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반응도 이해가 됐습니다. 제가 교회에 다닌 지난 6개월간 아내는 가족과 보내는 주말 시간을 포기한 셈이니 좋아할 리 없었죠. 신앙 때문에 갈등이 생기면 안 되니, 일단 기도하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사실 아내는 반년 동안 제 삶이 조금씩 변화되고 아이들도 교회를 무척 좋아하는 것을 보고 아주 마음이 없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한 달 여 시간이 흐른 뒤, 맹동에 혁신도시가 들어섰고 아내는 혁신도시로 이사하기를 원했습니다. 저는 굳이 이사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렸습니다. 며칠 말다툼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곤 아내가 먼저 제안했습니다. "맹동으로 이사가면 교회에 나가볼게." 저는 '콜'했습니다.
집을 내놓고 기다렸지만, 연락이 오지 않자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당시 금왕에서 혁신도시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아 집 매물이 많이 나와 있었죠. 딱 한 번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놀랍게도 바로 다음 날 집을 보러 온 사람과 계약하고 집을 팔았습니다. 문제는 들어갈 집이 없었습니다. 집값도 예상보다 비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간절히, 집에서도 교회서도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한 지 며칠이 지나, 아파트 1층이 매물로 나왔는데 시야가 훤하고 너무 괜찮은 집이었습니다. 우연인지 집 주인은 군목 출신이셨습니다. 교회 다닌 지 얼마 안 된 제게 모자라는 비용까지 깎아주신 그분과 인연이 되어, 4년간 연락도 주고받았습니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시는구나!' 작은 경험이었지만 잊지 못할 경험이었고, 그때부터 주님께 순종해서 살아가고 싶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이사를 계기로 온 가족이 함께 교회에 다니게 되어 기뻤습니다. 교회 성도님들도, 이장우 3G테크놀러지 회장님도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하셨습니다.
교회 담임목사님께서는 제가 머릿속에 시험이 들 때쯤이면 하나씩 일을 맡겨주셨습니다. 혁신도시에 아이들이 늘면서 저는 아동부 교사, 아동부 차량 운행 봉사로 섬기게 됐습니다. 또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던 드럼을 1년 넘게 배워 1부 예배 찬양도 섬기고 있습니다. 분수에 맞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시리라 믿고 목사님 말씀에 순종해 2남선교회 회장도 맡게 되었습니다. 아내도 교회에 다닌 지 1년 만에 세례를 받았고, 올해부터는 유치부 교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영섭 ㈜다가올 차장(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