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이슬람교(99.9%)
-인구: 2천 7백만(기독교인 0.08%)
-박해정도: 극심함(11위)
-주 박해요소: 이슬람 극단주의, 이슬람극단주의가 혼합된 부족간 분쟁, 구조적 부패와 범죄

예멘(Yemen)은 2016년도 세계 박해 순위(World Watch List, WWL)에서 지난해보다 5점 상승한 박해지수 78점으로 11위를 기록했다. 예멘 기독교인이 느끼는 압력은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의 기독교 박해의 수준과 맞먹는다(현재 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전쟁 중임). 내전의 영향과 무슬림 과격분자의 세력 확장은 예멘의 기독교 억압 강도를 더욱 높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Saudi-led coalition) 부대가 지배하거나 지배했던 모든 지역에서 현지 기독교인에 대한 수니파(Sunni, 이슬람 최대 종파) 과격분자의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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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가려진 예멘 여성들. 사진제공=오픈도어선교회
예멘의 박해상황

1. 박해원인

예멘의 기독교 박해를 형성하는 주도적 요소는 이슬람 극단주의(Islam extremism)와 이슬람 극단주의가 혼합된 부족간 분쟁(tribal antagonism, blended with Islamic extremism)이다. 구조적 부정부패 및 범죄(organized corruption and crime) 역시 부차적인 박해 요소로 작용한다.

이슬람 극단주의: 예멘 헌법은 이슬람을 국교로, 샤리아법(Sharia, 이슬람의 법 체계)을 모든 제정법의 근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에게는 종교의 자유가 어느 정도 주어지지만 예멘 국민을 전도하거나 개종시키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실제 몇몇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독교 전도 활동의 혐의로 강제 추방당한 바 있다. 무슬림의 개종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예멘인이 이슬람교를 벗어난다면 사형을 언도받을 수도 있다. 국가의 모든 주요 종교 당국이 예멘의 이슬람적 정체성 보존을 공개 지지하며, 이를 위반하는 시도 일체를 압력하고 경고한다. 더러는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행사를 조장하는 극단적인 종교 지도자도 있다.

부족간 분쟁: 예멘의 부족 사회는 오늘날에도 견고함을 자랑한다. 부족 경영에 있어서는 정부가 아닌 부족 전통의 치리 방식이 우선권을 가진다. 따라서 수많은 지역에서 부족 장로들이 국가 헌장이나 정부의 지침과 무관하게 이슬람 전통에 기반하여 법을 집행하고는 한다. 더욱이 정부는 부족 간 갈등에 개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는 신체적 범죄나 불법 감금이 일어나는 경우에도 여전하다. 부족의 법과 전통은 부족 구성원이 부족을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여성의 경우 타부족 남성과 결혼할 수 없으며(기독교인과의 결혼은 더더욱 금지되어 있다), 이에 불복할 경우 추방당하거나 살해될 수 있다. 이를 두고 한 정치분석가는 “예멘 모든 부족이 이슬람을 지배적인 정체성으로 여기며, 주로 부족 사회가 배교한 사람들에게 ‘정의의 응징’을 가하는 주체가 된다”고 평론했다.

구조적 부정부패 및 범죄: 처벌의 부재(impunity)와 무정부 상태(anarchy), 그리고 부정부패(corruption)를 수단으로 자기 배를 불리는 세력들이 있다. 특히 외국인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금전을 노린 유괴 등 범죄가 자주 발생하며, 이는 외국인은 부유할 것이라는 인식과 기독교인에 대한 반감으로 인한 것이다. 내전으로 인해 국가가 혼란과 무법 가운데 있는 현재, 부정부패 및 범죄로 인한 예멘 기독교 박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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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두 선교사의 무덤. 사진제공=오픈도어선교회
2. 박해배경
예멘은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다. 아랍 전통의 북예멘(예멘 아랍 공화국)과 사회주의 국가 남예멘(예멘 인민 민주 공화국)은 오랜 전쟁 끝에 1990년에 통일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 예멘 남부에서는 분리주의 운동이 격렬하게 일어나며 끈질기게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2012년 반정부 시위대가 전 대통령 알리 압둘라 살레(Ali Abdullah Saleh)를 퇴진시킨 이래, 예멘에는 정치적 혼란과 더불어 산발적 폭동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 권력의 공백을 틈타 알카에다 연계 조직 다수를 포함한 무장 세력과 반군들이 예멘 각 지역을 점령하려고 전쟁하고 있다.

