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정, 6명의 선교사 후보생은 저마다 선교사로 지원한 과정과 배경이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구원의 감격과 하나님이 부어주신 선교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 그리고 소명이 그들 가슴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발견한 또 다른 공통점은, 한 사람 한 사람 발걸음을 정확하게 인도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대전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선교센터에서 만난 OTC(Orientation and Training Course) 훈련생 17가정 중 각각 교수(전문인) 선교사 후보생 가정, 목회자 선교사 후보생 가정, MK 선교사 후보생 가정으로부터 선교사로 자원한 동기와 훈련 소감 등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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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MK 출신 선교사 후보생 나요셉·김지윤 부부, 전문인 선교사 후보생 정미향·김광훈 부부, 목회자
 선교사 후보생 박윤희·조수호 부부. 사진=이지희 기자


“제 인생 백지 그리시는 ‘하나님 그림’ 보는 영성 지킬 것”
교수(전문인) 선교사 후보생 김광훈(44), 정미향(43) 부부의 이야기


부산대 기계기술연구원이자 기계공학과 비정규교수인 김광훈 안수집사(해운대 소명교회)는 중학교 2학년 때 선교사로 서원했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녀들 앞에서 한 번도 싸우지 않던 부모님이 어느 날 불화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서원했다고 했다. “선비 아버지께서 어머니에게 함부로 하시는 것을 보고, 다시 이런 일이 없으면 제가 선교사가 되겠다고 하나님께 서원했습니다. 그 약속 이후 항상 선교사로 나간다는 생각이 제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IMF가 터졌을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형제 중 차남인 그는 ‘직장선교도 선교다’는 생각으로 서울에서 2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계속 ‘처음 약속한 것이 이것이 아니지 않나. 분명히 타문화권으로 나가는 것을 말씀드렸고 죽을지도 모르는 곳에서 선교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으로 선교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를 마친 뒤 선교지로 나가려고 했으나, 선교지와 대화하면서 ‘본국 교회에서 3년간 섬기고 파송 받으라’는 제안에 순종했다. “교수 요원이 가는 대부분 지역은 한국보다 수준이 낮아 우리나라에서 석사도 충분하다고 하여 빨리 해외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채널로 하나님이 박사까지 하게 시키셨습니다.”

그는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 결혼도 하고, 하나님께서 물질도 채워주셔서 2009년 8월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부산 해운대 소명교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섬겼다. “하나님이 시키시는 일은 ‘노(No)’ 한적 없이 순종했는데, 하나님은 일꾼으로 쓰시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리더로 세우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석사과정 후 선교지에 가려는 계획을 하나님께서 막으시는 것을 보고, 그는 ‘앞으로 모든 인생 계획은 제가 하지 않겠다. 제 인생의 백지를 드릴 테니 써주시고 그려주시라’며 자기 삶을 하나님께 드렸다. 그리고 하나님의 그림을 볼 수 있는 영성을 달라고 기도했다.

북한에 대한 관심으로 2011년, 1달간 중국에서 교수 요원으로 있으면서 기도를 많이 했다. 마지막 주 귀국을 앞두고 우연히 범아시아아프리카대학협의회(PAUA)를 소개받고 캄보디아 국립기술대학(NPIC)을 알게 되었다. 마침 본 교회에서도 캄보디아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어, 캄보디아에서 팀사역을 하고 싶던 그는 2013년 부산에서 열린 PAUA 대회에서 NPIC 홍보부스에 갔다. 전시 자료도, 사람도 없었는데 한 선교사가 그에게 다가와 건넨 첫마디가 “박사학위 있느냐”였다. “벌써 학위 받았다”고 대답하자 “그럼 오세요”라고 말했다고. 마침 이 선교사는 KPM 협력선교사였다.

