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1.jpg2013년 경희대와 중앙일보 취재팀이 도시와 농촌의 중학생 2,171명을 골고루 섞어 설문을 통해 중학생의 인성을 조사한 적이 있다. 인성의 세 영역 도덕성, 사회성, 정직성을 구성하여 10개 지표별로 점수를 매긴 결과 인성이 좋은 학생은 5명 중 1명꼴이고, 학생 중 절반가량이 기준미달로 나와 중학생들의 인성론이 위기라고 보았다. 이 조사에서 정직(61.7)은 10개 지표 중 가장 낮았다. 만일 인성에서 낙제점을 받은 중학생들이 인성이 바뀌지 않은 채 사회에 진출한다면 그들이 있는 공동체, 가정, 심지어 교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심히 우려된다.

인성위기의 중학생. 왜 그럴까. 아이들의 인성 수준이 낮은 것을 아이들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과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인성으로 몸소 본을 보였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남을 밟고 이겨야 성공한다는 그릇된 가치관, 온갖 불법과 비리,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는 도덕 불감증, 지나친 자식 과잉보호,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 등 소위 사회 지도층이나 어른들의 잘못된 사고방식과 행태를 청소년들에게 보여주지는 않았는가. 어른들의 이런 잘못된 심성과 행동 양식이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이식된 결과가 이렇게 낮은 인성 수준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최근에 발생한 세월호의 침몰 사건에서 선장과 다른 어른들의 행태에 대하여 한양대 정진곤 교육학 교수는 “가장 신뢰받아야 할 어른들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데 대한 실망과 분노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앞으로 어른 말을 믿겠는지 심히 염려스럽다.

한일장신대 총장 취임 100일을 맞이하여 ‘인성교육은 올바른 신앙생활의 토대’라는 주제의 취임사를 발표한 오덕호 총장은 “대학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인성교육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람들의 학식과 기술이 부족한 게 문제가 아니라 부정부패와 인격 미숙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목회자나 성도의 영성인가, 아니면 인성인가. 또한, 선교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선교사들의 영성인가, 아니면 인성인가.

오늘날 선교사의 영성훈련에는 집중하고 있지만, 과연 인성훈련에는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는가. 선교사의 인성훈련의 중요성에 대하여 박기호 선교사는 “서양, 동양을 막론하고 선교사의 인성보다는 영성을 계발시키는 데 치중해 왔다”며 “기도와 성경 말씀을 강조하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성이 부드럽지 않게 되었다. 선교사들은 유능하고 누구보다 헌신도 많이 하지만, 영성과 인성을 구분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에서는 바나바를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행 11:24)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인성은 영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성령의 열매가 삶으로 드러나고, 그것이 좋은 인성으로까지 발전하면 풍성한 결실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해외선교사에게 영성만큼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한국 선교사는 믿음도 훌륭하고 기도도 많이 하여 개인의 사역 결과는 뛰어나다. 그러나 이에 비하여 팀 사역의 열매가 신통치 않거나 실패하는 경우, 혹은 현지인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주요한 원인에 대해 선교사로 활동했던 이들은 ‘선교사의 인성의 문제’라고 꼽는다.
이영숙 박사는 저서 ‘한국형 12성품 교육론’에서 성품이 실제 삶에서 드러나는 구체적 모습을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하였다.

첫째, 성품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나타난다. 성품은 삶의 위기와 갈등, 어려운 상황이나 삶의 압박에 대해 반응하는 모습이 바로 그 사람의 성품이다. 성품은 평상시의 말과 생각, 표현하는 방법과 태도를 통해 그대로 나타난다.
둘째, 성품은 사람들 사이에서의 여러 가지 관계로 나타난다.
셋째, 성품은 습관을 통해서 나타난다.
넷째, 성품은 예의 바름을 통해서 나타난다.
다섯째, 성품은 말을 통해서 나타난다.

한국선교의 위기는 양적인 면에만 치중한 나머지 질적인 면에 소홀한 점에서 찾고 있다. 여기에서 질적인 소홀함이란 영성과 인성 훈련의 부조화를 말한다. 한국인은 이신득의만 강조해서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의 인성 수준은 어떠한가 각자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아울러 영성에서 흘러나오는 인성을 강조하되, 이젠 말이 아닌 실천하는 것을 가르쳐 ‘영성과 인성을 겸비한 선교사’로 훈련해야 한다.

전형구 선교사(바울선교회 국제본부장)

바울선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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