2014년 9월, 후티(Houthi)라는 시아파(Shiite, 두 번째로 큰 이슬람 종파) 반군 조직이 변질되어 예멘 주요 과격 수니파 정당 세력들과 전쟁하기 시작했다. 후티는 결국 수도 사나(Sanaa)에 위치한 공항과 주요 부서들을 손아귀에 넣고 예멘 북부를 점령했다. 2015년 3월, 후티 반란으로 인해 전 대통령 압드 라부 만수르 하디(Abd Rabbuh Mansour Hadi)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대피했다. 3월부터 전투가 시작되었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공군의 지원을 받아 예멘 정부군과 남부 민병대는 2015년 7월 마침내 후티로부터 아덴 시(Aden, 예멘 남부의 항구 도시, 하디 대통령의 고향)를 탈환했다. 이와 동시에 알카에다 아라비아 반도 지부(Al Qaeda in the Arabian Peninsula, AQAP)는 예멘 남부까지 통제 범위를 넓히며 세력을 확장시켰다. 또한 이슬람 국가 연계 조직들 역시 전쟁으로 피폐한 예멘에 들어와 있으며, 지난 3월부터 시아파 무장 세력과 정부 관련 조직 양쪽 모두에게 공격을 개시했다.

중동 전문 매체 알 모니터(Al-Monitor)는 “후티와 정부 당국의 분쟁으로 인해 과격주의가 형성되고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IS는 후티와 알케에다 반도지부(AQAP) 양쪽 모두에게 주요 대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예멘은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 아라비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예멘 인구의 약 80%가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인구의 절반(1,300만 명) 가량이 식량 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인구의 54%가 빈곤선(poverty line, 해당 국가에서 생존하기 위한 최소 소득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통계에 따르면 120만 명의 예멘 아동이 급성 영양 실조를, 50만 명이 중증 영양 실조를 앓고 있으므로, 예멘의 기아 위기는 세계 최악의 수준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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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Aden)에 위치한 크리닉크라이스트 교회. 사진제공=오픈도어선교회
3. 예멘의 기독교 유형들
박해 받는 예멘 기독교는 다음의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 외국인 또는 이민 기독교인: 예멘 기독교 인구의 대부분이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남아시아, 동아시아, 아랍 국가에서 유입된 외국인 노동자이거나 주로 에티오피아에서 온 난민이다. 이들은 대부분 로마 가톨릭 신자이거나 영국 성공회 교도다. 에티오피아 난민 중에는 동방 정교회(Orthodox) 신자도 있다. 내전으로 인한 보안 문제로 서구 국가 출신의 외국인 다수가 이미 예멘에서 철수했다.

•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Muslim Background Believer, MBB): 무슬림에서 개종한 현지 기독교인은 극심한 핍박 아래 놓여있기에 사실상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들은 정부로부터 구금을 당하고 친족의 박해를 받을뿐더러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들 이슬람 세력들은 다시 이슬람으로 돌이키지 않는 배교자들을 죽음으로 위협한다. 현지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의 규모는 몇 백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멘의 모든 기독교인이 이슬람으로부터 극심한 핍박을 당한다. 기독교인의 대부분이 외국인이라는 사실도 이에 한 몫 한다. 이들은 비무슬림 일뿐 아니라 종종 국가와 부족 정체성에 대한 침입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예멘에서 매우 활동적인 알카에다 아라비아 반도 지부(Al Qaeda in the Arabian Peninsula, AQAP)는 그 존재 자체로 국내 기독교인에게 위협이 되며, 이미 여러 차례 기독교인을 공격, 유괴 또는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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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숫자들은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표기됨. 천 단위로 읽지 않음. 사진제공=오픈도어선교회
4. 삶의 영역에서의 박해와 폭력
• 박해의 형태: 현재 예멘에서 보이는 박해는 부족 간 적대감이 섞여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유형이다.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폭력 빈도를 나타내는 그래프에서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 영역까지 평균 지수는 14.6으로서 작년 지수인 14.095보다 높게 나타났다. 폭력 빈도는 2015년 세계박해순위 지수 2.037부터 시작하여 5.371까지 꾸준히 증가하였다. 이런 불안정한 박해 상황들은 현재 혼돈과 무법 상태인 내전 상황의 예멘을 잘 반영하고 있다. 박해 유형에 관한 그래프가 보여주듯 특히 교회와 개인에 대한 압력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힘든 삶을 살고 있으며, 특히 무슬림 출신의 개종자들(MBBs)이 가장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 개인적인 영역
: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은 자신의 믿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다. 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인상을 풍기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반해, 국외에 거주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개인적으로 믿음을 표현하는 것이 비교적 더 자유롭다. 극단적인 무슬림들이 지배하는 지역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드리는 가정예배는 점점 위험해지고 있으며, 알카에다는 나라의 많은 영역에서 그 영향을 행사하며 다스리고 있다.