하루는 교회를 위한 체계적인 선교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해 교단선교부에 요청했을 때, KPM 정규호 훈련원장, 서원민 훈련국장이 교회를 방문했다. 교회 부목사와 주무인 김광훈 안수집사가 함께 만난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평신도 선교사로 헌신했으며 교수요원으로 섬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정규호 훈련원장이 추천한 곳이 바로 캄보디아 NPIC였다. 하나님이 쓰시고자 하면 갈 수 있는 방향을 알려달라는 간절한 기도에 두 번이나 똑같은 대답을 들은 것이다. “두 번 같은 대답을 들으면 반드시 하나님이 그 방향으로 보내셨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으면 절대로 안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이제 하나님이 선교사로 나가라고 떠다미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는 교단이 보내지 않으면 파송하지 않는다는 교회 정책 때문에 교단 선교훈련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마침 직장인 선교사 후보생을 위한 KMTC(Kosin Missions Training Course)가 갑자기 조직되고, 짧은 모집 기간에도 10명 이상의 평신도가 모집됐다. “저는 저를 위해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분들 모두의 필요를 위해 하나님이 만드신 훈련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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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선교사 후보생 김광훈·정미향 부부가 고신총회선교센터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이지희 기자
2대 담임목사가 부임한 지 2년만에 새로운 선교사 파송이 교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이도 흔쾌히 허락받았다. 김광훈 안수집사는 “담임목사님께서 ‘2년 동안 지켜보니 집사님 가정은 특별히 다른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이 교회를 섬기듯 그곳에서 교수사역을 하면서 제자양육을 하시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며 “우리 부부는 이미 나가기 전에 선교사, 사역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데, 담임목사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너무 큰 위로가 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OTC 훈련에 대해 “쏟아지는 축복, 은혜의 단비가 너무 강하게 느껴져 지금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분 한 분 깊은 관계와 영적 교류를 통해 협력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하나님의 일하심이 기대된다. 훈련 중간중간 강사분들을 통해 훈련에 꼭 필요한 말들을 해주시는데, 그분들을 터치하시는 하나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행복이 선교지에까지 이어지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하나님 앞에서 처음 드렸던 마음의 제사, 곧 내 삶과 인생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께 나의 인생의 백지를 드리고, 그곳에 써주시고 그려주시는 하나님의 그림을 보는 영성을 지키는 일들에 더 충실해야겠습니다.”

정미향(43) 사모는 “남편을 만나기 전 하나님께 ‘너와 같이 선교지에 가서 함께 사역 잘하고, 그 나라에서 죽을 수도 있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달라고 기도했었다”며 “그런데 남편과의 첫 만남에 응답을 받았고, 결혼할 때만 해도 2년 안에 선교사로 갈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아들(중1, 초6)을 키우며 미용, 요리 자격증 등 현지에서 필요할 기술을 익히고 선교사로서 삶을 준비했다. “우리 부부는 하나님이 언제 선교사로 보내실지 모르지만 ‘이곳에서부터 선교사적 삶을 살자, 삶 속에서 하나님을 전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교회 안에서 10여 년을 보내고, 결혼한 지는 15년이 됐는데 주변에서도 선교사로 헌신한 것을 다 알고 중보해 주시는 분이 많습니다. 모든 사람의 축복 속에 선교사로 보내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그대로 인도해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미향 사모는 “교회에서도 저희가 맡은 일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도 ‘빈자리가 크다’는 카톡 메시지를 받는다”며 “그러면서도 ‘축복하면서 보낸다’는 말에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10여 년간 준비한 열매, 제가 섬겼던 새가족이 리더로 성장해 저를 섬기는 후원자들이 되는 열매를 보게 하셨습니다. 단기간 열매를 얻을 것을 바라지 않으나,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그 땅에 가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면서 즐겁게 선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몰아가듯 이곳까지 인도하신 것 같지만 사실 순적하게 인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도제목

김광훈 교수 선교사 후보생: “후원자들과 후원교회들과의 영적인 소통이 원만해지기 원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도록 영적인 민감함이 파송 전부터 이후 사역 가운데서도 항상 유지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이들에게도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준비하심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너희는 꼬마 선교사다. 나가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라. 우리는 어디든 정처 없이 떠돌아 사는 나그네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는데, 실제로 나그네 삶을 준비시키지 못한 미안함이 있습니다.”

정미향 선교사 후보생: “우리의 마음이 아이들과 다 하나 되기 원합니다. 그리고 교회와 선교사, 고신 선교부의 영적 리더들이 영적으로 민감해 우리의 필요를 알고 채워주셔서 너무나 감사한데, 삼위일체 하나님처럼 우리도 하나가 되어 선교사 사역을 하나님 주체적으로 잘 감당할 수 있길 기도합니다.”(계속)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