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이라는 동네로 가서 살았다. 이리하여 예언자들을 시켜서 말씀하신 바, ‘그는 나사렛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태 2:23)

이화영 목사(금호교회)
▲이화영 목사(금호교회)
기독교는 기다림의 종교다

아브라함을 보라. 그는 기다렸다. 25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100세에 이삭을 낳았다. 노아는 어떤가? 그도 기다렸다. 대홍수가 올 때까지 무려 120년을 기다렸다. 모세는 광야에서 40세부터 40년을 기다렸고, 시므온과 안나는 ‘기다리는 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주의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아기 예수를 만나는 기쁨을 누렸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사람은 예수님을 만난다. 예루살렘의 시므온처럼, 가버나움의 백부장처럼, 여리고의 바디매오와 삭개오처럼 예수님을 만난다. 예수님을 만나면 인생이 바뀐다. 새로워진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이 어서 속히 예수님을 만나기를 소망한다.

나사렛 사람

예수님은 12월의 인물이다. 그러나 12월의 인물만은 아니다. 모든 달, 모든 날, 모든 시간의 주인이다. 사람들은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눌 때 어디 사람인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다. 예수님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디 사람인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질문을 하나 한다. 예수님은 어디 사람인가? 첫째, 베들레헴 사람이다. 둘째, 예루살렘 사람이다. 셋째, 갈릴리 사람이다. 넷째, 나사렛 사람이다. 베들레헴은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이다. 예루살렘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돌아가신 곳이고, 갈릴리는 예수님이 가장 많이 다니신(전도하신) 곳이고, 나사렛은 예수님이 자라신 곳이다. 그런데 성경은 예수님을 나사렛 사람이라고 한다.

나사렛은 어떤 곳인가?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안드레 등을 제자로 삼으실 때다. 먼저 제자로 부름을 받은 빌립이 친구인 나다나엘을 찾아가서 감격해서 말했다. “모세가 율법에 기록한 선지자를 만났는데 나사렛 예수라는 사람이다.”(요 1:45) 그러자 나다나엘이 빈정대는 말투로 말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나다나엘의 이 말 속에는 당시 천대받던 나사렛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담겨 있다. 베들레헴이나 예루살렘이라면 모를까? 나사렛 같은 천한 곳에서 무슨 인물이 나오겠느냐는 빈정거림이다. ‘개천에서 용 나겠느냐?’ 혹은 ‘쥐구멍에 볕 들 날 있겠느냐?’는 말이다.

나사렛 정신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이라는 것을 감추지 않았다. 숨기지 않았다.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이것은 예수님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사렛 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사렛 정신은 무엇인가? 예수님이 나사렛에서 자라셨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사야 11장 1절의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라는 말씀대로 나사렛 정신은 그루터기에서 싹이 돋아나는 생명 정신이다. 밑동이 다 잘려나가도 다시 자라나는 복음 정신이다. 한마디로 나사렛은 예수 정신이다. 소외된 자를 불쌍히 여기는 예수 정신이다. 슬픈 자를 위로하는 예수 정신이다. 흑암과 어두움의 땅에 생명을 주는 예수 정신이다. 만백성을 구원하는 예수 정신이다.

우리는 기도한다. 교회가 나라의 소망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교회가 이 시대의 빛이 되고, 구원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렇다. 이것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 그러나 기도와 더불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이것은 예수님처럼 나사렛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나사렛 정신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로 사업을 접고 우는 사람을 위로하는 나사렛 정신. 오랜 질병으로 슬퍼하는 이들을 감싸 안는 나사렛 정신. 없는 사람들에게 내 것을 베풀고 나누는 나사렛 정신을 가져야 한다. 이 정신이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님이 원하시는 성탄 정신이며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힘이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

나사렛은 분명 나다나엘이 말한 것처럼 선한 것이 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나사렛이라는 이름 뒤에 예수라는 이름이 붙자, 어떻게 되었나? 나사렛에서 선한 것이 났다. 쥐구멍에 볕이 들었다. 천한 곳이 귀한 곳이 되고, 어두움의 땅이 광명의 땅이 되었다. 그러므로 문제는 나사렛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지금 이 땅과 교회는 나사렛과 같은 처지에 있다. 어두움에 있다. 빛이 나지 않는다. 교회를 멀리한다. 교회가 비호감의 첫 순위가 되었다. 한국리서치가 12월 15일 공개한 주요 종교 호감도 조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에서 개신교의 호감도는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31.6점으로 천주교 50.7점, 불교 50.4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불신자가 기독교인들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기적이다. 둘째, 말과 행동이 다르다. 셋째, 독선적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2번째이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땅의 교회가 나사렛 같다는 것을 감추지 말아야 한다. 숨기지 말아야 한다. 나사렛 같은 교회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예수님의 정신이 붙게 해달라고 부르짖어야 한다. 나병으로 썩어져 가는 몸을 부여안고 불쌍히 여겨 달라고 몸부림쳤던 나병 환자들처럼 우리나라, 우리 민족을 불쌍히 여기시고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해야 한다. 우리는 세상이 아니라 예수님 정신에 매여야 한다.

예수님 정신은 나사렛 정신이다. 나사렛 정신이 성탄의 정신이다. 이럴 때 교회에 다시 볕이 들고, 민족 지도자가 세워지고 사람들이 다시 교회를 찾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은과 금은 좀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세상 사람들에게 없는 나사렛 예수 정신으로 풍성하고 넉넉한 기독 장교들이 되기를 기원한다.(※2021년 12월 18일 제175차 R기연 조찬예배 설교)

이화영 목사(금호교회)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