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선교사
▲19일 소천한 김진욱 터키 선교사(맨 왼쪽) 생전 가족 사진. 김 선교사의 아내는 다음 주 둘째를 출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사협
터키 남동부 디야르바크르 시(市) 바아랄 구(區)에서 사역하던 김진욱 선교사(41)가 피살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19일 늦은 밤(현지시간) 김진욱 선교사는 핸드폰을 빼앗으려는 16세 소년이 휘두른 칼에 가슴 부위를 두 차례, 등에 한 차례 찔려 현장에서 응급조치 후 셀라 하틴 에유비 국립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두었다. 16세 용의자는 경찰에 체포됐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피살 사건에 대해 선교 관계자들은 "단순 강도에 의한 살인사건이 아닌, 의도된 목적을 가진 살해사건으로 추정한다"며 "보통 이런 종류의 강도 행각은 상대방의 복부를 찌른 후 물건을 강탈한 후 바로 달아나는 것이 상식적인데, 칼을 맞고 현장에서 달아나려는 김 선교사에게 범인이 다시 한번 다가가 칼로 등을 찌른 행위는 의도된 살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터키 신자들도 당국이 이번 사건을 강탈 시도가 아닌 암살 사건으로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 터키인 전도사는 "이것은 한 사람의 강도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를 죽이러 왔다"며 "우리는 항상 위협을 받았다. 며칠 전 한 형제는 정부가 외국인들을 쫓아내고 터키 형제 몇 명을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진욱 선교사는 5년 동안 터키에서 교회 사역자로 섬기고, 8개월 전 동부 샨르우르파 지역에서 인근 디야르바크르 지역으로 이사해 현지 개신교회에서 사역했다. 김 씨와 아내 사이에는 한 자녀가 있고, 다음 주 둘째 아이의 출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현지의 관계자들은 "터키 디야르바크르에서 마음과 정성을 다해 섬기셨던 김진욱 선교사님께서 안타깝게도 불의의 사고로 소천하셨다"며 "유가족분들과 다른 모든 분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지의 한 관계자는 "터키에서는 최근 30여 명의 선교사가 입국 거절되거나 추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며, 영적 전쟁이 본격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초기 교회가 부흥하고자 할 때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터키 형제나 이곳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더욱 담대하도록 기도해주시고, 순교당한 이 귀한 가정에 하나님의 위로와 보호하심이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박해감시단체인 ICC(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중동지역 관리자인 클레어 에반스(Claire Evans)는 이번 사건에 대해 "터키 기독교 공동체는 슬픔과 큰 충격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며 "올해 터키에서 기독교에 대해 더욱 적대적인 환경이 되었는지를 입증하는 사건이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에반스는 "우리는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고, 하나님의 평화가 있도록 기도한다. 또한 터키 당국이 정직하고 적법한 절차를 통해 사건을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