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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에서 무슬림 출신 기독교 개종자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는 아이사야 목사는 15일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를 향해 “신실하게 예수님을 따라 살고, 아직 예수님을 믿지 못한 다른 나라로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강하기 때문에 다른 연약한 교회를 도울 수 있다”며 “특히 박해 받는 교회와 사람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단기선교여행 등을 통해 현장을 직접 찾아가며, 더 나아가 선교사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서울 상도동 오픈도어선교회 사무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가명으로 처리했다.

9월 12일부터 21일까지 진행 중인 오픈도어 선교대회 주강사로 초청된 아이사야 목사는 이번이 첫 방한이다. 지난 12일 대신대학교 채플, 반야월교회 금요철야예배를 인도한 그는 오는 17일 분당 임마누엘교회, 서울 상남교회, 19일 영암교회, 21일 성실교회 등에서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의 박해 상황을 알리고 한국교회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다. 특히 17일 오후 6시 상남교회에서는 2014 ‘오픈도어의 밤’ 행사로 열린다. 식전 행사로 오픈도어 사진전과 다과를 나누고, 7시 30분부터 1부 예배와 2부 기도회 및 헌신의 시간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말레이시아의 기독교 박해 상황은 어떤가. 이곳에서 무슬림 출신 크리스천(MBB, Muslim Background Believer)은 어떻게 살아가나.

“말레이시아에는 많은 교회가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핍박이 정말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세 개의 주요 인종이 있다. 말레이인, 중국인, 인도인 순으로 많으며, 3천만 인구 중 말레이인은 63%를 차지한다. 말레이인은 기본적으로 모두 무슬림이며, 교회에 나가는 사람은 오로지 중국인, 인도인이다. 곧 말레이시아의 많은 교회는 중국인, 인도인을 위한 교회이며, 이들이 예수를 믿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일 말레이인이 예수를 믿으면 엄청난 핍박을 받는다. 정부는 말레이인이 교회에 가는 것을 법으로 허락하지 않으며, 다른 종교로의 개종도 불법이다. 말레이인이 크리스천이 되면 법적으로 구속당한다. 또 상담을 이유로 90일 동안 감옥에 갇히고, 석방된 뒤에는 다시 무슬림으로 돌아가야 한다. 말레이인 중 그리스도인이 나오면 모든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브루나이(WWL 24위)의 기독교 박해 순위는 말레이시아(WWL 40위)보다 높다. 브루나이의 박해 상황은 어떤가.

“브루나이는 이슬람 법체계인 샤리아법을 따르기 때문에 무슬림이든 비무슬림이든 샤리아법 아래에 있다. 브루나이에는 공식 교회가 2개밖에 없다. 가톨릭교회, 영국성공회교회가 한 개씩 있고, 그 외에 많은 지하교회가 존재한다. 말레이시아보다 박해가 심해 무슬림 출신 크리스천은 매우 적다.”

i1.jpg-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에서 박해 받는 교회와 성도를 위해 어떤 사역을 하고 있나.


“무슬림 출신의 말레이인 크리스천들을 제자훈련하고, 이들이 어떻게 무슬림 크리스천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말레이인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말레이어로 된 기독교 자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전세계 핍박 받는 성도들을 가르치고 제자훈련을 하는 오픈도어의 도움을 받아 말레이인을 위한 기독교 자료를 공급하고 있다. 말레이인을 위해 말레이어로 기독교 문서를 만드는 것도, 이를 공급하는 것도 모두 법으로 금지된 일이다.

무슬림 출신 크리스천을 위한 제자훈련도 비밀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평상시에 이들은 회교신자로 살지만, 비밀리에 믿는 사람들끼리 집에서 모여 성경공부와 기도모임을 하고 있다. 가족 가운데 믿는 사람이 한 명일 경우 레스토랑 등에서 식사하며 일대일로 교제한다. 브루나이에서도 지하교회 성도와 연결돼 있어, 이들을 조심스럽게 찾아가 교제하고 훈련시키고 있다. 그리스도인인 것을 주변 사람이나 경찰이 알게 되면 사역자나 믿는 사람들 모두 체포되기 때문이다.”

인도계 힌두교인 출신인 아이사야 목사는 19살 때 학교에서 중국인 크리스천 친구를 통해 기독교로 회심했다. 이후 교사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한 그는 학생들이 예수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하나님의 역사를 강력하게 체험했다. 1998년 목사 안수를 받은 뒤 교육 사역을 활발히 펼쳐왔으며, 2년 전부터는 오픈도어 사역에 합류해 박해 받는 성도들도 돕고 있다.

-오픈도어 사역 외에 또 어떤 사역을 하고 있나.

“말레이시아의 어린이들은 이슬람식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 사역을 많이 한다. 저는 가난한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사역을 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미혼모 가정의 자녀이거나 공식적인 신분이 없어 일반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현재 4세에서 14세까지 85명의 학생을 8명의 교사가 가르치고 있다. 학생의 35%는 무슬림이다.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 선교를 위해 부모를 접촉해 집에서 예수를 전하도록 돕고 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무슬림을 비롯한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오픈도어 선교대회를 통해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한국교회가 신실하게 예수님을 따라 살고, 아직 예수를 믿지 못한 다른 나라로 적극 나아갈 것을 권면하고 싶다. 한국교회가 박해 받는 교회와 성도들을 도우려면 가장 먼저 구체적으로 기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역 현장을 찾고, 선교사를 보내길 바란다.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의 기도제목은 무엇인가.

“말레이시아 그리스도인들이 무슬림을 만나고 복음을 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또 새로운 신자들의 제자훈련과 말레이어로 된 기독교 자료를 만들고 제공하는 사역을 위해 기도해 달라.

브루나이를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의 인내와 담대함, 연합, 크리스천 리더십을 위해 기도하고, 브루나이(정식 명칭은 브루나이 다루살람·Brunei Darussalam, 다루살람은 말레이어로 ‘평화가 깃든 곳’)에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임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달라.”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