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성탄절이 지나갔지만, 폭탄 테러로 말미암아 안타까운 성탄절을 보내야만 했던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먼저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에서는 2010년 성탄절 이브, 32명이 사망하는 폭발 사건과 북동부 지역 2개 교회가 공격을 받아 4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n.jpg
ⓒ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말미암아 불에 탄 버스

로이터(Reuters) 통신에 따르면,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은 조스(Jos)시(市) 근처에 있는 여러 마을에서 폭탄이 연이어 터진 사건으로 최소 32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군 고위 장성은 "이번 폭탄 사건 배후에 종교적 동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전체 인구의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여러 차례 종교적 충돌이 빚어진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할만한 일은 이번 사건이 나이지리아의 현직 조나단(Jonathan) 대통령이 현 집권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를 목표로 선거 캠페인을 벌이는 시기에 벌어졌다.

현 조나단 대통령은 북부 출신 야르아두아(Yar’Adua) 대통령의 집권 시절 부통령직을 맡다 대통령이 질병으로 사망하면서 대통령직을 이어 받았다.

현 집권당인 국민 민주당(People’s Democratic Party)은 내부적으로 남부와 북부 지역 출신이 돌아가면서 당권을 갖도록 하는 원칙이 존재한다.

현재 조나단 대통령은 전(前) 부통령이었던 인물과 당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놓고 내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로 인해 나이지리아 정국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한편 최소 6명이 사망한 나이지리아 북동부 지역의 마이두구리(Maiduguri)시(市)에 위치한 두 교회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은 종교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성탄절 이브 늦은 밤에 발생한 이 사건은 가솔린으로 만든 사제 폭탄이 교회에서 터지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폭탄 테러를 받은 두 교회는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사망자 중에는 침례교 목사와 교회를 지키던 경비원이 포함되어 있다.

The Associated Press의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남부 지방에서 성탄절 예배를 드리던 교회에 폭탄이 터져 한 명의 성직자와 10명의 신도가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p.jpg
ⓒ 폭탄 테러로 말미암아 불에 탄 필리핀 교회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역은 필리핀 남부의 조로(Jolo) 섬에 있는 조로 마을에 위치한 경찰서 구내 교회이며, 교회 천장에 있는 환기 시설에 숨겨져 있던 폭탄이 성탄절 미사가 진행되고 있던 도중에 폭발하였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조로섬은 테러 조직인 아부 사이얖(Abu Sayyaf)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아직 이번 사건의 배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폭탄이 경찰서 내부에 있는 교회에서 발생하였지만, 이번 사건에서 부상을 당한 이들은 사제를 포함하여 모두 민간인으로 알려졌다.

이번 폭탄 사건이 터진 교회의 빌라누에바(Villanueva) 신부는, "성탄절 미사에서 자신이 복음서를 봉독하던 순간 큰 소리와 함께 폭탄이 터졌고, 폭탄 폭발로 새로이 사제가 된 바콜돌(Bacoldol) 신부가 발과 다리를 다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폭탄이 터지는 시간 교회에는 약 50명이 신도가 있었으며, 폭탄 폭발로 교회 입구의 천장이 내려 앉고, 나무로 만든 지지대가 훼손되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의 아퀴노(Aquino) 3세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이번 사건은 모든 종교인들이 갖고 있는 평화와 존중의 정신을 파괴하는 행위로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천주교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나라이지만, 사건이 발생한 조로섬과 인근 섬 지역은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지난 2009년에도 조로섬에 있는 한 천주교 교회에서 폭탄이 터져 2명의 기독교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악명 높은 테러 조직 아부 사이앞이 그 사건의 주동자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무슬림 테러 단체 알 카에다(al-Qaeda)와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로섬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부 사이앞 조직은 전성기였던 2000년에는 1천명 이상이 이 조직에 속해 있었지만 현재는 약 3백 명 정도로 감소된 것으로 필리핀 군부는 추정하고 있다.

아부 사이앞 단체는 미국 정부의 테러 단체 명부에 올라가 있으며, 알 카에다로부터 재정과 훈련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