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피아노 트리오 구성해 선교하는 꿈 꿔
제자 기르며 행복해…장애 학생들 꿈 돕고 싶어

뉴욕 카네기홀 등 국내외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 온 피아니스트 김지은 박사가 16일(월) 오후 7시 30분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선보인다. 김지은 박사는 3년째 영산아트홀 전문연주자 시리즈로 피아노 독주회를 열었다.

올해 공연 제목은 ‘바흐와 브람스’(Bach and Brahms). 12일 본지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김지은 박사는 “바흐와 브람스 음악을 통해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친 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위로와 쉼을 드리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김지은
▲김지은 박사는 “바흐와 브람스 둘 다 크리스천이었다”며 “많은 악곡을 단조로 시작했다가 장조로 끝을 냈는데, 개인적으로 이는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과 함께하는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박사
김지은 박사는 “브람스는 바흐를 매우 존경했다. 그래서 바흐의 대위법(독립성이 강한 둘 이상의 멜로디를 동시에 결합하는 작곡기법)의 영향을 받고 브람스가 대위적 작법으로 낭만주의 시대에 작품을 만들었다”며 “또한 둘은 서로 닮은 부분이 많았는데, 매우 성실했다. 그래서인지 둘 다 음악에서 견고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바흐와 브람스 둘 다 크리스천이었다. 많은 악곡을 단조로 시작했다가 장조로 끝을 냈는데, 개인적으로 이는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과 함께하는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은은 매년 피아노 독주회를 준비하며 연습과 훈련을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고3 수험생이 된 아들을 위해 독주회를 건너뛸까도 고민했다. “결국 1년을 쉬면 그다음 독주회가 얼마나 더 힘들고 두려울지 상상이 안 돼 수험생 엄마로 힘들지만 독주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김지은
▲김지은 박사의 연주 모습. ⓒ김지은 박사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사랑하고 피아노와 함께 성장해 당연히 일찍부터 피아니스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부모님께서 더 좋아하셔서 피아노를 전공했다”며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결심한 것은 30대인 듯하다”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김 박사는 “30대에 힘든 과정을 겪으며 피아노 연주가 제 스스로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며 “또 제 연주로 사람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감동 받았다고 하시면 저 역시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많은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연주를 마친 경험이 있지만, 아직도 무대에서 긴장과 두려움을 많이 느낀다는 김지은 박사는 “무대공포증이 심해 일부러 주변 친구들 앞에서 사전에 연주 연습을 하는 시간도 많이 갖고, 또 손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 환자라 일부로 손바닥에 오일을 바르고 연습도 한다. 다한증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보았지만 고칠 순 없었다”고 고백했다.

김지은 박사는 사실 요즘 제자들을 키우는 기쁨에 푹 빠져 있다고 말했다. “솔직히 연주보다 가르치는 게 더 행복하다. 기교적이고 기술적인 면보다는 악곡을 보고 생각할 수 있고, 그 음악적 생각을 표현하는 연주에 대한 수업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주라는 것이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드러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과 더불어 학생들의 따뜻한 인성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집안은 외조부모부터 3대째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라고 했다. 부친은 CTS기독교TV 호남본부장 김영만 장로다. 늘 찬송을 끊이지 않고 부르신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렸을 적부터 신앙 훈련을 받고 성장했다. 김지은 박사는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과 함께 피아노 트리오 팀을 만들어 선교하고 싶다”며 “또 제가 가르치는 장애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을 열심히 지도해 많은 사람에게 도전이 되고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연주하는 연주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피아니스트 김지은 독주회
김지은 박사는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한 후 미국 맨해튼 음악대학교에서 석사학위(MM)와 전문 연주자과정(PS)을 취득했으며, 한세대 피아노 연주전공으로 박사학위(D.M.A)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시절에는 루마니아 흑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Rumania Black Sea Philharmony Orchestra)와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해 극찬을 받았으며, 2001년에는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컴피티션(Artist International Competition)에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어워드(Special Presentation Award)를 받고 뉴욕 카네기홀에서 데뷔 독주회를 개최했다. 명문 에모리대 마이클 카를로스 박물관(Emory University Michael C. Carlos Museum)에서 초청 피아노 독주회도 가진 바 있다.

이후 싱가포르로 이주하여 엑손모빌(Exxon-Mobile) 후원으로 난양기술대(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에서 초청 독주회와 듀오 연주회를 개최했다. 싱가포르 바이블 칼리지(Singapore Bible Collage), 싱가포르 이춘 콘서트홀(Singapore Mrs. Lee Choon Concert Hall), 영중학교(Anglo-Chinese School) 등에서 독주회는 물론 실내악에도 관심을 갖고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쳤다.

2011년에는 뉴욕 야마하홀(New York Yamaha Hall)에서 개최하는 에드나 골란스키 마스터 클래스(Edna Golansky’s Master Class)에 참가 및 연주하여 음악적 기량을 닦기도 했다. 2012년 귀국하여 세종문화회관 챔버홀에서 귀국 독주회를 시작으로 예술의전당 IBK홀, 영산아트홀, 성남아트센터, 성남시민회관, 일신홀, 부암아트홀, CTS기독교TV 아트홀, 전주 소리의전당 등에서 매년 독주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세대학교, 전주대학교 음악대학, 안양예고, 충북예고, 충북 영재원에서 강사를 역임하고 현재 총신대학교에 출강해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