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은 자기 자신도 힘들게 하지만, 성도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누구든 심리적으로 열등감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면 결코 진리로 자유함을 누리지 못한다. 이는 성경말씀을 통해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어느 곳에서나 TV를 볼 수 있다. 전기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힘으로 세탁기도 돌리고 아파트의 육중한 엘리베이터도 끌어 올린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정전이라도 되면, 모든 것은 그 상태로 멈춰버린다. 35층에서 계단을 오르내릴 때야 모든 것은 전기의 힘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우월감을 느끼려고 하는 한 열등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월감을 갖고 있는 한 열등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특성이다. 우월감은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과도하게 부풀리거나 온갖 것들로 잘난 체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목에 힘이 들어간다. 허세를 부리고 거짓말하며 잘난 척하고 다니게 된다. 신체 부위마다 ‘뽕’을 넣고, 걷기 힘들 정도의 키높이 구두에 온갖 성형으로 자신을 감춘다.
그래서 ‘열등감의 힘’이란 대단하다. 열등감은 물과 같다. 누가 먹느냐에 따라 약 혹은 독약이 된다. 똑같은 물이지만 소가 마실 때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되듯 말이다. 또 열등감은 칼과 같다. 누구 손에 잡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다. 시퍼런 칼날도 주방장의 손에 잡힐 때 맛있는 요리가 준비되지만, 범인의 손에 잡힐 때 사람을 죽이는 흉기이다.
이처럼 열등감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만,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열등감은 어떤 사람에겐 성공하고 출세시키는 놀라운 마법이 된다. 열등감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영적 선물이요, 은사임을 믿자.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이 예수를 만났기에 제자가 되었고, 예수님께 쓰임 받았다. 제자가 되기 이전의 삶은 제대로 공부를 한 사람도 없었고, 먹고살 만한 사람도 적었다. 그들은 원래 우리와 마찬가지로 온갖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진 인물이다. 그런데 ‘나를 따라오라’고 하는 부르심에 응했을 때 삶이 변했다.
열등감에서 벗어나 천국에서 살기 위한 열쇠는 바로 ‘자신의 열등감을 인정하고 주님 발 앞에 털어놓고 고백’하는 것이다. 나의 부족함을 주님 앞에 숨김없이 털어놓자. 시골 출신인 것도, 병든 것도, 학벌이 없는 것도, 공부를 못하는 것도, 번번한 직장이 없는 것도, 내세울 가문이 없는 것도…. 평소 내가 생각한 나의 나약함을 털어놓아 보자. 그러면 하나님께서 나를 긍휼히 여기고 일하신다. 우리를 일등 제자로 삼으시며 함께 먹고, 마시고, 일하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하신다.
열등감을 잔뜩 갖고 있는 한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먹구름이 잔뜩 낀 날은 언제 소나기가 쏟아질지 모른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불안 불안하다. 열등감은 생각보다 무겁고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니는 악마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는 천사일지 모른다. 끊임없이 자신을 성장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멋진 도우미이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할 수 없듯, 목회자가 열등감을 갖고선 열등감에 지치고 병든 다른 사람들을 극복할 수 없다. 열등감은 행복인데, 그 행복을 맛본 사람이어야 타인을 쉴만한 물가로 인도할 수가 있다.
최원호 서울한영대학교 겸임교수, <열등감, 예수를 만나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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