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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명 이상 사업체의 주 52시간 근무 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재계와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업무 생산성’에 달려 있다. 지금보다 더 높은 생산성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Domenico Loia on Unsplash
"각각 그 재능대로 한 사람에게는 금 다섯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더니"(마 25:15)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맡긴 재능에 따라 달란트를 나눠주셨다,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그 이상의 결과를 남기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오늘날 기업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하는 생산 원리와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일터에서도 더 높은 부가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생산 원리에 따라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에서는 300명 이상인 사업체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근무 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재계와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논의의 핵심은 '업무 생산성'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생산성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피터 드러커 교수의 책, 미래 경영을 통해 조직 내에서 지식 근로자의 업무 생산성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요건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는 크게 세 차례의 변혁을 이뤄왔다. 역사학자인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 역사를 연구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전에 없던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 사회 제도의 변화와 경제생활이 현격하게 개선된 사실을 찾아냈다. 이것을 산업 혁명으로 이름 지었다.

산업 혁명의 핵심은 '생산성'의 증가에 있다. 생산성이란 무엇인가? 투입한 자원 대비 결과가 높게 나오는 과정을 측정한 것이다. 산업 사회는 공장이나 기업 등의 인위적인 공간에서 자본, 노동, 기술, 원자재, 에너지 등의 생산 가능 요소를 투입해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인류가 일으킨 전에 없던 새로운 발명이 일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사건이었다. 즉 농업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전환이 이뤄진 배경에는 증기의 발명, 전기의 발명, 컴퓨터의 등장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1881년 미국의 프레드릭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 1856~1915)는 최초로 지식을 작업(Work)의 연구와 분석에 적용하였다. 이것이 작업을 과학화한 의미 있는 첫 사례이다. 다음으로 1907년 헨리 포드(Henry Ford, 1886~1947)는 값싼 자동차 모델 T를 최초로 내놓았다. 그러나 T모델이 '싸다'는 것은 당시 시장의 다른 자동차들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일 뿐, 국민 평균 소득 수준에서 보자면 그렇지도 않았다. 그는 컨베이어 시스템을 고안하여 생산성을 전보다 50배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근로자의 임금을 전보다 10배 이상 올려주고도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는 지식 노동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 유일한 열쇠이다. 우리는 어떻게 현명하게 일할 수 있는가?

과업을 규정하라. 과업이란 무엇인가
'과학적 관리'의 저자 프레드릭 테일러는 '모래를 삽질하는 일'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해야 할 과업이 무엇인가?', '왜 그것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가 한 질문은 '그것은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가?'라는 것뿐이었다. 오늘날의 거의 모든 업무는 업무 지식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지식 근로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생산성은 '올바른 일을 수행할 것(Get the right things done)'으로 기대되고 있다. 즉 목표를 달성해 주길 바란다는 의미이다.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업을 다시 정의해야 하며, 특히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의 경우 과업은 당연히 주어지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지식 근로자에게는 과업이 당연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만 한다. "과업이 무엇인가? 우리가 완수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일을 왜 해야 하는가?" 지식 작업과 서비스 작업을 통해 얻게 되는 가장 큰 생산성 혜택은 무엇보다 과업을 규정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는데, 특히 수행할 필요가 없는 과업을 제거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

45명의 우수한 직원들로 조직된 기획부서가 수년간의 노력 끝에 드디어 치밀한 전략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 서류는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만큼 매우 뛰어난 최상의 전략 시나리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나리오는 경영 활동에 미미한 영향밖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당시 새로 취임한 최고 경영자가 "전략 시나리오가 추구하려는 과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해 기획부서 직원들은 "우리 회사의 사업 방향과 목적,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라는 답을 내렸다. 그 시나리오는 완성하기까지 무려 4년간의 고된 작업과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물이었다.

