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테크놀러지
크고 작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사업은 성장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신용이 쌓인 기존 거래처들을 통해 계속 새로운 거래처들을 소개받게 된 것입니다. 트랜지스터라디오 가방에 들어가는 금속 부속품에 이어 수주한 제품은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유명한 란도셀 책가방의 금속 부속품이었습니다. 신학기를 앞두고 주문량이 폭주해 원래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공장이 감당할 수 있을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를 믿는 거래처 사장님의 추천으로 물량을 대량 수주하게 되었습니다.

동네 계사를 임대해 공장을 확장하고,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온 가족이 동원되었습니다. 직원들도 추가로 고용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불철주야 일해서 그때그때 납품 시기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제때 물건을 생산해도 납품업체까지 운반하는 일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회사에 차가 없었던 때라 저 혼자 커다란 종이박스 2~3개에 제품을 가득 담아 대중교통으로 운반했습니다. 해뜨기 전 6~7시 사이 새벽차나 늦은 밤차는 승객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기사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몇 번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박스들을 옮겼습니다.

당시 집이 아직 경기도 시흥군(현 서초동)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 흑석동까지 이동했습니다. 그곳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가방공장이 있는 연희동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 바로 앞의 소점포에 물건을 잠시 맡겨두고, 500m 정도 떨어진 공장까지 걸어가 화물용 자전거를 빌려 타고 돌아와선, 물건을 싣고 다시 공장까지 옮겼습니다.

하루는 토요일 밤늦게까지 일해도 목표량을 도저히 맞출 수 없었습니다. 월요일 새벽까지 제품을 납품하려면 주일에도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모두 주말 이틀 내내 쉬지 않고 일하여 겨우 주문받은 양을 납품했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제품을 땀을 뻘뻘 흘리며 공장에 납품하고, 한숨 돌리며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오전에 가방공장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 대표님, 오늘따라 이상하게 품질에 문제 있는 제품이 많은데요. 빨리 오셔서 확인하시고 교환 부탁드립니다." 당장 공장으로 달려가 제품을 직접 확인해 보았습니다. 토요일에 생산한 제품은 문제가 없었는데, 주일날 추가로 작업하여 생산한 제품들이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봄부터 수고했지만 알곡 대신 쭉정이를 거두는 농부의 마음처럼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납기일도 맞추지 못했고, 부족한 제품은 전부 다시 새로 만들어야 했기에 일은 일대로 이중으로 많아졌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세상 살 거야? 남들 다 일하는데 주일이라고 일 안 하다간 회사 문 닫는 건 시간문제일 텐데...." 연중무휴로 일하는 것이 흔했던 40여 년 전, 주거래처인 영등포에 소재한 S화학의 S대표님은 저를 답답하게 생각하시고 훈수를 두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이번 일로 주시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고, 주일을 잘 지켜야 한다는 깨우침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지만, 사실 이 계명은 우리를 위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6일간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으면 하루는 편히 쉬어야 계속 일할 힘을 얻는 것입니다.

란도셀 책가방
▲란도셀 책가방
이 사건 이후 주일은 가능하면 물건을 생산하거나 공급하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기업에서는 주일은 모든 직원이 될 수 있으면 쉬고, 원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주일성수를 할 수 있는 날로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수요예배가 있는 수요일 저녁에도 가능한 잔업을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여러 사건을 통해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점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셨습니다. 때로는 채찍질도 하시면서 저를 강하게 훈련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고 불평하기보다, '하나님이 주시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영적 지혜와 통찰력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계속>

이장우 일터사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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