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회
▲일본 교회 ⓒ일본복음선교회
무목교회로 되어가는 교회들에서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성경 말씀을 중심으로 한 신앙 형성과 영적 훈련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세례 이후 신앙 성장을 돕는 교육과 제자훈련 체계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전도와 새신자 정착, 양육 사역이 활발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넷째, 외부 변화에 대응하기보다 기존 방식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무목교회를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 목회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성도들의 헌신으로 공동체를 지켜가는 교회들도 있다. 다만 목회자의 부재는 단순한 행정적 공백이 아니라 말씀 선포, 영적 돌봄, 제자훈련, 공동체 방향 설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무목교회의 문제는 교회의 존속 여부를 넘어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3. 무목교회를 위한 해결 방안

일본 무목교회의 문제는 단기간의 일회성 처방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과제이다. 단순히 한 명의 목회자를 파송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일본교회의 현실을 존중하는 장기적이고 관계 중심적인 접근이며, 함께 걸어가는 동역의 자세이다.

첫째, 지역교회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무목교회가 고립되지 않도록 인근 교회와 교단, 선교단체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설교 지원, 목회 상담, 교육 자료 제공, 행정 지원 등 실제적인 도움의 구조가 필요하다. 특히 독립교회와 단독교회는 평소 주변 교회와 관계를 형성하여 위기 상황에 함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평신도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세워야 한다. 일본교회는 목회자 한 사람에게 모든 사역이 집중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도 가운데 말씀을 배우고 공동체를 섬길 수 있는 평신도 리더를 세워야 한다. 순장, 구역장, 소그룹 인도자, 예배 봉사자, 심방 및 돌봄 사역자와 같은 평신도 리더들이 세워질 때, 목회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교회의 기본적인 영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리더십은 반드시 목회적 지도와 신학적 훈련 아래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도시교회와 지방교회의 협력이 필요하다. 도시교회는 비교적 풍부한 인적 자원과 사역 경험, 교육 및 재정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 반면, 지방교회는 인력과 재정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시교회는 지방교회를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동역자로 바라보며, 순회 설교, 청년 봉사팀 파송, 온라인 교육, 공동 수련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야 한다.

넷째, 성경 중심의 교회 회복이 필요하다. 교회의 생명력은 규모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진 신앙에서 나온다. 따라서 무목교회를 돕는 사역은 단순히 예배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말씀 교육과 제자훈련, 복음의 본질 회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작은 교회라도 말씀 안에서 건강하게 세워질 때 지속 가능한 공동체가 될 수 있다.

다섯째, 한국교회와 해외교회의 겸손한 협력이 필요하다. 일본교회가 외부의 관심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교회의 방식이나 성공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교회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함께 기도하며 장기적으로 동행하는 선교적 관계가 필요하다.

여섯째, 다음세대 양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무목교회의 문제는 결국 다음세대의 부재와 연결되어 있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복음을 듣고 신앙 안에서 소명을 발견하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 청년 캠프, 수련회, 선교학교, 성경교육, 멘토링 사역 등을 통해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은 일본교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수구 선교사
▲이수구 선교사
나가며

일본 무목교회의 증가는 일본교회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을 단순한 절망의 상황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위기는 동시에 새로운 동력과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일본교회의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안 되지만, 동시에 성급하게 개입하거나 자신의 방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일본교회를 존중하고 그들의 아픔에 귀 기울이며, 함께 기도하고 함께 걸어가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사도 바울은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사도행전 16:9)는 마게도냐 사람의 요청에 응답하였다. 오늘 일본의 무목교회 역시 우리에게 같은 선교적 동역을 요청하고 있는지 모른다. 무목교회는 일본교회의 약함을 보여주는 현장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가 다시 시작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랑과 겸손으로 오래 동행할 때, 하나님께서는 작은 교회들을 통해 다시 복음의 생명을 일으키실 것이다.

이수구 선교사(일본복음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