지금은 기획부서의 직원들은 회사의 각각의 사업에 대해 오직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즉 '회사가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시장점유율은 어느 정도인가?' '시장점유율을 뒷받침하려면 어떤 혁신적 성과가 필요한가?' '자본비용을 보상하는 데 필요한 최저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가?'가 그것이다. 이러한 질문을 한 뒤 기획 담당자들은 여러 가지 경제 상황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반적인 전략 지침을 수립하기 위해 각 사업 부문의 최고 경영자들과 함께 작업한다. 결론적으로 예전 작업보다 훨씬 더 간단하고 덜 치밀한 것일 수 있지만, 회사의 각 사업과 상급 경영자들을 리딩하는 효율적인 경영 계획이 되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는 5W1H 라는 업무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왜'라는 질문을 5번 하고, '어떻게'라는 질문은 1번만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부가 기치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그들만의 가치 기준을 정의하였다. 즉 '고객이 만족하여 대가를 지불한 활동만이 가치 있는 것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이를 부가가치 활동으로 부른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5W1H 원칙을 적용한다, 그렇게 질문하다 보면 고객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며, 제거할 필요가 있는 불필요한 활동을 낭비로 정한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고객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나 불가피하게 수행해야 하는 활동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개선 대상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활동을 통해 낭비를 제거한다. 이것이 앞서 나가는 기업에서 현명하고 똑똑하게 일하는 모습이다.

과업에 집중하라
사림들이 물건을 생산하고 운반할 때,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수행한다. 프레드릭 테일러가 연구했던 노동자들은 삽으로 모래를 퍼내는 작업을 했는데, 그들은 동시에 용광로에 불을 지피지는 않았다. 지식 작업과 서비스 작업에서도 집중력이 요구된다. 외과의사가 수술 중에 전화를 받지 않으며, 고객과 상담 중인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거의 모든 지식 작업과 서비스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조직 내에서 주의력 분산이 점점 더 작업상 전형이 되고 있다. 판매원들도 마찬가지로 주의력이 분산되고 있다. 오늘날 백화점에서는 판매원이 컴퓨터를 조작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봉사할 시간이 거의 없다. 영업 사원들도 자신들의 활동 시간 가운데 1/3을 고객 방문에 할애하기보다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소비하고 있다. 엔지니어들도 작업대에서 분주하게 일해야 할 시간에 회의만 거듭하면서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것은 직무 충실화가 아니라 직무 궁핍화이다. 이것은 업무 생산성을 파괴하고, 의욕과 사기를 떨어뜨린다.

성과를 규정하라
성과를 규정하는 과정은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어떤 지식 직무와 서비스 직무에서는 성과라는 것이 질을 의미한다. 반면 양은 질에 비해 거의 부차적인 관심의 대상이다. 우리는 질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프로세스 분석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오직 '무엇이 효과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업을 정의하고, 과업을 분석하고, 각각의 단위 업무들을 다시 결합함으로써 완전한 직무를 만들 수 있다. 이 직무를 수행하는데 지향점이 분명해지면 과업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도 규정할 수 있게 된다.

근로자를 파트너로 생각하라
과업을 규정하고, 작업을 과업에 집중시키고, 성과를 규정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모든 경험을 비추어 볼 때, 경영층이 직무를 직접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 즉 한층 더 생산적이어야 할 사람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일이다. 경영자와 이들 간 동반자 관계의 목적은 생산성에 대한 책임, 그리고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직무의 수준, 난이도, 기술에 관계없이 모든 지식 직무와 서비스 직무에 확립시키는 것이어야만 한다.

조직은 배우는 기관이자 가르치는 기관이다
프레드릭 테일러가 알지 못했던 교훈이 두 가지 있다. 첫째, 향상된 생산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테일러가 했던 것, 즉 직무를 다시 설계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새로운 방법을 훈련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는 학습의 시작일 뿐이고, 학습이라는 것은 결코 그 끝이 없는 일이다. 지속적 학습이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 훈련이란 단지 학습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창의적 학습은 우리가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더욱더 잘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지식 근로자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가르칠 때 가장 잘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하영목 교수
▲하영목 교수(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국제물류학과)

실력 있는 판매원의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그로 하여금 판매 대회에서 나의 성공 비결을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외과 의사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그로 하여금 지역 의료 협회에서 자신의 시술 경험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게 하는 것이다. 간호사의 성과를 향상시키기는 최선의 방법은 동료 간호사들을 가르치게 하는 것이다. 컨설턴트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도 그로 하여금 프로젝트 결과를 정리하여 발표하게 하는 것이다. 탁월한 능력을 갖춘 컨설턴트로 성장을 크게 도와주는 것이다. 정보시대에는 모든 기업이 배우는 기관이 되어야 하며, 나아가 모든 기업은 가르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하영목 교수(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국제물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