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상길 러시아 선교사
▲고(故) 이상길 러시아 선교사 ⓒblog.naver.com/sung0091
구소련 붕괴 직후부터 28년간 러시아에서 활동한 이상길 선교사(71)가 29일 저녁 8시 54분경 소천했다. 암 투병 중이던 이 선교사는 지난 3월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주님 품에 안겼다.

특히 이 선교사는 삼성의료원 입원 전, 평소 6개월 간격으로 받던 간경화 치료를 코로나19 펜데믹 사태로 제때 귀국하지 못하고 14개월 만에 받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유가족으로는 사모 박경원 선교사와 두 아들이 있다.

이상길 선교사는 단국대 사학과, 총신대 신대원(Th. M.)을 마치고 호주 주빌신학교(D. Miss.)를 졸업했으며, 국제선교협력기구(KIM) 본부 사역을 했다.

1992년 총신대학교 교회 파송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사역을 시작하여 모스크바 개혁신학교 설립자 및 교장, 국립모스크바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등으로 섬기며 러시아 기독교 지도력 개발 사역에 주력했다.

또한 모스크바생명교회, 레포르마신학교, 세계중보기도센터, 목회자 계속교육, 디아스포라 한인선교 등을 중심 사역으로 하여 교회개척, 학원선교, 형무소 선교, 문서선교, 목회자 양성 등에 앞장섰다.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는 2019년 '한국의 현대화'라는 칼럼을 통해 1993년 겨울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한국학 대회'(주제 '한국의 현대화') 당시를 회상하며 "이상길, 박경원 선교사는 둘 다 한국의 선교 대부 조동진 박사의 비서들이었다"며 "그래서 선교운동의 맥을 잘 알 뿐 아니라 비상한 선교전략에 늘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들은 모두가 내가 일하던 총신대학교회에 제직으로 섬기다가 목사가 되어 선교사로 파송된 분들"이라고 증거했다.

정 박사는 이어 "그분들은 지혜가 많아서 이상길 선교사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안에 있는 <한국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어느 정도 신분이 보장되었고, 더구나 박경원 선교사는 아나운서 경험이 있어서 모스크바 국립중앙방송국의 조선어 방송부에서 아나운서가 되었다. 그들은 러시아에 선교할 수 있는 든든한 신분보장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전 세계 한인 선교사들을 위해 매일 새벽 온라인으로 열리는 중보기도회에 참석하는 선교사들은 이날 이상길 선교사의 소천 소식에 “눈물로 뿌리신 헌신이 장차 러시아 땅에 복음으로 채워지는 역사가 일어날 줄 믿는다. 저희도 험난한 시기 같은 동역자로 섰던 것을 영광스럽게 기억할 것이다”고 애도했다.

또한 선교사들은 “남겨진 유가족과 현지인 모든 성도들에게도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넘치고, 모든 장례 절차가 주님의 은혜 안에서 잘 마쳐지길 함께 기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