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와 선교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기존 선교 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40~80대 시니어선교의 강점을 살려 한국선교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이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최근 40여 개국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비대면 온라인으로 성황리에 열린 ‘시니어선교한국 2020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시니어선교한국의 실행위원이자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운영위원인 김영휘 목사(GMS 명예선교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니어선교한국의 과제’에 대해 발제했다. 김 목사는 먼저 “앞으로 3~5년 사이, 이를테면 골든타임에 자기 혁신을 해야만 추락, 도태, 소멸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긴박한 마음을 가져야 할 때”라며 “다시 말해 어떤 공동체든지 본질의 회복, 존재의 분명한 이유, 혹은 정체성을 통해 차별화를 확실하게 하는 곳만이 영적으로 구약의 ‘남은 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코로나 시대 선교에서 시니어선교의 강점과 특성은 무엇일까. 김영휘 목사는 “△자비량 선교 △기술과 역량 등을 활용한 총체적 선교 △다음세대 선교 △이주민·난민·외국인 유학생·다문화가정 사역 지원 등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전반적으로 선교사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선교후원비 감소는 시니어선교사에겐 영향이 많지 않고, 오히려 사역의 강점과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시니어선교사는 이미 자비량 선교사로 헌신해 왔기 때문이다. 대신 사역 형태의 변화는 요구된다. 김 목사는 “코로나가 진정된 후 시니어선교사들의 단기순회사역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현지 사역은 총체적이고 긍휼 사역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현장 선교사역이 ‘선교사 중심 사역’에서 ‘현지 종족 중심의 토착적 사역’으로 전환되고, 현지 사역자들의 사역을 돕는 일에 시니어 선교사들도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인간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다양한 기술과 경험, 역량이 많은 시니어선교사들이 현지 지도력 개발과 양육, 현지인의 삶의 영역과 관련된 총체적 사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며 “이와 함께 현지에 맞는 창의적인 사역의 빌더(builder)로서 역할을 해나갈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 이주민 선교’ 분야에서는 시니어선교사들이 이주민·난민·외국인 유학생·다문화가정 사역의 안내와 지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김영휘 목사는 “코로나로 해외 선교지로 다시 나가는 경우가 드물거나 어렵게 되어, 국내 250~300만 외국인 선교가 한국선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개인 참여와 귀국 시니어선교사 공동체 연대조직(네트워크)을 통해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선교 헌신의 장에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니어선교를 위해서는 개인 영성 및 공동체 영성과 본질 회복, 시니어선교 관련 유튜브 콘텐츠 개발 및 홍보 전문화, 일시 귀국 시니어선교사를 위한 디브리핑 및 멤버케어 프로그램 등도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영휘 목사는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인해 신앙의 본질과 교회 생활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만 하는 기회가 되었다”며 “신앙이란 결국 구원받는 것만이 아니라, 주님 앞에 가는 날까지 구원받은 자로서 하나님 앞에 어떻게 가치 있게 사는가의 문제로, 이미 ‘이모작 인생’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시니어선교는 한국선교의 또 하나의 대안이자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첫날 오프닝에서는 김상복 시니어선교한국 초대 이사장(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이, 마지막 날 파송식에서는 정현구 시니어선교한국 이사장(서울영동교회)이 각각 말씀을 전했다. 파송식에는 총 8유닛 13명의 시니어선교사가 교육, 의료, 복지, 전도, 침술 등의 사역에 참여하기 위해 새롭게 파송됐다. 정현구 이사장은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까운 봉우리를 찾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방향을 찾아 걸어가야 한다”며 “성경은 하나님 나라라는 최종적 목적지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알파에서 오메가에 이르는 역사와 과정을 알려주는 가장 높은 봉우리로, 코로나 상황에서 성경말씀의 봉우리, 신앙 본질의 봉우리로 올라가 그곳에서 보이는 목적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곳으로 이르는 길을 찾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날마다 복음의 본질 안으로 깊이 들어가고 하나님과 깊은 만남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 길로 나아가다 보면 세상 속으로 멀리 나아가는 길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철희 시니어선교한국 대표는 “한국교회 안에 늘어나는 시니어를 감안하면 앞으로 5~10년 정도가 시니어선교의 전성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앞으로 시니어선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이러한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니어선교한국은 2020 가을 시니어선교학교도 온라인 비대면으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