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1.jpg“BAM(Business as Mission)은 앞으로 선교의 굉장히 중요한 방향성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중심이 돼 온 전통적 선교의 흐름 안에 한 영역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개념이 확장되면 사실 전통적 선교도 그 안에 담길 것입니다. 전통적 선교사인 ‘목사 선교사’도 다양한 모습의 BAM 선교사 중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한국교회와 한국선교의 BAM 운동 확산을 위한 IBA(International BAM Alliance) 포럼준비위원회 사무총장이자 선교단체 나우미션 대표 송동호 목사는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예배당 안의 하나님 나라가 아니라, 예배당 밖의 성도의 삶 가운데 확장될 하나님 나라가 더 커질 것”이라며 “BAM 운동은 한국교회 회복과 한국선교 발전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IBA 포럼은 중국 상해한인연합교회(엄기영 목사)가 BAM 로잔보고서에 기초해 2007년 ‘상해 한인 비즈니스 포럼(SKBF, Shanghai Korean Business Forum)’을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2012년까지는 매년 6월 상해에서 열렸으며, 작년부터는 한국에서 ‘IBA 서울포럼’으로 열리고 있다. 제8회 IBA 서울포럼은 오는 6월 2일부터 5일까지 설악 비치호텔에서의 리더스 컨설테이션(IBA LC, Leaders’ Consultation)과 6월 5일부터 7일까지 선한목자교회에서의 메인 컨퍼런스로 진행된다.

상해 한인 비즈니스 포럼의 한국 개최를 위해 2010년부터 실행총무를 맡았던 송동호 목사는 올해부터 3년 임기의 사무총장으로 추대됐다. 또 2013년 4월에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70여 명의 BAM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로잔 모임에 한국대표로 참석했다. 로잔운동본부는 2002년부터 전세계 BAM 전문가를 모집해 2004년까지 BAM 글로벌 싱크탱크 모임을 진행했고, 2004년 태국 파타야에서 1차 BAM 컨설테이션을 열었다. 현대선교에서 더욱 중요해진 BAM에 대한 바른 신학적 기초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송 목사는 “10년 전 모임에서 전문가들은 BAM을 정의하는 단위를 단체, 기업을 중심으로 이해했다”며 “작년 모임에서는 BAM의 단위를 사람 중심으로 이해하고 정리했다”고 밝혔다. 결국 개개인이 삶과 기업의 현장에서 복음의 진리를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제자도를 실천해 가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새 길’ BAM은 총체적 선교 관점에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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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 개념이 오늘날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로잔위원회의 BAM 개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정리됐나.

“로잔운동은 세계복음주의의 본산이며, 로잔선언문은 복음주의 진영의 바이블같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영혼구원과 사회구원의 두 측면을 아우르는 로잔선언의 가치를 선교에 적용하는 데에 여전히 좌우 논쟁이 계속되면서, ‘둘 중 어느 것이냐’는 논리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신학적 당위성이 극대화됐다. 또 21세기는 포스트모던 시대다. 복음의 유일성도 훼손되고 종교 다원주의가 힘을 얻으며 그 가운데 총체적 선교가 태어났다. 이는 신학적인 도전과 위기도 가져왔지만, 보다 온전한 복음을 추구하는 통합적 신학과 선교를 가져왔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서로 누가 먼저냐는 논쟁을 그치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신학적 배경이 정리되면서 로잔위원회 내 BAM 글로벌 싱크탱크가 만들어졌다. 서구 선교사를 중심으로 2002년 모여 2004년까지 BAM 개념을 정리하고 보고서를 냈다. 그리고 작년에 다시 모였다.

-BAM 개념이 등장한 선교적 배경은 무엇인가.

“사실 BAM 개념은 과거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있어왔다. 그러나 로잔위원회는 이를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해 전세계 교회에 선교 전략으로 내놓았다.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창의적 접근지역을 위한 선교 때문이다. 이처럼 복음이 제한된 지역에는 복음 그 자체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선교사 신분으로는 못 들어가지만, 비즈니스 등 전문 직종을 가진 사람은 들어갈 수 있다. 성경은 못 들어가지만, 상품 등은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 교회는 못 세우지만, 기업은 세울 수 있는 지역이다. 전략적으로 굳이 안 되는 방식을 선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비즈니스인은 직업 기술과 상품을 가지고 창의적 접근지역에 들어가 얼마든지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이처럼 창의적 접근지역의 돌파 전략으로 비즈니스 선교는 중요한 화두 거리가 돼 왔다. 과거 전통적 선교의 종속적 관계에서 보조적 관계, 돕는 관계로 비즈니스 선교가 바뀐 것이다.

