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국 선교사는 최근 WEC 국제선교동원 사무실에서 가진 기독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10년 뒤엔 한국 기독교인이 2백만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며 “이런 현실을 극단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중국, 인도, 필리핀 등 새로운 국가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속화와 물질주의에 한번 빠진 나라가 옛날처럼 선교를 주도하는 것은 거의 어려운 것 같다”며 “한국교회의 선교적 역할도 어느 시점이 지나면 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예전의 선교지였던 중국, 인도가 선교 주도권을 잡을 날이 이미 왔고, 아프리카도 때가 곧 올 것”이라며 “지금은 신흥 선교국가들을 섬기고 돕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유 선교사는 선교 후발국인 중국교회에 대해 “짧은 시간 성장했지만 뜨거운 선교 열정이 있다”며 “많은 중국 선교사들이 믿음으로 해외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경, 만주, 허난성 등의 교회들이 활발히 일어나, 서쪽으로 그대로 가면 된다고 말한다”며 “중국이 세계선교를 위해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까지 선교사를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지어, 영어, 교차문화(cross-culture) 훈련 부재, 넉넉하지 않은 후원 등으로 현지에서 노숙자처럼 사는 중국 선교사들도 있다”며 “해외 선교사 훈련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중국교회가 지금은 스스로 훈련시킬 수 없으니 국제선교단체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WEC의 경우 대만, 필리핀, 태국 등에 머물고 있는 중국인들을 적극 동원하여 뉴질랜드 등에서 국제적 선교사로 훈련시키고 있다.
유병국 선교사는 이날 각 대륙의 복음화도 이젠 현지인을 통해 이루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선교는 아프리카 사람이 해야 한다. 외국 선교사로는 한계가 많다”며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에서는 많은 선교사가 나가고 있다. 다른 대륙에서 큰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도 아프리카 선교는 자체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동선교도 외국 사람이 하는데 철저히 한계가 있다”면서 “이집트, 시리아, 레바논 등에는 오래된 콥트교회, 정교회도 많지만 장로교회, 오순절교회도 많으며, 이들이 선교를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선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선교단체와 협력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조직에 너무 집착하면 안 된다”며 “선교현장에서 모든 나라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데, 우리 파송교단, 단체, 교회만 고집하면 선교사 역할이 제한되고, 결국 각개전투와 과다경쟁, 중복투자를 불러일으켜 선교의 비효율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교회가 선교사를 직접 보내는 데 욕심을 내는 것이 안타깝다”며 “선교사를 보낸 후 교회가 케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교회들이 전도된 외국인들을 본국 선교사로 직접 재파송하는 것에 대해서도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을 전도하는 이주민 선교는 너무 당연하고, 자기 나라로 보내는 것도 너무 좋은 일이나 선교사를 어떻게 선발하느냐는 별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로부터 받는 후원금으로 본국에서 상위층으로 자리매김하면, 그의 밑에 사람들을 세우면서 풀뿌리 선교가 안 된다”며 “전문선교단체와 함께하는 것이 아닌 교회 혼자서만 선교에 나설 경우 이런 폐단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역량 밖의 부분은 선교단체의 역할”이라며 “교회는 기도와 전통, 전문성을 가진 선교단체들과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일선에선 이를 깨닫고, 선교단체와 같이 파송될 때만 선교사로 인정하는 일부 대형교회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 선교의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면 리더십이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각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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