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래왔듯,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면 크고 작은 어려운 일이 뒤따라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한번은 경기도에서 음성으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탄 카풀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결국 한 명의 소중한 직원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공장에서는 제품을 생산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해 직원들이 다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파도처럼 계속 밀려오는 사건사고들을 수습하기 위해 서울과 음성을 바삐 오가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이젠 모든 힘을 다 소진해버려 도저히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겠다고 생각과 함께 큰 절망감과 두려움이 엄습해왔습니다. 그야말로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습니다.
때는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이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님 앞에 부르짖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예레미야 33장 3절)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서울의 한 기도원에 올라가 평생 처음으로 단식기도를 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어머니 앞에서 땅바닥에 누워 데굴데굴 구르며 떼를 쓰는 것과 같이 하나님께만 매달려 몸부림치며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 예배에 참여하고, 낮에는 산에 올라가 기도하고,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 제게 왜 이런 역경들이 계속 몰아칩니까' '다친 직원들이 원래대로 회복되어 더불어 일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리고 향후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하나님, 이제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길을 보여주세요!'
예배 때나 산기도를 하러 올라가 가사의 의미를 되새기며 찬송을 부를 때면 하나님 앞에 나아갈 힘과 문제를 헤쳐나갈 용기가 생기곤 습니다.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 주 예수 앞에 아뢰이면...무거운 짐을 나홀로 지고 견디다 못해 쓰러질 때 불쌍히 여겨 구원해 줄 이 은혜의 주님 오직 예수'(337장),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예수께로 나갑니다...'(272장)
3일간 물도 먹지 않고 식음을 끊으니 마지막 날에는 온몸에 열이 오르면서 한껏 달뜬 상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저를 긍휼히 여겨 주신 것 같습니다. 3일째 되는 날 저녁, 하나님께서는 '힘내라, 내가 너와 함께한다'는 분명한 응답을 주셨습니다. 육신과 마음의 고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날아갈 것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도원을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다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장우 일터사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