그런데 ‘비즈니스 선교사가 가진 전문성, 기술, 상품이 성경적 가치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인가’의 문제가 남았다. 비즈니스 선교사 역시 전통적 선교 철학과 선교사적 소명이 필요하며, 그가 세운 기업은 거의 교회와 다를 바 없이 그 땅에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돼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BAM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는 창의적 접근지역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두 번째 문화명령의 기독교 세계관 관점에서 선교를 이해하려면 당연히 통합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타락한 이 세상을 다시 회복시키고 구속하는 일을 선교라 했을 때, 영혼구원만 이야기한다면 굉장히 부분적이다. 이처럼 세계관 관점의 운동에서 볼 때 BAM 논의는 너무 자연스럽다.

세 번째 영역 선교의 관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변혁운동, 신사도운동 등 성령운동들도 방언과 예언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영역도 다룬다. 하나님께 영광과 예배를 돌리는 일이 비즈니스, 교육, 경제, 미디어 등 전 영역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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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M 운동이 한국교회 회복의 대안도 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동안 선교는 국내에선 지역교회 부흥의 측면에서 이야기됐고, 해외에선 교회 수를 늘리는 것으로 인식됐다. 처치 플랜팅(church planting, 교회개척)이란 말이 여기서 생겼다. 하지만 개척 개념이 빌딩(building, 건축) 개념이 되고, 처치 플랜팅이 아닌 가스펠(gospel) 플랜팅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회 개념이 왜곡된 측면이 있다. 교회의 본래적 개념을 되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통적 선교는 굉장히 협의적이다. 하지만 선교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며, 철저히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 예배당 안뿐 아니라 예배당 밖의 성도의 삶 가운데 이뤄질 선교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선교를 하나님 나라 확장이라는 광의의 의미로 이해할 때 결과적으로 영혼도 더 많이 구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열심히 있었지만, 선교를 부분적으로 이해하면서 오늘날 온전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특별새벽기도를 열심히 한 결과 교회가 부흥했냐’고 하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 ‘하나님 나라가 확장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주저된다. 왜냐하면 한국사회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교회가 설 입지가 더 좁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책임을 돌아봐야 한다. 선교를 교회 중심적이고 영혼구원 중심으로 이해하면서, 복음만 가져가고 삶은 가져가지 않았다. 물론 BAM은 하나님 나라 회복의 관점에서 한국교회를 회복시키고 개혁하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BAM을 통해 오늘날 어려운 한국 지역교회가 회복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통해 실추된 한국교회의 명예도 회복하고 하나님 나라라는 우리의 목적도 온전해질 것이다. BAM은 한국교회의 대안으로 이야기되는 ‘선교적 교회’와도 관련된다. ‘선교적 교회’라는 말도 본래 교회는 선교적이었기 때문에 필요 없는 것이지만, 오늘날 그 본래 의미를 회복하기 위해 용어와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비즈니스는 이 시대 중요한 문화 코드…하나님의 가치로 변화시켜야


-BAM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기업도 결국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 중심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나 직업, 삶을 운영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BAM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BAM에서 말하는 비즈니스를 시대 가치에 따른 문화로 이해하면 쉽다. 비즈니스와 기업은 같지 않다. 비즈니스는 행위고 기업은 회사 조직이다. 이 시대에 비즈니스는 경제 영역뿐 아니라 의료,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적용된다. 병원에서도 일반적으로 돈을 내지 않으면 히포크라테스 가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지금은 사업이 아닌 것이 없다. 그래서 기업 차원에서만 이해하는 것은 포괄적이지 않다. 주고받고, 남는 이익을 생각하는 비즈니스는 한 영역이 아니라 이 시대의 뿌리 깊은 문화이자 코드, 시대 언어인 것이다. 판단과 평가도 비즈니스적으로 한다. 이대로 비즈니스가 하나님의 가치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완벽히 세상 것이 된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선교로서’(as mission) 풀면 모든 문화 가치의 전제인 비즈니스적 행위가 선교적이 되는 것이다.

