하고 제3세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많았다”고 그는 말했다.
존 스토트의 신학과 사역에 비추어볼 때 최성은 목사는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로 다섯 가지를 제언했다. 첫째 근본주의, 보수주의, 자유주의, 진보주의, 혼합주의, 다원주의 등의 사회에서 성경적이면서도 한국인으로서 복음주의를 재정의하고, 어떻게 복음을 전할지 고민해야 하며, 둘째 하나님 나라 개념을 추구하고 이를 가르침으로 존 스토트나 로잔운동이 추구하는 복음전도와 사회 참여를 좀 더 새롭고 강력하게 끌고 나가야 하며, 셋째 개인전도 등을 통해 죽은 영혼을 소생시키고, 넷째 연합운동을 하고, 다섯 째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영적 유산과 자신을 살펴봄으로 미래를 지혜롭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2024년 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며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교계에 주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존 스토트의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진 한계성에 대해 최성은 목사는 ‘서구주의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영국 사회변혁이 실패’한 점을 들며 “한국은 아시아와 서구를 아우를 수 있는 한국적 신학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교회 생태계 살리기 운동을 위한 신복음주의 운동으로 최 목사는 6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복음에 철저히 입각한 강단 사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존 스토트의 모든 사역은 강단에서 시작됐다”며 “강단에서 지역교회 생태계가 이뤄지는데, 그 영성의 꼴은 신학교에서 얻는다. 강단 개혁을 위해서는 신학교 정화를 통한 교단 정화, 교단 정화를 통한 지역교회 정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복음의 통전성 회복을 위해 복음의 정의와 하나님 나라 모형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셋째, 코로나로 복음의 공적 영성이 끊임없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다시 가르쳐 복음의 공적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 뉴노멀 시대 선교적 교회를 통한 선교의 새로운 혁명을 일으킬 것을 요청했다. 다섯째, 사도행전적 교회론의 회복을 위해 공동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결론적으로 포스트모던주의, 종교다원주의, 과학만능주의, 전염병 시대의 도래 등 거대한 시대적 도전 앞에 같은 하나님 나라라는 목적을 가지고 복음적 연대를 이루어야 한다”며 “미래목회포럼이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라 거대한 세속의 물결에 대응하는 복음연합 연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오늘날 내가 정의하는 복음, 전도, 구원, 복음주의가 무엇인지 △복음이 악한 사회 구조를 변혁시킬 수 있는지 △뉴노멀 시대 선교적 도전 앞에서 로잔선언문이 제시한 복음주의의 정의를 새롭게 하거나 추가할 필요가 없는지 복음공동체로서 온전히 답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최 목사는 지구촌교회의 통전적 복음 사역 사례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증거와 함께 헌혈(피로회복), 외국인 이주노동자, 노숙인, 장애인, 입양아 사역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총평을 전한 정성진 목사(미목 이사장)는 “직접적으로 세상과 접촉하고 견인해낼 수 있는 복음주의에 관한 영감을 얻게 되어 감사하다”며 “교회가 어려운 때 다시 한 번 근본적인 방향을 찾아가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은 이상대 목사(미목 총괄본부장)의 사회로 고명진 목사(미목 직전대표)의 기도 및 인사말, 최성은 목사의 강의, 질의 응답, 정성진 목사의 총평, 김희수 목사(미목 부대표)의 마침기도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