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기독교인
▲IS가 나이지리아 기독교인 11명을 살해하는 영상을 26일 공개했다. ⓒIS 선전매체 아마크통신 캡처
이슬람국가(IS)가 기독교인 10명을 참수하고 1명을 사살했다. 이들은 성탄절 다음날인 지난 26일 자체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에 56초 분량의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IS는 영상에서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기독교인을 살해한 것은 자신들의 수장이었던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알바그다디는 지난 10월 미군 특수부대에 체포될 위기에 처하자 자폭하여 부인 2명과 자녀로 추정되는 3명과 함께 사망했다.

나이지리아의 한 야외 장소에서 IS에 희생된 이들은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노 주에서 납치된 기독교인으로 알려졌다. BBC, AFP통신 등 외신들은 이번 테러범들이 IS 서아프리카 지부(ISWAP)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ISWAP는 역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의 한 분파였으며 2016년 알바그다디에 충성을 맹세했다. 이들은 12월 초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구호단체 요원 4명을 납치해 살해하고, 인근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테러를 진행하고 있다.

무함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IS의 만행을 규탄한다"면서도 "나이지리아가 종교적으로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독교인들이 무슬림을 향해 등을 돌리도록 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수법에 넘어가 갈라지면 안 된다"며 "야만적인 이들 살인자는 이슬람을 대표하지 않고, 전 세에서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다른 무슬림 수백만 명을 대표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IS는 2003년 알카에다의 이라크 하부 조직으로 테러 활동을 벌이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을 기점으로 시리아로 거점을 옮겨 세력을 급격히 확장했다. 2014년부터는 이슬람 지도자인 '칼리프'가 통치하는 독립국가 창설을 선언하고, 중동, 유럽 등에서 동시다발 무장 테러와 인질 참수 동영상 공개 등으로 전 세계에 공포를 안겼다. 그러나 2017년 7월 주요 거점도시였던 이라크 모술과 10월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 패하면서 세력이 급속히 약화하고, 2019년 3월 마지막 근거지 시리아 동부 바구즈를 잃으면서 힘을 잃었다.

지난 10월 알바그다디 사망 이후 완전히 소멸하는 듯했으나, 이라크의 정정 불안과 자연환경 등을 발판 삼아 IS 잔당이 이라크 북부 햄린산맥 지역에서 재건을 꾀하는 징후가 보인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고 지난 22일 BBC는 보도했다. 쿠르드 군 정보보고서는 외국인을 포함해 시리아 국경을 넘어온 100여 명이 이라크 IS에 합류하고, 전사 4~5천 명을 포함해 1만 명의 IS 대원이 이라크에 활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UN은 나이지리아 동북부에서 지난 10년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무장봉기로 3만6,000여 명이 살해되고 200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