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목사
▲서창원 목사
고난받고 있는 지구촌의 형제자매들을 위한 기도는 성도라면 마땅히 할 일이다. 성경이 개개인 성도들의 위치를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있는 지체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고전 12장).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어도 모든 지체가 즐거워한다는 것은(고전 12:26) 선택사항이 아니라 바늘에 실 가듯 당연한 이치인 것이다. 손에 가시가 찔려 아파하면 눈이나 입, 다른 손만이 아니라 온몸이 다 동원되어 그 아픔에 동참하는 것이다.

주님의 교회는 주님의 몸이요, 성도는 그 몸에 붙어 있는 지체라는 불변의 명제 자체가 지역과 국경과 성별과 빈부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무리에 해당하는 것이며, 이것이 다 하나의 몸 된 교회임을 깊이 자각하게 한다. 물론 우리는 시공간의 제한을 받고 있는 피조물이기에 온 세상을 다 아우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근에 있는 지체들을 보듬고 품고 안고 함께 가는 것이지만, 최첨단 인공 기술의 발달로 지구촌 반대편에 있는 일도 영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알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어서 국경을 뛰어넘고 시간을 건너서 하나로 묶는 기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픈도어선교회가 곳곳에서 박해를 당하는 형제자매들에 대한 소식을 나누고 함께 기도의 줄을 연결하는 것은 몸과 지체라는 신학적 실체를 삶의 현장에서 실감하게 하는 하나의 방편이다. 이 일을 통해서 무엇보다 한 하나님 아버지와 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 령 안에서 지극히 높임을 받으시고 아들의 피로 값 주고 산 주님의 자녀들의 영적 깊이와 성숙함, 능력과 사랑의 풍성함을 함께 누리는 열매로 이어질 것임이 분명하다. 주님은 지나간 역사 속에서 그렇게 일하셨다. 그런 마음을 주의 자녀들에게 주시고 함께 기도하게 하심으로 우리가 전혀 남남이 아니고 그리스도의 피로 맺어진 형제자매임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때가 되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한, 그의 보좌 앞에 다 모이게 될 것이다. 그때에 욥을 하늘 어전 회의 석상에서 마귀 앞에 칭찬하신 주님께서 고난에 기도로 동참하고 물질로 참여하고 몸으로 가서 섬긴 이들을 옳다 인정해 주시는 감격과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 일은 때로 물질적 손해나 육체적 아픔으로 뒤로 물러나게 하는 유혹도 따라오는 것이요, 심하면 생명의 위협까지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당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그리스도 이름 때문에 능욕받는 것을 이집트의 모든 재화보다 더 큰 재화로 여긴 모세의 길을 경험하는 특권을 누리게 될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의 몸과 지체라는 명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에게 엄청난 위로와 생명의 활력을 얻게 하는 진리이다.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있는 한, 열매는 맺게 될 것이다. 그에게서 진액을 공급받는 것이 끊어질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그 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더 분명하게 만들 것이요, 그리스도의 몸을 온전히 세워가는 일에 필요한 힘을 수시로 공급받게 되는 것이다.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없지 않게 찾아오지만, 영혼을 건지는 믿음을 가진 자로 이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짜 믿음이요 이것이 참 은혜이다. 그리스도의 몸에 붙어 있는 가지 자체는 보잘것없어 보여도 거기에 달리는 열매는 사람의 마음만이 아니라 주인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힘을 발휘할 것이다. 나무에 붙어 있지 않는 가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붙어 있는 가지는 능력(진액) 주시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특권이요 영광이란 말인가!

우리의 존재 자체와 지체 역할 담당에 충실한 것 자체만으로도 주님은 주님의 일을 할 것이다. 그가 하신 놀라운 일들을 마음껏 증거하며 사는 우리의 남은 시간이 되기를 기도한다.

서창원 목사(오픈도어선교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