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맨 포스터
▲배우 출신 작가 트윙클 카나가 무루가나탐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인도 영화 '패드맨' 포스터. 그는 가난한 여성들의 위생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여성 일자리 창출로 인도 사회 개혁에 공헌했다.
몇 달 전 인도에서는 '패드맨'(Pad Man)이라는 영화가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값싼 여성 생리대를 개발하기 위해서 열정을 쏟아 부은 타밀나두 주의 한 인물에 대한 전기적인 영화인데요, 인도의 여성 문제와 관련하여 이 영화는 왜 인도에서는 사회 개혁이 어려운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먼저 여자의 성인식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타밀나두 주에서는 여자아이가 초경을 하게 되면 대대적인 동네 잔치를 벌입니다. 여자아이가 이제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공포하면서 축하를 해주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종교의식과 전통적인 의식이 포함됩니다. 인류학에서는 이를 통과의례라고 하고, 초경이 진행되는 며칠 동안의 기간을 '경계선'이라는 의미의 리미널 기간이라고 부릅니다. 이 기간에는 방 안에서 잠을 못 자고, 집안과 바깥의 경계선에서 잠을 자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성인식을 하면서 정작 여자들의 생리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인도 사회의 문제입니다. 현재 인도에서는 80%의 여성들이 생리대를 쓰지 않고 깨끗하지 못한 천 조각을 생리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질병과 불임까지 생기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는 인도인들의 사고방식에 있어서 종교적인 사고와 전통을 중요시 여기면서, 여성들의 문제에 있어서는 전통적인 사고와 터부시하는 의식 속에 갇혀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아내가 생리 기간 중 불결한 천 조각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생리대를 사다줍니다. 그러나 가난한 시골 아줌마가 생리대의 가격을 보고는 도저히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때부터 아내를 위해서 값싼 생리대를 만들기 위한 주인공이 헌신적인 노력이 시작됩니다. 그는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기계공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생리대에 지나친 관심을 갖자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아내도 엄마도 그의 곁을 떠나갑니다.

천신만고의 고생 끝에 그는 값싼 생리대를 만드는 기계를 발명했고, 그해의 과학발명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합니다. 그는 영웅이 되어서 그의 고향으로 돌아왔고, 집을 나갔던 아내도 결국 돌아오게 됩니다. 일반 생리대의 3분의 1 가격 이하인 이 생리대를 생산하는 공장은 시골 여인들에게 직업을 제공했고, 주인공은 인도의 시골 지역에 생리대 생산공장을 지어서 그 지역의 여성들에게 직업을 제공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인도 29개 주 중에서 23개 주에 이러한 공장이 세워졌고, 106개국에 이 기계를 수출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비즈니스맨이 아닌 사회사업가로 불립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가난한 여성들의 위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업을 하기 때문이죠. 2011년 12%의 여성들만이 생리대를 사용했지만 2018년 현재는 20%의 여성들이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한 무명의 사회개혁가가 공헌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인 사고와 전통을 중시하는 인도 사회는 여성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아직도 전통적인 사고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1986년 인도의 한 지역에서는 남편을 잃은 과부를 산채로 태우는 '사띠'라는 의식에 반대하여 3천 명의 여성운동가들이 들고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항하여 인도의 전통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7만 명의 사람들이 들고일어났습니다. 닫혀진 사회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비전을 가진 한 사람의 고난과 희생이 필요합니다.

R 7to7 사역은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시골지역의 사역자들을 돕기 위해서 모바일신학교라는 이름으로 교회개척훈련학교를 시작하였습니다. 10년 전 아무도 이 사역에 주목하지 않았지만 현재 7개 지역에 훈련학교가 세워지고 현지인 사역자들에 의해서 이 사역이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은 철저히 현지교회를 세우기 위한 목적과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여름 3개 팀, 6명의 인도사역자들이 해외로 단기선교를 가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라이트 리(Bright Lee) 인도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