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행복한 삶에서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는 ‘관계’다. ⓒDuy Pham
프랑스 작가 미셸 피크말은 행복한 삶과 관련해 흥미로운 시사점을 주는 가난한 농부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어느 마을에 가난한 농부가 있었다. 그 농부는 어려서 가족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가난했던 탓에 장가도 가지 못하고 홀로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농부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신세 한탄을 하고 있을 때 알라딘의 요술 램프 속 지니가 나타났다.

그 농부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지니는 농부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것이든 세 가지를 이뤄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농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제 눈에 띄는 모든 땅이 제 것이 되게 해주세요. 또 그러한 땅에 어울릴만한 저택을 갖게 해주세요. 마지막으로, 그 저택의 창고를 금은보화로 가득 채워주세요."

세 가지 소망을 이룬 농부는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실제로 사람들에게 소망을 말하라고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소망 중 하나가 바로 부자가 되는 것이다. 사실상 재물을 많이 소유하는 것은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 농부의 소망에서는 빠져 있었지만 행복한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관계'다. 사실, 그 농부는 부자가 되었기 때문에 행복해질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부만을 소유했을 뿐 행복해지는 데 꼭 필요한 인간관계가 결핍되어있었기에 행복감을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 관계는 필수요소이다.

행복과 소득의 관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인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은 행복과 소득 간 관계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그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행복과 소득의 관계는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행복을 '스스로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정의하면, 행복은 소득과 거의 정비례하게 나타났다. 즉, 소득이 증가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행복을 '스스로 삶에 만족하는 동시에 정서적으로도 웰빙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 소득이 증가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때 정서적 웰빙이란 삶의 문제들로 인해 쉽게 우울감에 빠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며 하루하루 긍정정서 속에서 밝고 유쾌하게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카너먼과 디턴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연간 가계소득이 약 4,300만 원 수준이 될 때까지는 정서적 웰빙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퍼듀 및 버지니아대학의 연구진은 후속 연구에서 전 세계적으로 연간 가계소득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서 한계효용이 나타나는 시점은 대략적으로 소득이 약 1억 1천만 원에 도달하는 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정서의 경우 연간 가계소득의 한계효용이 나타나는 시점은 소득이 약 6,900만 원에 도달하는 때였고, 부정정서의 경우에는 소득이 약 8,600만 원에 도달하는 때였다. 이처럼 부정정서에 비해 긍정정서에서 가계소득의 한계효용이 더 빠르게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돈은 기쁨을 얻기보다는 슬픔을 견디는 데 더 큰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www.bookcosmos.com>

- 『행복의 품격』 중에서

고영건, 김진영 지음
한국경제신문 / 288쪽 / 16,000원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