• 가족적인 영역
: 모든 예멘 국민은 무슬림으로 여겨지게 된다. 가족 구성원 중에 누구라도 이슬람의 믿음을 버리는 것은 무슬림 가족에게 상당히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은 가족에게 신앙생활이 발각될 경우 살인이나 물리적인 폭력을 당하는 극심한 위험에 놓여 있다. 예멘에서 기독교인은 공개 결혼식을 할 수 없으며,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도 이슬람 의식에 따라 결혼해야 한다.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은 자신들의 자녀를 기독교인으로 등록할 수 없다. 그들의 자녀는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이슬람 교리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이혼한 가정의 자녀 양육권의 경우, 가족 구성원이 무슬림이면 그리스도인은 그 가족에서 제명당하는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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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한 무슬림 사원의 모습. 사진제공=오픈도어선교회
• 지역사회적인 영역: 이슬람 사회인 예멘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특히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에게 암묵적으로 위협당하고 있다. 이런 위협들은 어떤 형태로든 그리스도인들이 공개적인 종교생활을 단념하도록 유도한다.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이 공식적인 불법으로 지정된 이후,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은 지역 이슬람 공동체로부터 정부당국에 개종 사실을 신고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 가운데 여성들은 아직도 무슬림으로 간주되어 베일을 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기독교적 믿음이 발각될 경우, 그들은 가족 구금이나 결혼을 강요받는 위협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외향적인 여성들 역시 피해를 입는다. 여성들이 베일을 쓰지 않는다면, 특히 작은 마을일수록 괴롭힘을 받는 경우가 많다.

• 국가적인 영역: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은 이슬람 율법과 국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은 믿음이 발각될 경우, 죽음의 위협에 놓일 수 있다. 내전이 일어나는 동안 외국인 및 이민자 그리스도인들이 무슬림들을 개종시키는 데 활발하게 관여한다면, 투옥이나 추방과 같은 국가 차원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정부가 정치적인 현안에 더 집중할 동안에는 대부분 조금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탄압해 왔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활동들이 예멘을 매우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외국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해 예멘의 그리스도인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감시당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그들에게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슬림들은 다른 종교를 가진 자들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린다. 현재 시아파 반란군과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리가 국가의 많은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국가의 무법 상태 아래에서 고통받고 있다.

• 교회적인 영역: 아덴 지역을 제외하고 예멘에서는 교회가 금지되어 있다. 외국인 그리스도인과 난민을 위해 세워진 아덴의 공식적인 교회 네 곳도 내전으로 파괴되어 교회의 기능을 상실하였다. 그래서 이민자 그리스도인들은 대부분 예배를 드리기 위해 개인 숙소로 모인다.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은 그들만의 모임을 가지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그들은 비밀장소에서 모여야만 한다.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은 불법이며, 아라비아반도에서 다른 기독 서적들을 비롯해 성경을 가르치고 출판하며 수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 폭력적인 영역: 기독교인으로 개종 시, 특별히 가족 내에서와 수니파 반란군, 규모가 더 작은 시아파 반란군, 또는 급진주의 세력으로부터 폭력을 당하게 된다. 한 지역 출신 그리스도인 두 명이 지난해 기독교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었고, 무슬림 출신 개종자들은 나라 안에서 숨어다니거나 탈출해야만 한다. 폭탄이나 내전으로 파괴된 교회가 적어도 세 곳이나 된다. 이런 파괴 규모들은 단순히 내전으로 인한 결과인지 종교적 동기로 인한 결과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슬람이 태동한 아라비아 만에 현재 교회가 존재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에는 아덴에 있는 성요셉 성당에 복면을 한 군대가 불을 질러 교회가 다 타버렸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측한다. 내전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개방되었는데, 2015년 12월 아덴에 있는 성당은 군인들이 성당 내부에서 계획적으로 폭탄을 폭발시킨 이후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이 교회는 이미 2015년 5월 사우디인이 이끄는 공중폭격으로 파괴된 상태였다.(계속)

오픈도어선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