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움직이는 뇌의 신비
현대인들은 한순간도 쉬지 못하는 ‘과잉 행동’과 ‘생각 중독’이라는 지독한 가속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기도하고 예배하는 거룩한 순간조차 무언가를 끊임없이 성취해 내야 한다는 영적 강박과 종교적 열심에 시달리곤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사역 마무리에 인간의 행위가 아닌 ‘안식(Sabbath)’을 제정하셨고, 인간에게 참된 쉼을 명령하셨다.
최신 뇌과학은 인간이 외부의 구체적인 과제를 수행하지 않고, 눈을 감고 멍하니 쉬거나 깊은 기도와 말씀 묵상에 잠겨 있을 때 오히려 폭발적으로 일제히 활성화되는 특별한 뇌의 연합망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기본모드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이다. 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안식의 순간이 결코 뇌의 낭비가 아니며, 오히려 뇌가 가장 본질적인 일을 수행하는 시간임을 밝혀낸 혁명적 발견이다.
◇자아를 돌아보고 서사를 엮어가는 영혼의 정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켜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기본 설정 상태를 ‘디폴트(Default)’라고 하듯, DMN은 우리의 뇌가 외적인 자극에 반응하기를 멈추고 내적인 안식 모드로 들어갈 때 켜지는 뇌의 기본 주파수이다. 과거의 신경과학자들은 쉴 때 뇌의 활동도 멈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DMN이 켜졌을 때 뇌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며 매우 고차원적인 인지 작업을 수행한다.
DMN은 내측 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과 후대상피질(Posterior Cingulate Cortex)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뇌 안에서 ‘자기 성찰(Self-reflection)’, ‘자아 정체성 확립’, 그리고 흩어진 기억 파편들을 모아 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인생 서사(Narrative)의 편집’을 담당한다.
이 DMN의 기능은 성경이 강조하는 ‘잠잠한 안식 속에서의 하나님과의 만남’을 생물학적으로 대변한다. 시편 46편 10절은 “이르시기를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라고 말씀하시며, 시편 23편 2절은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우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라고 선포한다. 우리가 세상의 복잡한 소음과 시각적 자극을 완전히 차단하고 하나님의 푸른 풀밭에서 가만히 안식할 때, DMN이 활성화되면서 비로소 상처와 왜곡으로 얼룩진 ‘나의 자아’를 주님의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내 삶 전체를 섭리해 오신 하나님의 서사 속에 나를 재배치하는 영적 안목이 열리게 된다.

하지만 하나님이 설계하신 이 아름다운 DMN 시스템에는 치명적인 양날의 검이 존재한다.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거나, 영적 통제력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DMN이 과도하게 과활성화되면, 뇌는 건강한 쉬어감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와 부정적 감정을 무한 반복해서 곱씹는 ‘반추(Rumination)’의 늪에 빠지게 된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들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보면 DMN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가만히 있을 때 뇌가 쉬는 것이 아니라, ‘나는 왜 이 모양일까’, ‘그 사람은 왜 나에게 그런 상처를 주었을까’라는 부정적 망상과 자책의 독성 폭풍을 스스로 만들어내며 자기 파괴적인 회로를 강화한다. DMN이 은혜의 정원이 아닌 상처의 지옥으로 변해버리는 순간이다.
◇말씀 묵상을 통한 DMN의 거룩한 조율과 안식
기독교 뇌치유상담은 이 길을 잃고 폭주하는 DMN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돌려놓는 영적 조율의 과정이다. 단순히 마음을 비우는 동양적 명상과 달리, 기독교의 치유는 마음에 하나님의 가득한 은혜를 채우는 것이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시편 1:2)”의 상태로 나아갈 때, 과열되어 우울을 양산하던 DMN은 성령의 터치 안에서 건강하게 조율(Modulation)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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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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