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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의 사전적 의미는 잘난 체하는 태도로 겸손함이 없이 건방진 것을 뜻한다. 영어로는 ‘arrogance, haughtiness, conceit, pride’ 등이다. 언제 교만할까를 생각해보라. 교만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렇다면 왜 교만할까를 생각하면 모두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교만의 반대는 겸손함인데,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말하기 때문에 열등감의 대표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잘난 척하고 싶다는데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잘난 것이 있어도 잘난체하는 것이 교만인데, 정작 잘난 것이 아닌데도 잘난 체하는 것은 허언증에 해당한다.
열등감을 잘못 상담하거나 치유한다고 어설프게 접근하다 보면 오히려 거만함이나 오만함으로 변질 될 가능성이 높다. 잘난 체하는 이면에는 꼭 남을 업신여기는 비인격적인 행위가 뒤에 깔려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인관계에서 건방진 태도가 절대 금물인 것은 건방진 것 자체가 남을 무시하기에 그 태도나 말을 내뱉는 순간 이미 건방이 상대방의 머릿속에 자리 잡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건방 떨구나 하는 순간에 기분이 나쁘면서 무시당한 느낌과 함께 부정적인 이미지로 낙인 찍혀버린다.
흔히 ‘못난 사람’이라고 할 때 그 사람의 외모적인 느낌이 아니라, 내면의 사람, 즉 교만하거나 건방진 사람, 예의가 없고 인간적인 느낌이 없이 상대방을 이용하려는 사람을 말한다. 그는 우쭐거리고 싶어서 가만히 있어도 어깨가 들썩이며, 입이 근질근질하여 견디질 못한다. 뽐내고 싶어 하는 것은 어린아이와 별반 다를 바 없다.
건방지고 교만한 사람들은 자기보다 윗사람이거나 높은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자기만 바라봐주길 원하고, 자기 말만 들어주길 원한다. 그것이 안 되면 그 사람 앞에서는 철저하게 바닥에 넙죽 엎드려서라도 충성을 맹세하는 시늉을 한다. 그래야 자기가 산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다급하다고 해서 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유세 기간에 느닷없이 길바닥에 넙죽 엎드려 절하는 자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 모습에 의외로 좋아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받아들인다. 충성을 서약받은 듯한 감동에 한 표를 던진다. 그런 사람들이 돌아서면 변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그때뿐이다.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 만큼 자기보다 못하거나 낮은 사람이 철저하게 죽는 모습이나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가차 없이 날려버리는 악성이 있다.
교인들 중에는 특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도 있다. 지독한 열등감에 찌든 목회자와 함께 신앙생활 한다면 이 교회는 개인의 자존감이나 자긍심은 아예 내세울 수 없도록 절대 순종과 복종만 강요할 뿐이다. 죽으라는 명령에 죽는시늉을 할 만큼 철저하다. 그래야 자신의 절대적인 영적 존재의 의미가 부각된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영적 교만이요, 열등감의 그림자에 가린 것일 뿐이다. 제사장이라는 목사직을 이용하여 세속적인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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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서울한영대학교 겸임교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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