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한직선)가 침체를 보이는 한국 직장선교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쇄신하고, 직장선교의 재도약을 위해 전략과 개념, 방향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25일 한국정보화진흥원 1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직선 지역연합회장단 간담회’에서는 서울, 인천, 대전, 보령, 원주, 나주, 동해, 울산 등에서 온 지역연합회장과 한직선 본부 실행위원 등 20여 명이 모여 한직선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했다.

외적인 규모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일부 행사는 재고하고 본래의 전략인 영혼 구원과 비기독교적인 직장 문화를 변혁하는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비롯하여, 한국교회의 대안적 선교의 중추 선교기관으로 발돋움하려면 한직선의 비전과 소명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직장선교가 외형적으로 침체를 맞이한 것 같아도 지역마다 전도와 양육 중심의 직장선교대학(직선대)이 운영되며 실제 영혼 구원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데 주목하고, 이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오는 4월 29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직능연합회장단 간담회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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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조 한직선 대표회장이 이날 한직선 현황과 직장선교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지희 기자
“일상의 선교화, 선교의 일상화 이뤄야”

박은규 지역네트워크본부 본부장의 인도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서병조 한직선 대표회장은 “직장선교는 자기의 일터에서 첫째 영성을 지키고, 둘째 직업소명을 이루며, 셋째 직장선교사의 삶(일터를 위한 중보기도, 사랑의 섬김, 전도와 제자양육, 직장문화의 변혁 등)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직장선교는 곧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직장에서 선교적 사명과 문화적 사명을 이뤄가는 것이며, 직장선교회와 직장선교단체는 직장선교사들이 그러한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직선은 한국의 기독 직장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도록 격려하고 훈련하고 동역하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2017년은 한국의 직장선교의 제2세대를 준비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대표회장은 “지난 35년간의 한직선의 공과 과를 뒤로하고, 오늘 한국교회의 상황을 주시하고 장차 복음을 기초로 평화적으로 이루어야 할 통일한국과 한국교회 선교 200주년을 준비하는 전환기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며 “그래서 한직선이 한국 직장선교의 제2의 부흥기를 준비하는 디딤돌과 마중물의 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활의 예배화와 예배의 생활화’에서 더 나아가 ‘일상의 선교화와 선교의 일상화’를 이룰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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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한직선 선교지도목사가 간담회에 앞서 설교를 전했다. 사진=이지희 기자
“직장 공동체 변화시키는 거룩한 누룩의 역사에 집중할 때”

‘누룩의 역사를 위하여’(눅 13:20~21)라는 주제로 설교를 전한 이영환 목사는 “직장선교의 올바른 개념과 전략은 제자훈련을 통한 영적 승법번식 전략이며, 이로써 공동체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자훈련을 통한 영적 승법번식의 4단계는 ①복음화가 필요한 직장 파악(복음화시킬 영혼은 어디에 얼마나 있는가) ②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 훈련 ③직장 복음화를 위해 심은 사람을 통해 그와 닮은 신실한 사람들을 카피(copy, 복사)하기 ④이를 통해 대한민국 땅의 모든 직장을 복음으로 변화시키기(한 사람의 영혼 구원과 직장의 비복음적 문화 변화 포함)라고 설명했다.

이영환 목사는 “떡 덩이 전체를 발효된 빵으로 만드는 누룩과 같은 사람이 직장 속에서 거룩한 발효의 역사를 일으켜야 한다”며 “이를 위한 기반작업을 다 마쳤으므로, 지금부터 목적 의식을 되살려 본래적인 전략인 누룩의 역사를 펼쳐야 하며 이것이 주님의 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누룩의 역할을 할 사람을 훈련시켜 직장에 심어야 하는데, 그는 요셉에게서 모델을 찾았다고 했다. “우리는 요셉처럼 일터에서 영성을 가지고 믿음과 도덕성을 지키며, 성실히 일하고, 생명의 역사를 이뤄 세상 문화를 바꾸고 일터 문화를 살려내는 사람을 훈련시켜야 한다”며 “이들이 직장이라고 하는 떡 덩이들 속에 심어져 똑같은 사람을 만들어냄으로써 직장 전체를 복음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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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후 참석자들이 직장선교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사진=이지희 기자
직장선교 활성화 위한 다양한 의견 교환

