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부의 최대 도시인 카노(Kano)의 산업 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브라임 카릴(Ibrahim khalil) 족장(Sheikh)은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의 이름으로 발생하고 있는 폭동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20년 전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왜 최근에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57세의 이슬람 성직자 카릴은 전에는 모두가 함께 살았다고 덧붙였다.
포도 덩굴로 덮인 카릴의 집 밖은 조용했다. 한때 상업의 중심지였던 카노 산업 지구의 공장들의 대부분이 이제는 텅 비어 있다. 최근의 경기 침체는 특히 나이지리아 북부의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이슬람 지도자들의 위상을 강화시켰으며, 이러한 상황은 온건한 성향의 족장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결과적으로 미국인들을 우려하게 했다.
지난 2009년 성탄절에 나이지리아인(人) 우마르 파룩 압둘무탈랍(Umar Farouk Abdulmutallab)이 미국 디트로이트(Detroit) 공항에서 폭탄 테러를 시도한 이후 미국에서는 나이지리아에서의 이슬람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이 나이지리아 젊은이가 실패한 테러 공격의 배후에 무슬림 테러 조직 알카에다(al-Qaeda)가 있고, 이미 북 아프리카에 알카에다의 지하드 투사들이 존재해 있으며, 또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약 1억5천만)의 많은 사람들이 알카에다에 지원을 하고 있다는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다.
나이지리아는 크게 북부 이슬람과 남부 기독교로 나눌 수 있는데, 북부의 토착 이슬람 종파들은 오래 동안 정부군과 충돌해 왔다. 1980년대 일어난 마이타친(Maitatsine) 운동은 카노와 여타 지역에서 폭동을 발생시켰다. 현재 북쪽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해 젊고 분노에 찬 실업자들이 대량으로 양산되고 있으며, 또 이 지역 무슬림들은 과격 무슬림 단체에 가담하여 무장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제조업자 협회(Manufacturers’ Association of Nigeria)에 등록된 카노 지역 공장의 수는 1987년 350개에서 현재는 103개로 줄어들었다. 카노에 위치한 바예로 대학교(Bayero University)의 한 사회학자는, 일거리를 찾는 젊은이나 대학 졸업생들을 보면 위기감이 느껴지며,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이들은 결집할 수 있는 계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식 교육을 반대하고 나이지리아 전역에 이슬람 율법의 도입을 원하는 이슬람의 소규모 종파 보코 하람(Boko Haram)은 사회에 불만을 갖고 있는 무슬림 젊은이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이 집단은 지난 2009년 7월 북동부 도시 마이듀구리(Maiduguri)에서 경찰서를 불태우는 폭동을 일으켜 수 백 명이 사망했다. 2009년 12월, 북부에 위치한 바우치(Bauchi) 주(州)에서는 칼라 카토(Kala Kato) 종파의 무슬림들이 경찰과 충돌하여 4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중반까지 북부 나이지리아의 산업 도시들은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가죽 샌들에 이르는 공산품을 쏟아내었다. 하지만 오늘날 나이지리아의 형편없는 교통과 전력 시스템은 제조 비용을 상승시켜 제조업체들을 도태시키고 나이지리아를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로 만들었다. 이제 나이지리아에 남아 있는 제조업체들은 주로 가내 수공업 수준이며, 이 업체들은 값싼 아시아의 수입품들과 경쟁할 수가 없게 되었다. 나이지리아에서 만들어진 한 섬유 제품의 가격은 중국에서 수입된 유사한 제품의 가격보다 거의 3배가 비싸다.
북부 이슬람 종파들에 대한 우려는 나이지리아의 경제적, 사회적 불안과 함께 찾아왔다. 우마르 야르아두아(Umaru Yar’Adua) 대통령이 2009년 11월 질병 치료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뒤 모습을 보이지 않아 있어 정국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2010년 1월 중순 나이지리아 중부에 있는 도시, 조스(Jos)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는 경찰 추산 320명 이상이 사망하였고 수천 명의 난민이 발생하였다. 그 지역에 다수를 이루고 있는 베롬(Berom) 족의 대부분은 기독교인이고 소수 부족인 하우사(Hausa) 부족은 대부분 무슬림인데, 이 유혈 사태의 양상은 거의 이러한 종족 구분에 따라 전개되었다.
나이지리아인에 의한 미국의 항공기 테러 시도가 실패한 이후 미국은 나이지리아를 예멘, 소말리아와 함께 테러리스트 경계 대상 국가 리스트에 올렸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인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무슬림 종파들은 주로, 일자리 창출 보다는 공공횡령에 몰두하는 나이지리아 정치인들을 반(反)이슬람적이라고 비판하며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2000년 이래 나이지리아의 36개 주(州) 중에서 북부에 있는 12개의 주에 부분적으로 이슬람 법이 도입되었는데, 이는 사법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항공기를 폭파시키려 했던 압둘무탈랍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아마도 해외에서 교육을 받는 중에 급진주의자가 되었다. 카노의 지저분한 길거리를 이따금씩 오가는 버스들은 모두 친(親)팔레스타인 슬로건으로 칠해져 있지만, 나이지리아의 가난한 무슬림들은 나이지리아 내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더 우려하고 있다.
출처: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7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