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막상 새로운 회사에서 몇 달 일하고 대화해 보니 '아니구나' 싶어 그만두었습니다. 제 나이 42세, 새 직장을 얻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생각나는 분은 딱 한 분이었습니다. "밥 좀 먹게 해주십시오." "그래?" 회장님은 두말하지 않고 말씀하셨습니다. "와서 해." 그동안 쌓아온 상호 신뢰가 있었기에 다시 한 팀이 되어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99년 4월 9일에는 3G테크놀러지 사내 협력업체인 일출정밀을 설립했습니다.
초기 사업자금을 마련할 때 이장우 회장님은 꽤 큰돈을 보증 서 주셨습니다. 모자라는 부분은 또 다른 분께 빌렸지만, 추가적으로 자금이 더 필요할 때 회장님은 제게 한 번 더 돈을 쥐어 주시며 "잘해 봐! 잘해야지"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다 갚아드리겠습니다. 은혜 입은 것 항상 감사한 마음 가지고 열심히 살아, 꼭 갚아드리겠습니다." 총 2억 가까이 투자한 끝에 금형 설비를 갖추고, 원자재를 반제품으로 만들어 3G테크놀러지에 납품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공장은 큰 위기를 맞습니다. 2003년 4월 10일, 전기 합선으로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직원은 손에 화상을 입었고, 공장도 큰 손해를 입었습니다. 저는 한 달간 혼자 공장을 쓸고 닦으며 청소했습니다. 이장우 회장님은 화재로 함께 피해를 본 것에 대해 묻지 않으시고, 오히려 제가 내야 할 벌금의 절반까지 부담해주셨습니다. "내가 책임지고 정리하겠다. 힘을 내라"고 말씀하시는데, 또 한 번 감동을 받았습니다. 은혜를 갚으려면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도리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15년간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일해왔습니다.
한번은 아내가 7시간 동안 수술을 받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제 어머니처럼 하루아침에 하늘나라로 가버릴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었기에 하나님께 간절히 매달렸습니다. 다행히 아내는 쾌차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어려울 때마다 나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견디고 해결할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지난 30여 년의 세월을 함께해 오신 이장우 회장님, 그리고 일출정밀 직원들과 3G테크놀러지 동료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두 번이나 생명을 연장해주시고, 평생의 피난처이자 환난 중에 의뢰하는 분이 되어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고영구 3G테크놀러지 사내 협력업체 일출정밀 대표(64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