이익을 계산해보고, 이익이 없으면 하지 않는 것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논리다. 하지만 선교로서의 비즈니스는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하나님 나라에 기여하는 것이 된다면 하겠다’는 자세다. 상품을 판매할 때도 이윤이 목적이 아니라, 상품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생각하고 정직하게 만들어 파는 것이다. 이렇게 BAM 철학이 교육, 의료, 예술 등 모든 사회 영역에 들어가면 그 결과물로서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다. 기업의 생사주기가 20년도 채 안 되는 요즘, 한 CEO가 7~800년간 치즈 사업을 해 온 수도원을 방문했다. 수도원은 돈을 벌려고 하지 않았다. 돈은 그들의 활동과 노력, 세상을 섬기는 결과 주어진 열매일 뿐이라고 했다. 돈이 목적이 아닌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치즈를 만드는 데 집중하니 사람들이 알아보고 더 많이 사갔고, 망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었다.

재화, 또는 이윤은 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다. 그렇지만 이윤추구가 기업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경영학의 대부도 그렇게 말했다. BAM은 기업에서의 이윤은 유지를 위한 조건이 아니라, 세상을 섬기고 사랑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BAM 자체가 선교라 할 수 있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BAM의 가치가 구현된다면, 교회가 몇 개 지어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이 하나님의 나라가 되어 갈 것이다. 하나님의 가치가 온 땅에 충만해지고, 자연스럽게 교회도 세워질 것이다. 이 땅에 교회를 얼마나 많이 세우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교회에 나오는가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하나님 나라에 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교회 안 하나님 나라, 이제 교회 밖으로 확산돼야

-BAM 운동을 한국에서 진행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없나.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BAM 운동이 시작됐지만, 한국으로 넘어오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지금도 계속되는 어려움은 성속의 이원론이 굉장히 뿌리 깊기 때문이다. 평신도와 성직자도 차별화되고 골이 깊었다. 교회와 관계된 일은 거룩한 일이고, 직업과 일은 세속적이라는 이 둘 사이의 골이 깊었다. 이러한 잘못된 신학적 이해가 BAM을 선교전략으로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주고, 교회가 이를 인정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상해한인연합교회의 BAM 운동은 비즈니스 때문에 상해에 나온 이들이 교인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아무도 그들을 선교사로 불러주지 않았지만, 그들은 선교사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중국인과 매일 일터에서 만나고 있었다. 그래서 교회는 자연스럽게 삶과 신앙은 분리할 수 없고, 선교와 직업을 분리할 수 없다는 존재론적 인식을 하게 됐다. 그래서 2007년 IBA 포럼이 시작된 것이다. 4차례 포럼을 연 뒤에는 한국에서도 포럼이 필요하다고 보고 인큐베이팅(Incubating, 배양) 과정을 거쳐 작년 제7회 IBA 서울포럼을 열었다. 한국교회는 뒤늦게 BAM 논의가 본격화됐으나, 이 포럼의 결과 BAM 연구 자료와 모델이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결코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BAM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 규모도 기존 3백여 명에서 7백여 명으로 커졌다.”

또 교회가 BAM 운동에 대한 긴장감이 있다. 교회의 중요한 재정은 가장 터부시하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나온다. 그래서 IBA 측에서 비즈니스인들을 바로 접촉하면 교회는 두려워하거나 저항감을 가지기도 한다. BAM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기존에 하던 대로 교회에 헌금을 많이 하라고 말할 수 있다. BAM 운동을 할 때 교회와 긴장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교회는 긴장을 풀고, 실제로 BAM을 통해 교회 회복운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결코 BAM 운동을 한다고 교회 재정이 고갈되지 않으며, 교회 재정이 줄어들지 않는다. 교회를 설득하는 문제가 남았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IBA가 한국교회에 기여하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BAM은 한국교회 회복과 한국선교 발전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 믿는다. 새로운 대안교회로 선교적 교회가 일어나는데 BAM의 가치가 이를 위한 하나의 해법이 되면 좋겠다.

또 이 땅에서 전문 기술과 직업을 가진 많은 사람은 그동안 하나님 나라 역사에서 언제나 2루에 있었다. 목사, 선교사를 언제나 성스럽고 거룩한 영역으로 이해하고, 우리는 선교사를 돕는 위치였다. 하지만 이젠 정말 우리의 기술과 직업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 거룩한 부름을 받았다는 소명을 갖고 사는 자들이 되면 좋겠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