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jpg스페인 상원 의회는 지난 2010년 6월 23일 공공장소에서 무슬림 여성의 ‘부르카(burqa)’ 또는 전신을 가리는 복장을 금지하는 안건에 대해 표결을 진행하여 근소한 차이로 승인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스페인 의회의 결정은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급진주의 이슬람의 전파를 막고 자유주의 가치를 지키려는 조치들이 나오는 움직임 속에서 나온 것이다.

벨기에의 하원 의회는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고 상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갖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부르카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결실을 맺으려 하고 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Sarkozy) 대통령은 최근 무슬림 여성의 두건은 종교적이기보다는 ‘굴종의 상징’이라는 발언을 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2004년 공공 학교에서의 종교적 복장의 착용을 금지시킨 바 있다. 스위스 국민들은 지난 2009년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이슬람 사원의 첨탑(minaret) 건설을 금지시켰다.

유럽의 정치가들이 부르카의 단속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법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어서는 저항을 받고 있다. 2010년 3월 프랑스 최고 행정 기관인 국무 위원회는 무슬림 두건 금지 조치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경고했다. 유럽 의회의 위원회도 무슬림 두건 금지 조치는 인권에 반하며 여성의 개인 권리를 침해하는 조치라고 경고했다.

이번 스페인 상원 의회가 무슬림 두건 금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미 스페인의 일부 지역 당국은 부르카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2009년 카타로니아(Catalonia) 지역의 지방 선거에서 이슬람과 무슬림 이주에 대한 문제가 선거의 쟁점이 되었다.

이번 스페인의 움직임은 중도 우파 성향의 야당인 민중당(People’s Party)의 의원들이 주도하여 제안되었다. 반면 집권당인 사회주의 정당은 이슬람 복장에 대해 전면적인 금지보다는 제한을 가하는 조치와 교육을 통한 종교적 근본주의 확산을 방지하는 방법을 선호해 왔다. 이번 상원 투표에서 집권당의 많은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번 스페인 상원의 결정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스페인의 무슬림 여성 중 실제로 부르카와 니캅(niqab)을 착용하는 이들의 숫자는 아주 소수이기 때문이다.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려는 프랑스에서도 전체 5백만 무슬림 중에 부르카를 착용하는 이는 2천명에 불과하다.

프랑스 이민 장관 안나 테론(Anna Terron)은, 이번 상원의 결정은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인들이 무슬림 이주 문제를 쟁점화시키기 위한 사전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The New York Times,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71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