지역연합회장단 소개 및 간담회에서 ▲홍종광 대전연합회 회장은 “한직선의 목적이 개체 선교회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개체 선교회 회장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상현 인천연합회 회장은 “각 연합회가 한직선에 소속돼 있고 직선대 제자훈련이 활성화되어 있어, 이것이 한직선을 살리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며 “저도 2011년 직선대에서 훈련받으며 한직선을 알게 됐고, 각 지역에 직선대 훈련이 활성화되어 있는 만큼 이를 좀 더 활성화시킬 수 있으면 한직선의 발전과 회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보원 보령연합회 회장은 해안도시의 특성상 풍어제 등 무속행위가 많아 매년 7월 한여름밤찬양제를 개최해 찬양으로 보령시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누룩의 역할을 잘 감당할 때 보령시가 예수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올 수 있다. 특히 한직선과 지역연합회, 지역교회가 유기적으로 교류하고 운영한다면 한직선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길만 원주연합회 회장은 “우리가 말씀과 기도로 성령충만하면 ‘예수 믿으시오’라는 한마디 말을 전해도 성령께서 그 사람을 만져주신다. 또 모임 가운데 성령이 운행하고 은혜받으면 사람들이 직장 예배에 나온다”며 직장선교에도 기도와 말씀으로 회개와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현 대덕연구연합회 회장은 “이곳은 한번 속하면 최대 40년까지 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가두리양식장으로 꼭 전도가 필요하다”며 “생존경쟁이 치열하고 기능인으로서 상품가치를 인정받는, 마치 사사시대 같은 영적 전투의 현장에서 사람을 영적 승법번식으로 키워야 한다는 말씀에 도전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과학기술을 찬양하는 분위기에서, 우리만큼은 과학기술의 노예에서 벗어나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노부기 나주연합회 회장은 “나주가 혁신도시로 선정된 후 인구도, 기관도 늘어났으나, 이단들도 기회를 보고 진출하고 있다”며 “경각심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직장선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헌 강남연합회 증경회장은 “사명자들은 ‘우리끼리’ 모여 예배드리면 안 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찾아올 의무가 있다”며 “지역연합회장이고 직장의 장이면 최소한 새벽기도를 드려야 하고 항상 눈물로 회개하며 기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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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지역연합회회장단 간담회 참석자 단체사진. 사진=한직선
▲서영준 울산연합회 증경회장은 “한직선의 직장선교 로드맵은 착실하지만 전도가 안 되고 믿는 사람끼리 모여 친목회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이 문제”라며 “각 지역, 직능연합회가 영혼을 얼마나 많이 구원했는지 성과를 발표하고 포상하고 격려하는 선교전략으로 수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 방향으로 가기 위해 지금의 직선대 훈련을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선대는 직장선교의 핵이다. 직선대 운영이 힘들지만 올해 42명이 수료했으며,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효과이며 잘되는 일에 방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0~20년을 내다보고 한직선의 전략과 장점을 일관성 있게 유지, 발전시키고, 사무국장 시스템 영역 구축, 체계적인 연중탐방, 한직선 후원회 조직 내 원로회 신설, 회원관리 및 소통 강화, 기독교 미디어 활용, 월 1만 원 1004회원 모집 운동, 소식지 활용 등을 제안한 후 “어찌 됐든 현장의 작은 기도하는 모임으로부터 한직선이 살아날 수 있다”며 기도사역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흥일 한직선 명예이사장은 “지역연합회, 직능연합회가 한직선의 골격, 뼈대라고 볼 수 있는데, 여러분들이 함께 재건해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이를 위해 한직선 회장단과 본부임원단은 지역, 직능 주요 행사에 꼭 참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상구 이사장은 “룻기 2장 4절 말씀처럼 여호와께서 복 주시기를 원한다. 직장선교사의 직함으로 우리는 기도했고, 앞으로도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의 한직선 후원회장은 “믿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안 된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안 믿는 사람들에게 매력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해 나가면 나중에 믿으라고 말 안 해도 따라오는데, 이것이 직장선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 “한직선 본부가 지역연합회 주요 행사에 참석하여 지역 목회자, 기관장들을 만나고, 인간적인 네트워크를 튼실하게 만든 것”을 당부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