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1.jpg“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렘29:10)

나라가 망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레미야는 절망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칠십 년이 차면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고국으로 돌아올 길을 여실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 예언의 의미를 바벨론에 포로로 사로잡혀 있던 다니엘이 발견한다. “곧 그 통치 원년에 나 다니엘이 책을 통해 여호와께서 말씀으로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알려 주신 그 연수를 깨달았나니 곧 예루살렘의 황폐함이 칠십 년 만에 그치리라 하신 것이니라.”(단9:2) 그리고 다니엘은 곧바로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고 주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기를 결심한다.

어찌 보면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이 바로 우리 조국의 다니엘 같은 분들이 아니겠는가?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분단을 맞이하여 69년이 지나도록 우리의 조국은 분단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 땅에 수많은 나라가 분단을 경험했지만, 이제 유일하게 우리의 조국만 분단국으로 남아 있다.

이제 드디어 분단 70년이 차는 해인 2015년이 밝았다. 영적으로 깨어있는 분들이라면,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간임을 느끼고 계실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자리에서 분단된 조국을 치유하고 통일 코리아를 세우기 위해서 교회가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교회는 십자가의 복음만이 70년 가까이 전쟁의 상처와 이념의 갈등으로 서로를 미워해 온 남과 북을 화해하게 하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확신해야 한다.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지금도 그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믿음은 기도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에스겔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실 것에 대한 메시지를 선포한 후에 다음과 같이 기도의 필연성을 말해준다.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니라.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겔36:37) 그렇다. 한반도의 통일도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루실 것이다. 그래도 우리 한민족이 이같이 자기에게 이루어 주기를 구해야만 한다.

이것이 우리가 교단과 교파, 개 교회와 단체의 장벽을 뛰어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함께 연합하여 기도해야 하는 이유다. 같은 지역에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함께 모여 조국의 통일을 위해 정기적으로 기도하는 일도 우리가 해내지 못한다면, 어찌 복음적 통일을 달라고 구할 수 있겠는가.

어떤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일회적인 이벤트로 기도하는 일에는 휘둘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이상을 꾸준히 조국의 복음적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를 지켜온 이들이 순수한 기도운동에는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는가. 2004년 부흥을 위한 연합기도운동, 2008년 쥬빌리 연합기도운동, 2011년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로 이어져 온 기도의 물줄기가 전국과 전 세계의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에 흐르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나고 있는 통일기도운동에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되시기를 축복한다.

또한 막연하게 통일을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하기보다 남북이 서로 더 자주, 더 많이 만날 기회를 정부가 만들어갈 수 있도록 여론을 형성하는 일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죽기 전에 가족의 얼굴만이라도 한번 보고 싶어하는 이산가족을 위해 상시적인 상봉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고,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를 북한지역 내에 더 많이 만들고 금강산뿐만 아니라 원산과 나진선봉, 백두산과 묘향산, 남포 등과 같은 지역에 관광특구를 더 만들고 서울과 평양에서 각종 스포츠 종목별로 국가대표들 간의 친선경기도 여는 일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종북 프레임에 갇혀서 북한과의 교류조차도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그래서 정부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사실 경제,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교류가 더 많아지고 접촉면이 넓어져야 ‘사실상의 통일’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다. 이렇게 양적인 접촉이 축적되면 북한사회 내부의 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다. 그런데 왜 우리가 그런 접촉을 두려워해야 하겠는가.

한국교회는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임하고, 교류협력을 확장해 갈 수 있도록 여론을 형성하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당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16:19)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교회가 남북 간에 원수 됨을 푸는 열쇠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고, 이 일의 대리자로 세워진 지도자들을 축복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람을 길러내는 일을 해야 한다. 교회에서 자라는 다음세대들을 통일세대로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씀이 선포되는 강단에서 목회자들이 통일을 설교해야 하고, 교사들이 소그룹 모임에서 통일의 비전을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남과 북을 다 경험한 탈북민들을 사랑과 믿음으로 양육하고 훈련하여, 그들을 통일 시대의 주역으로 세우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 이미 이 일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하며 사역을 감당해오고 있는 단체들과 사역자들이 많이 있다. 신뢰할만한 단체들을 연결하여 그들을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는 일도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 될 것이다.

이제 분단 70년이 차기까지 8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이 시간을 못 박을 필요는 없지만 그만큼 긴박감을 가지고 복음적 통일을 위해 교회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복음적 통일을 위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해야 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실상의 통일을 일구어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수 있도록 통일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 일꾼들을 길러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꼭 사단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이런 생각을 넣는다. ‘나 한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 사단이 주는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란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나를 통해 역사하시기 원하신다.” 이런 적극적인 생각으로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대한다.

오성훈 목사(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 PN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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