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 중앙다문화교육센터 주최로 동반·중도입국 자녀 교육지원방안 간담회가 개최됐다. 다음은 이천영 교장(새날학교,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소장)이 작성하고, 김영경 교무부장(새날학교)이 발표한 "동반· 중도입국자 학업 부적응 사례 및 학교 설립인가를 통한 학력인정 문제" 발표 전문이다. 새날학교는 (사)외국인근로자 문화센터가 설립한 대안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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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한국은 지난 20여년간 외국인 이주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그 의미와 미래를 알지 못하고 받아들였으나, 이제는 문제를 살피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동안 이주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과거 노동인구의 대량이주를 통한 이민 형태와 달리 세계화에 따른 세계적 인력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장기체류 하는 형태의 이민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체류외국인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저숙련 노동자로부터, 이제는 고급 전문인력 유입을 통한 국가경쟁력을 높이려하고 있는 것이다.

또 결혼이주자의 증가로 결혼이주자와 그 자녀의 교육 및 사회적 통합문제가 우리 사회의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급증하는 국내 이민 증가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화적 갈등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민자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다양한 통합정책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말 ‘2008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임 연령층인 15∼49세 여성이 평균적으로 낳는 자녀 수로 측정하는 합계 출산율이 한국은 1.2명이었다. 홍콩이 비록 0.96명이나 도시국가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출산율이 증가하지 않으면 2100년에는 한국 인구가 현재 인구의 3분의 1로 줄어들고 2200년에는 총인구가 140만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울한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저 출산에 그치지 않고 노동력 감소로 이어져 국내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약화할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한민족의 존립 기반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결국, 인구가 줄면 외국인력 도입이 불가피 하게 되고, 이민정책을 통한 인구보존 정책이 뒤따를 것이며, 한국은 완전한 다민족국가가 될 것이다.

이주자 100만명 시대가 되는 데 20년이 걸렸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성장률을 감안한다면 2030년 이주자 500만명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회 통합 정책은 결혼 이민여성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다른 이민 형태인 이주아동, 영주자, 전문기술인력, 단순 생산기능 인력, 외국인 유학생, 난민, 불법체류자 등을 위한 사회통합 프로그램은 마련돼 있지 않다. 또한, 결혼 이민여성에게 집중되는 사회통합 정책조차 이주자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형태의 교육이 이뤄지는 것도 되짚어 볼 부분이다.

따라서 세계화라는 거대한 도전 속에서 다원성의 인정과 보편성 추구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일방이 아니라 이주자와 내국인 쌍방의 교육이 필요한 시기다. 사회통합은 일방적인 흡수가 아니라 자발적인 의지가 필요한 통합의 과정이지 일방적 강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주아동 교육문제에 관하여

현재 이민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의 자녀 문제 역시 한국 사회의 앞으로 다문화, 다민족 사회를 이끌 쌍두마차가 되어가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2009년 3월 현재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16세 미만 불법체류 아동은 1만7000여 명. 또한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이주노동자 자녀들은 모두 1402명(초등 981명, 중학교 314명, 고교 107명)뿐이다. 1만6000여 명으로 추정되는 불법체류 노동자 자녀 중 대부분이 정규교육에서 방치된 셈이다. 또한 국제결혼을 통해 입양된 이민여성 자녀 2만여명 중 대부분의 이주아동들이 언어 소통의 문제가 있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밖 아이로 현재 길거리에 방치되어 있다. 이중 일부 이주아동은 국내에 새날학교, 몽골인학교, 아시아공동체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 다니고 있지만 정규학교가 아닌 미인가대안학교 개념인 학교시설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결혼을 통해 입양된 중도입국자녀의 경우 국적취득시험을 통해 한국 국적취득이 가능하므로 정체성이 불분명한 국제미아가 양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 10곳 중 4곳 정도가 이주아동 입학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며, 학교는 “이런 애를 여기 데려다 놓으면 골치만 아프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UN 아동의 권리협약에 비준한 한국이 이주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학교장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비록 법에는 보장하지만 학교의 난색으로 초등학교 입학이 이런 상황인데 보장되어있지 아니한 중고등학교 입학은 아직(아니면 아예?) 생각지도 못할 일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주아동의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학교교육이 가능하며 이주아동의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교육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경제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이주아동교육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다. 또한 이주아동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10-20년안에 한국은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그리고 LA 폭동과 유사한 사회적인 대혼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새날학교의 현실

위에서 언급한 미래사회의 사회적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가 새날학교다. 새날학교는 국제미아가 되어버린 중도입국자녀들의 보금자리이며 안식처다. 비록 지금은 100여명 남짓 모집하여 교육하는 다문화 학교일지라도 가까운 미래에 한국이 직면하게 될 사회적현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새날학교를 통해 한국 다문화사회의 문제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적절한 모범사례가 되리라 생각된다.

