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플래토우(Plateau) 주(州)의 자동차 번호판에는 ‘평화와 관광의 고향’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지만 지난 10년간 이 주의 수도 조스(Jos)에서 일어난 잔악했던 인종간, 종교간 폭동들은 이러한 문구를 무색하게 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났던 충돌은 지난 2010년 3월 7일에 발생했는데, 폭도들과 범죄자들이 칼로 이 시의 남부 주민들을 공격했다. 경찰은 사망자가 109명이라고 발표했지만, 구호 단체와 인권 단체들은 2백 명에서 5백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조스의 시민들은 무슬림이 다수를 이르고 있는 풀라니(Fulani) 족(族) 조직 폭력단들이 기독교인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베롬(Berom) 족(族) 주민들을 공격하였으며, 이번 사태는 지난 2010년 1월에 무슬림이 수백 명이 희생되었던 폭동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물론 2010년 1월 폭동에서 기독교인 희생자들도 다수가 있었다.
북쪽에는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남쪽에는 기독교인이 많이 살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 조스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 화약고와 같은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2001년과 2004년, 그리고 2008년에도 수백여 명이 희생되는 폭동이 일어났고, 특히 2001년 사태에서는 1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러한 폭력 사태의 원인들 중에서 종교는 단지 하나의 이유일 뿐이다.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약 1억5천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이지리아에는 250여 개의 부족들이 존재하고 있다. 부족간의 갈등은 조스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의 주된 이유이며, 경제 불황은 이러한 부족간의 갈등을 더욱 악화시켰으며 종교는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한 것이다. 조스의 남쪽 지역에서 다수를 이루고 있는 기독교계(系) 베롬 부족민들은 자신들의 지역에 토지를 사서 들어와 정착하여 부를 이룬 무슬림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으며, 자신들은 경제적 부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감정을 갖게 되었다.
한편 2010년 3월에 발생한 폭력 사태는, 병든 우마루 야르아두아(Umaru Yar’Adua) 대통령을 대신해 2010년 2월부터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고 있는 굿럭 조나단(Goodluck Jonathan) 부통령의 정치력을 더욱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야르아두아 대통령은 지난 3개월 동안 치료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체류해 있다 최근에 나이지리아로 돌아왔지만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던 조나단 부통령은 최근의 폭력 사태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부통령은 폭동이 일어난 후 수시간 안에 보안부대를 배치시키고 삼엄한 경계를 서도록 조치했다. 2010년 1월 폭동 후 조스에 파견된 군 부대는 2백 명 이상을 체포했다.
조나단 부통령은 또한 새 안보 보좌관을 임명했는데, 이 움직임은 조스의 폭동 때문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여진다. 조나단 대통령 권한 대행은 차근차근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지고 있는 반면 야르아두아 대통령 측근들은 점점 권력 기반을 잃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조나단 대통령에 의해 대통령 안보 보좌관에서 해임된 압둘라히 사르키 무크타르(Abdullahi Sarki Mukhtar)는 야르아두아 대통령의 중요한 정치적 동지였다.
조스에 다시 평화가 찾아 오리라는 데에 부정적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미 조스에 통금이 실시 된 지 일년이 지났고, 2010년 1월 폭동으로 체포된 이들 중 대부분이 풀려났다. 2008년 폭동 이후 만들어진 진상 위원회는 이전 위원회와 같이 실상을 밝히는 데 실패했다. 조스의 많은 주민들은 정치인들이 부족간 그리고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 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 위는 우마루 야르아두아 대통령, 아래는 굿럭 조나단 부통령)
출처 : The Economist,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70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