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오 비노
▲아쿠아 오 비노 출연진 연습 장면. ⓒ아르텔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아쿠아 오 비노
▲왼쪽부터 배은환 테너, 정연재 센터장, 윤혁진 총감독, 송우진 예술감독이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지금 나의 인생은 와인처럼 짜릿하고 흥취나는 인생인가, 물같은 밋밋한 인생인가. 지금까지는 물처럼 밋밋한 인생이었다면, 앞으로는 붉은 와인처럼 뜨겁고 열정적으로, 기쁨이 넘치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요한복음 2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첫 기적 '가나의 혼인잔치'를 모티브로 창작한 오페라 '아쿠아 오 비노(Acqua o Vino)'가 15일 오후 7시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초연한다. '아쿠아 오 비노'는 이탈리아어로, 우리 말로는 '물이야 와인이야'(영어로는 Water or Wine)라는 뜻.

아르텔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최하고 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대표 전송배)와 광진발달장애인자립센터(센터장 정연재)가 공동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소프라노 김민지, 테너 배은환, 메조소프라노 장은, 바리톤 김지단, 바리톤 김인휘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과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인 혼성 성악앙상블인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이 함께 출연한다. 공학박사 출신인 시인이자 작가, 작곡가인 장달식 선생이 극본을 쓰고 작곡한 것을 독일 드레스덴에서 작곡을 공부한 안성혁 선생이 편작곡을 맡아 작품을 완성했다. 총감독과 지휘는 성악가 출신 지휘자 윤혁진이 맡아 탁월한 곡 해석으로 연주자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무대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또한 영화감독 송우진이 예술감독으로 함께하여 작품의 연출력과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아쿠아 오 비노
▲왼쪽부터 배은환 테너, 정연재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 윤혁진 총감독, 송우진 예술감독, 홍수희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운영위원장. ⓒ이지희 기자
주목할 만한 것은 발달장애인 성악가들의 특별출연이다. 이들은 극의 중요한 역할을 맡아 무대에 서게 되는데, 이 공연이 이들의 오페라 데뷔 무대이기도 하지만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는 처음 있는 시도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절망적인 장애를 이겨내고 연주자로 거듭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아쿠아 오 비노
총감독과 지휘를 맡은 윤혁진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공연 포기 상황까지 갔다가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작품이라 믿음을 세워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번에 특별히 합동 성악 공연으로 참석하는 발달장애인들은 성악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많이 습득하고 훈련된 친구들로, 지난 5~6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로 이런 좋은 결과 나왔다"고 말했다.

프랑스어로 협동조합(artel)의 이름을 딴 아르텔필하모닉오케스트라(Artel Philharmonic Orchestra)는 "돈과 권력, 지나친 경쟁으로 행복이 사라진 이 시대에 과연 행복이 무엇인지 인생의 근원적 화두를 던지고, 치유와 회복을 선포하는 오페라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사랑으로 치유받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유명 외국 작품들이 번역과 문화 차이로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기 쉽지 않지만, 시인이면서 한국의 정서를 가진 작가가 대본을 쓰고 선율을 만들었기에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며 "일반 오페라와 달리 내레이션을 통해 드라마의 스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관객 여러분께 더욱더 친밀하게 다가가는 작품으로, 2020년에도 큰 희망이 없는 시대를 관통하면서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물이 포도주로 변한 이 기쁜 소식이 과거의 사건만이 아닌 현재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