1. 새날학교 학생들의 학교 부적응 사례

1) 엄마의 재혼으로 인해 초중고 과정을 본국에서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입국하므로서 수학능력차이와 한국어 구사능력이 전무하여 한국학교 적응이 불가능하다. 예)왕젠, 왕보량, 조우
2) 한국인 새아빠의 입양자녀 수용자세의 문제로 인해 정상적인 가정생활이 불가능하다.예) 조양
3) 가정불화로 버려지는 아이가 증가하고 있다. 예)이원제
4) 언어와 문화적 충격으로 정체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예)박준호
5) 한국학교에 입학을 원했으나 입학거부. 예) 남아공출신 예런, 딜런,청이엔, 김승리
6) 갑자기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돈을 벌어야 하거나 어린동생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 예) 눌진, 동양, 박운용
7) 발등에 불로 떨어진 국적시험문제로 이주여성들과 학교밖에서 공부해야하는 경우
예)하풍, 왕동, 왕카이, 양상위, 인강, 리린산 등등
8) 한국말 구사력이 떨어진 특이한 외모를 가진 학생을 왕따시키는 한국학생들 때문에 일반학교에서 전학 온 경우. 예) 주광배, 범채은, 송민우, 김도경

2. 학력 인정에 관한 문제

위와 같은 문제를 안고 있으나 새날학교는 현재 미인가 상태이며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없는 학생이 검정고시에 합격하기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학생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2010년 2월 현재 학생 수는 16개국에 84명이며, 2010년말경이면 200여명의 학생이 공부하는 학교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학력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좋은 교육을 받아 아무리 훌륭한 품성과 재능을 지녔다하더라도, 사회에 쓰임받는 인재가 되지 못할 것이며, 결국 한국사회가 떠안아야할 사회적 부담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따라서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교과부가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을 발표하여 새날학교 인가요건을 완화했지만 광주광역시 교육청 나름대로 관련규정을 마련하여 인가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3. 새날학교 운영 현황:

① 광주광역시 광산구 삼도동 구 ) 삼도남초등학교 3500평 폐교 건물 3년 임대,
② 1년 1200만원 임대료 납부,
③ 4억5천만원 예산으로 학교시설 리모델링완료
④ 2010년 2월 유치원, 초.중.고과정 16개국 84명 학생 재학 중
⑤ 년간 운영비 5억원이상 모금하여 3년간 운영실적 있음
⑥ 학생납부금 없는 무상교육기관임
⑦ 중도입국후 가정불화로 인해 가정에서 버림받은 학생 20여명 그룹홈을 통한 보호시설 운영하고 있음
⑧ 2008년 10월 이후 중도입국자녀 대상 귀화를 위한 국적시험반 운영.
⑨ 새날학교는 현재 외국인환자를 유치하여 지역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의료관광산업을 활성화 시킬 주) 한국의료컨설팅 (보건복지부 인가)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전남대광주병원, 전남대 화순병원, 서울소재 유수한 병원과 현대그룹산하의 주)현대메디스와 MOU를 체결한 상태임. 이를 통해 새날학교 고등반 학생 중 중국, 러시아,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출신 학생을 의료통역사로 양성하여 한국사회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위해 의료통역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음
⑩ 기타
사) 광주산업정보교류협회, 사) 신재생에너지 지역사업개발센터, 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등 을 운영하며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기술교육 실시 및 취업기반 확충에 노력하고 있음

그러나 새날학교 인가문제에 대해 광주광역시 교육청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새날학교 설립인가 절차에 대한 광주광역시 교육청의 답변내용

1) 현재 광주광역시 관내 미인가 대안학교 시설이 15개정도가 되고 있다. 만약 교과부 지침대로 새날학교를 인가해 줄 경우 다른 미인가 한국인자녀를 위한 대안학교들도 인가를 요청할 경우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2) 지침자체가 너무 애매하다. 새날학교처럼 폐교를 임대할 경우 누가 국가시설을 10년씩 장기임대를 해줄 것인가? 폐교에 관한 임대법 자체가 10년이상 장기임대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폐교가 아닌 개인건물 10년이상의 임대계약서를 첨부해야 한다.

