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제가 속한 성경공부방의 리더는 이영섭 차장님이었습니다. 저와 기술부의 한 동료는 소그룹 모임에서 대답하기 어렵고 짓궂기까지 한 질문을 많이 던졌죠. "조두순 같은 흉악범도 죽기 전에 믿고 회개하면 하나님께서 다 용서해 주시느냐"는 질문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이 차장님의 얼굴이 선합니다. "이장우 회장님께 자문을 구해보겠다"고 얼른 그 상황을 모면하신 것도 생생하네요. 이처럼 우리는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의문들을 가식 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고, 부족한 질문들에 대해서도 야단맞지 않고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라고 공감을 받았습니다. 일하느라 정오 성경공부방 모임을 깜빡 잊어버리고, 지각해서 헐레벌떡 뛰어 들어가기 일쑤였는데도, 이 모임을 통해 저는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2015년에는 세례도 받았습니다. 저는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세례 받을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라고 2013년, 2014년 이장우 회장님께 정중히 거절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내년에는 정말 받을게요." 회장님께서는 2015년이 되자 "올해 (세례) 받기로 했잖아"라고 말씀하셨고, 더 이상 미룰 수 없겠다는 마음에 맹동교회 목사님과 함께하는 세례 공부에 참여했습니다. 목사님은 "세례는 제2의 결혼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아직 준비가 미흡한 것 같고 정말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던 저는 죄책감도 조금 들었습니다.
소그룹을 인도하며 많이 힘드셨을 텐데 내색 한 번 않으시던 이영섭 차장님은 세례식 때 축사를 하시며 목이 메어 몇 분간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그날 세례 받는 사람들의 이름을 부를 때 제 이름을 보고 마음에 울컥 뜨거운 것이 올라와 그러셨다 합니다. 그때 회장님도 눈물을 흘리시고, 현장에 있던 모든 분에게 큰 은혜가 내렸습니다.
제가 속한 관리부 상사님이셨던 전영길 과장님(현 다가올 과장)은 신실한 신앙인이신데, 제게 신앙적 부담을 주지 않고 또다른 방식으로 많은 배려를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3G테크놀러지에서 좋은 분을 많이 뵙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닌가 합니다.
박순춘 3G테크놀러지 관리부 계장(42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