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크리스천투데이) 파키스탄에서 마호메트를 모독했다는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여성 기독교인을 옹호했던 정치인이 살해되기에 이르렀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들은 4일(현지 시각) 아시아 비비의 석방을 지지하고 신성모독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지도자 중 한 명인 푼잡 주지사 살만 타세르(사진)가 그의 경호원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의자인 경호원은 타세르의 입장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 소식을 전해듣고 살해 행위를 규탄하는 한편, 타세르에 대해 “파키스탄에 갔을 때 그를 만난 적이 있고 관용과 다음 세대의 교육을 위한 그의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며 그의 죽음은 파키스탄에 큰 손실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한, “미국은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기 위한 파키스탄 정부와 국민의 노력을 기꺼이 도울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 달 타세르는 파키스탄에서 이슬람이나 마호메트를 비방하는 이들을 사형으로 처벌하는 신성모독법을 비판했다. 그는 현지 언론인 뉴스라인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나는 이 법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 법은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었다.
그는 또한 비비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그녀에게 내려진 사형 선고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정의를 잘못 적용한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타세르는 비비의 사면을 위해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에게 청원서를 냈었다. 이같은 적극적인 옹호는 그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표적으로 만들었고, 결국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에 의해 사형 선고가 그에게 내려진 상태였다고 미국에서 비비의 석방 운동을 펼치고 있는 워렌 스록모튼은 밝혔다.
한편, 현재 비비의 석방을 위해서 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라자 안줌 영국 에식스 주 의원은 타세르가 종교 극단주의에 대항해 싸워 왔다며, 그의 죽음은 “파키스탄에서 인권 발전을 위해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충격이자 큰 후유증을 가져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비는 지난 2009년 6월 무슬림 동료들에게 모욕을 당한 뒤 말다툼을 벌이던 중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는데 마호메트는 무엇을 했느냐”라고 물었다 집단 구타를 당하고 체포됐다. 무슬림 동료들은 평소에 비비의 기독교 신앙을 못마땅해 하며 개종을 강요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사형 선고를 받은 비비는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기간 단 한 번의 변론의 기회도 갖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그녀는 다섯 명의 자녀의 어머니이며, 현재 남편과 자녀들을 비롯한 그녀의 가족들은 박해를 피해서 은신해 있다.
일부 외신에 의해 비비의 사면이 이미 이뤄진 것으로 보도됐으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반대로 대통령 사면이 취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