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일꾼들 41] 별밤 아래

국내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든 90년대 말, 저는 해외 시장 개척에 눈을 돌렸습니다. 여러 해 동안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여 공장 입지조건을 살펴보고 시장 조사를 했습니다. 그 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2000년 초 드디어 중국 천진에 첫 해외공장을 건립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현지화를 목표로 중국 단독 법인을 세웠는데, 모든 절차가 생각처럼 쉽진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주요 기계들을 공수하고 주재원을 파견하는 한편, 중국인 직원들을 모집하는 데에도 하루하루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천진 공장이 정착하기까지 수 년의 세월은 하나님께 다시 한번 간절히 매달리는 기간이었습니다. 한 달에 두 번씩 현장을 방문할 때면 한국 주재원들과 업무 시작 전 말씀을 나누고 천진 공장의 안정화를 위한 한마음기도문을 작성하여 기도했습니다. 업무를 마친 후엔 공장 숙소에서 스태프들과 모여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렇듯 한국 주재원들 사이에 아침예배와 저녁 감사예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함께 기도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낯선 타국에서 언어와 문화, 환경에 적응하기란 결코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공장의 안정화도 요원한 일처럼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산적한 문제들로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오는 것 같을 때면, 모두 잠든 늦은 밤 조용히 건물 밖으로 빠져 나왔습니다. 그리곤 바람에 반짝이는 별빛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하나님만은 여전히 저를 지켜보고 계시고, 누구도 제 마음 깊은 곳까지 다 알 수 없지만 하나님만은 제 심중을 꿰뚫어보고 소원을 들어주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고, 간절하고 애타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도움의 손길을 구하던 날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저희 기업은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심양, 북경, 상해, 신천, 광주 등 중국 전역에서 열리는 건축자재 전시회에 1년에 2~3번씩 참여해 전 세계에서 온 건축 관심자에게 제품을 홍보했습니다. 전문 잡지에 제품을 소개하는 기회도 자주 가졌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제품을 열심히 알린 결과 중국 시장에서 나름 인정을 받고, 판매도 늘어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한 번은 코트라와 협력하여 러시아를 비롯한 타지키스탄, 우크라이나 등에 시장 개척을 하기 위해 건축업체들을 방문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한 창호업체를 방문했을 때 저희 회사의 메인 카탈로그를 보관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연을 물어보니, 2~3년 전 중국 전시회에서 저희 기업 부스를 방문해 받은 카탈로그라고 했습니다. 제품 홍보에 기울인 노력이 열매를 맺은 것 같아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든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하나님은 기도의 응답으로 훌륭하고 뛰어난 현지인들을 많이 보내주셔서 관리, 생산, 영업 영역 등에서 각자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셨습니다. 그 덕분에 10여 년 만에 기도 목표였던 천진 공장의 현지화와 안정화를 이루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과정에서 때를 따라 인도하시며, 또 가장 좋은 길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장우 일터사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