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엑셀런스 날리지 시티 여자대학 학생들과 건물. ⓒNewsClickin 캡쳐
얼마 전 인도사회학회(Indian Sociological Association)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도사회학회는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이전에 라자스탄의 조그만 도시에 있는 한 대학에서는 인도사회학회 회원들의 국제심포지엄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 심포지엄이 열린 엑셀런스 날리지 시티(Excellence Knowledge City) 여자대학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학은 인도에서는 흔치 않은 여자대학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대학은 25년 전 13명의 여학생을 데리고 유치원 과정부터 시작하였는데요. 이 대학의 설립자로부터 설립과정을 알아보았습니다. 학교의 설립자는 이 지역에서 태어나 12살이 되는 7학년까지 학교를 다니다가 외지로 나가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를 마친 후에는 사업을 해서 돈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가 32살이 되던 해에 고향을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그 당시는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도 못하고 일찍 결혼을 해서 여성교육에 대한 개념이 사람들의 생각 속에 없던 때였습니다. 게다가 남자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우선으로 주다 보니까 여자아이들에게까지 교육의 기회가 올 수 없었습니다.

설립자는 여자아이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에 대한 생각을 하다 자신이 이 일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해서 모은 돈을 다 투자해 땅을 구입하고 유치원을 시작하기 위한 건물을 지었습니다. 학생들을 모으고자 사람들을 만나자, 사람들은 여자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킬 여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 설립자는 무료로 교육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책 살 돈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설립자는 책도 무료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교복까지 전체를 무료로 해서 여자아이들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대부분 낮은 카스트와 소외된 계층의 여학생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무료로 교육을 시켜준다는 말에 그나마 자신들의 딸을 학교에 보내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학교의 설립자는 무슬림이었습니다. 종교 문제에 민감했던 어떤 사람들은 아랍어를 배우게 될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설립자는 산스크리트어를 가르치겠다고 했습니다. 그 설립자는 무슬림이었지만, 교육은 종교와 카스트와 집안의 배경을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도 무슬림이었지만, 무슬림 교육을 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여자아이들에게 당연하게 주어져야 할 교육의 권리를 주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 설립자의 비전은 학교를 크게 짓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현재 유치원부터 대학과정까지 2,000명이 넘는 학교로 성장하였지만, 자신의 학교가 성장하는 것보다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에이전트가 되고자 하였습니다. 당시는 무슬림 종교교육을 시키는 '마사다'라는 시설이 있었는데,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여자아이들만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자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자 마사다가 텅 비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어쩔 수 없이 마사다도 여자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학교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수많은 여자 아이를 위한 학교들이 세워지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교육받는 여자 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많아지는 반전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사막 근처의 조그마한 빌리지에서 한 사람이 가졌던 비전이 그 지역을 변화시키고, 전체 사회에서 여성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명을 감당하였던 것입니다.

요즘 인도의 여성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자주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아직도 인도에서는 여자이기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고 아이들을 생산하는 기계처럼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헌신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그 지역 사회를 변화시켰다는 것을 생각하면 잔잔한 감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조그마한 일에 헌신한다면 결국은 아름다운 열매가 맺히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yoonsik.lee2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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