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한국세계선교협의회 법인이사장)는 100여 명의 선교 지도자 앞에서 내면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지난 21일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 드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제18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 폐회예배 설교에서다. 설교 주제는 '제자의 길', 성경본문은 마가복음 8장 34절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였다.
이날 이영훈 목사는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목사는 "첫 번째, 과연 '우리의 길을 가고 있는가, 아니면 제자의 길을 가고 있는가'다"라며 "한국교회의 문제는 수많은 사람이 '우리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서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 이전에는 교회가 사회를 걱정했는데, 거꾸로 교회가 영적 능력을 상실하고 기독교인이 자기만족에 빠져 우리의 길을 가기 때문에 지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목사는 교도소 수용자들의 종교분포나 가정 폭력으로 법원에서 상담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종교분포가 우리나라의 종교분포와 똑같은 순서라는 관계자들의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라며 "왜 우리가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담고 신앙생활을 하는가. 나에게 초점을 맞춰 나의 만족을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가, 주님을 위해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나는 무리인가, 제자인가. 예수님을 따른 수많은 무리는 십자가 앞에서 다 사라져 버렸다. 우리 자신이나 돌보는 양들의 모습이 (무리의 모습이) 아닌가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두 번째, '나를 따라오려거든'이라는 말씀처럼 '누구를 따라가고 있는가'이다"며 "예수를 따라간다고 말하지만 어떻게 보면 사람을 따라가고 있지 않은지, 주님을 위한다고 입술로 고백하지만 실제로는 나의 업적, 명예, 칭찬, 박수갈채를 받고 있지 않은지, 근본적으로 제자의 길을 가고 있는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말 우리 사역 가운데 내 흔적이 남겨지느냐, 주의 흔적이 남겨지느냐 심각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며 "시간이 나면 옥한흠 목사의 '사대교회를 향한 설교'('사데 교회가 주는 메시지', 편집자 주)를 꼭 들어보기 바란다. 제가 듣고 또 듣는다. '살았다 하나 죽었다'는 그 메시지가 오늘 여러분에게 주시는 주님의 메시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는 "네 번째,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고 있는가'이다. 고난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저는 선교사님들을 참 존경한다. 제가 못가는 길을 가고 계시므로 저보다 백배, 천배 낫다"라며 "저희 교회는 670여 분의 선교사가 사역하는데 선교사들의 요청이 '선교지서 뼈를 묻겠으니 한국으로 부르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교지는 잠자리가 불편하고 먹고 입고 마시는 모든 것이 불편하다"며 "낮 평균기온 50도에서 1시간 장대비가 쏟아지고 나면 42~43도인 한 나라에서 저희 선교사가 8년 넘게 사역하다 열병으로 약도 써보지 못하고 이송하는 도중 숨졌다"며 "여자 홀몸으로 선교하러 들어가 밤엔 전갈과 독사가 나오고, 낮 평균 기온 50도인 척박한 환경에서 고아들처럼 버려진 아이들을 선교했다. 하늘나라에 큰 상급이 예비된 줄 믿는다"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는 마지막에 "우리가 풍요로움 속에서 다 잃어버린 것 같다. 사도행전 3장에서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하신 베드로와 요한의 선포가 나면서부터 앉은뱅이를 일으켰는데, 오늘날은 은과 금은 생겼는데 예수님의 이름을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제게 계속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이기 때문에 (말씀드린다), 과연 내가 '무리의 길을 가느냐, 제자의 길을 가느냐' '예수님을 따르느냐, 나의 명예, 업적, 성공을 따르느냐' '나를 날마다 부인하느냐, 아니면 인정받고 나타내려고 하느냐' '내가 기꺼이 십자가의 길을 가느냐, 십자가를 피해 좋은 길, 비단길을 가느냐' 돌아보기 바란다"며 "평생 (이 질문에) 씨름하면서 주 앞에 쓰임받는 선교사들이 되시기 바란다"고 권면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