3) 교과부 지방 교육청 교부금 법령에는 대안학교에 관한 운영비 지원자체가 빠져있다. 결국 학교는 한번 설립되면 10년이 갈지 100년이 갈지 모르는 상황에 재정능력이 열악한 대안학교에 인가를 내준 후 재정능력이 없어 1년후에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고 포기할 경우,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광주광역시 교육청은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 사립학교 설립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고, 설립인가신청시 자체건물과, 1년운영비 5억☓5년= 25억이상 공탁을 건 통장사본을 첨부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이런 공탁금없이 인가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즉시 반려조치를 취할 것이다. 인가자체는 꿈도 꾸지 마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4) 중도입국자녀나 외국인근로자 자녀, 새터민 자녀와 같은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의 문제는 국가에서 해결할 문제지 지자체에 교육자체를 떠넘긴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또한 광주광역시에 학교를 설립할 경우 전라남도나 전라북도와 같은 인근지역, 또는 서울, 경기도 지역과 같은 타도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광주광역시로 수백명이 몰려올 경우 대안이 있느냐? 재정도 열악한 광주광역시에 이런 류의 학교를 세운 것 자체가 무리이다. 학교를 차라리 서울 경기도 지역에 세워, 광주권 학생을 타 지역으로 보내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인가 자체가 불가능하다‘라고 답변하고 있다.

5) 현재 한국인 결손가정이나, 불우아동들도 재대로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대체 법무부나 외교부는 무슨 생각으로 탈북자 자녀나, 동반 중도입국자녀, 외국인근로자 자녀가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철저히 입국을 막아 사전에 이런 류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았어야 한다. 따라서 책임질 당사자는 법무부나 외교부이지 지방교육청이 아니다. 학교 설립을 원하면 법무부나 외교부에 질의해서 그쪽 지원으로 학교를 설립해라‘ 라는 반응이다.

6) 막말로 교과부 지침에 따라 학교설립이 쉬워진다면 교육청 직원 몇 명이 돈을 내서, 폐교를 임대하고, 학교를 세워, 너는 이사장, 나는 교장, 너는 교사자격이 있으니 선생하자‘라며 점심먹는 동안 농담삼아 이야기한 적도 있다며, 인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표정이다.

따라서 교과부는 새날학교나 아시아공동체학교, 재한 몽골인학교가 처한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되기에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여, 지역 교육청이 안심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인가를 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완전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사회에 대한 올바른 정책방향이라 여긴다.

나가면서

친일주의자로 비난 받았던 사람들은 정말 일본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단지 그들은 시대를 잘못 해석한 지식인들이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시인 서정주는 “일본이 그렇게 망할 줄은 몰랐다. 못 가도 100년은 가리라 생각했다.” 라고 말했으며, 소설가 이광수도 역시 “일본은 영원해 보였고, 그들과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우리 민족에게 이익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실제행적은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며 애국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영원할 것 같았고 세계의 중심이 될 것 같았던 일본이 망했기에 어쩌면 이들은 친일지식인이 된 것처럼 보인다.

또 하나의 예로, 2차대전 당시 나치수용소에서 독가스실로 들어가던 한 유태인의 일화가 떠오른다. 한 유태인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제까지 정말 누구를 해친 적 없이 착하게 살았는데, 왜 지금 나에게 이런 일이 닥쳤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라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 때 옆에 있던 유태인의 말하기를. “그것이 바로 당신이 죽어야할 이유요. 당신 주위에서, 이 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무심했던 것이 바로 당신의 죄요.” 이 말은 결국 자신의 행복은 결국 이웃의 행복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다문화가정과 외국인노동자, 이주아동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결국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오늘날의 사회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결국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를 제대로 읽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의 현실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사실 더 중요한 이유는 이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미래 사회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워드 스나이더라는 학자는 말하기를 “시대를 읽는 것이 시대마다 항상 새롭다. 그러나 그 시대를 읽는 중요한 점은 가난한 자와 외국인 나그네에 대한 우리들의 끊임없는 관심” 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한 시대가 새로워지고, 생명력을 가진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외국인, 이주아동, 특히 버림받은 다문화가정 자녀와 가난한 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천영 교장(새날학교,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소장), 김영경 교무부장(새날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