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할디를 화장으로 바르는 인도 신부 ⓒ위키미디어
요즘 전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는 1960년대 처음 알려졌는데요. 표면에 왕관 모양의 스파이크가 있어서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는 7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2002년 중국 광동성에서 최초 발병한 사스와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 발병한 메르스, 그리고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최초 보고된 우한 폐렴, 또는 2019년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의미로 사용하는 COVID-19가 현재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정체 모를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이 창궐할 때 인도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데요. 13억 5천만 인구 중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궁금증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전문가들은 인도에서 가장 흔한 향신료라고 할 수 있는 강황, 힌두어로는 할디(haldi)라고 부르는 '터메릭 파우더'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강황은 인도가 원산지인 생강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일반적인 의미로 통용되는 상황은 이 식물의 뿌리줄기를 의미합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상당량의 강황은 인도의 남부 지방에서 생산되는데요. 인도는 전 세계 강황 소비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탄두리 치킨을 비롯하여 북인도에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요리들이 할디가 없으면 안 되니 그 소비량이 얼마나 어마어마할 것인가를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할디는 4천 년 전부터 인도의 전통적인 향신료와 종교의식의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할디는 '황금 향신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요. 황금과 같은 짙은 노란색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지만, 황금과 같은 귀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할디의 맛은 약간 쓰고 자극성이 있으며 특유의 향이 있어서 커리라고 일컫는 북인도의 대부분의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인데요. 강한 노란색 때문에 치즈나 버터의 색깔을 내는 천연염색료로도 쓰입니다. 이러한 할디가 힌두교의 제사의식에 사용된 것은 샤프란 색이 가장 상서로운 색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힌두교의 전통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할디는 전통적으로 화장품으로도 쓰임을 받았는데요. 인도의 여인들이 결혼식 전날 신부의 화장으로 할디를 발랐는데 얼굴을 밝게 만들어서 예쁘게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항균작용을 해서 피부를 아름답게 만든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인도의 시골에서는 노란색의 할디로 화장을 한 시골여인네들을 가끔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자연의 식물을 의학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전해져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할디는 인도의 전통의학이라고 할 수 있는 아유르베다에서도 약재로 소개되는데, 할디의 주성분인 터메릭(Turmeric)이 가진 효과 때문에 그렇습니다. 할디가 뇌세포를 활성화하여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인도 사람들 중에서 치매환자가 드물다는 사실은 그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줍니다. 아유르베다에서는 할디가 몸의 균형을 맞춰주고 면역력을 강화하여 신체에너지를 강화하며 담석 제거, 기침 완화, 상처 소독, 축농증, 생리불순 등의 의학적인 효과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강황이 어혈(瘀血)을 깨뜨려 기(氣)가 정체된 것을 풀어서 순행시켜 주는 파혈행기(破血行氣) 및 경맥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통증을 멎게 하는 통경지통(通經止痛)의 효능이 있다고 하는데요.

요즘과 같이 정체 모를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시대 속에서 강황은 자연의 산물이자 하나님이 주신 선물임이 틀림없습니다. 최근 들어서 강황에 대한 다양한 연구는 강황의 여러 가지 효능을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 25년 동안 3,000개의 출판물에서 강황의 언급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강황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효능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항균, 항바이러스, 소염진통, 항암, 항산화, 심장과 간과 신장의 보호작용, 소화 등의 역할을 하기에 면역력을 증가시켜 준다고 합니다. 이러한 항균, 항바이러스 등과 같은 효능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면역력이 인도 사람들 가운데 있는지 모르겠습니다.(yoonsik.lee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