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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은 발견되고 해석되길 기다리는 메시지 "왜 그럴까?"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하게 해주는 질문이다. 또한 내가 이 세상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적어도 내 주변만큼은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해준다. 그래서 "왜 그럴까?"라는 질문은 결국엔 "...할 수 있을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궁금한 것들이 줄어든다. 어른의 삶이란 매일 자신의 눈앞에 닥친 임무들을 수행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매사 호기심을 가질 여유와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호기심을 되살리려면 "왜 그런지 궁금한데요?"라는 질문을 생활화하면 된다.

"왜 그럴까?" "그럼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백 분리교육 같은 사회 문제를 살펴보자. 지난 20년 동안 사실상 흑백 분리교육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학교는 인종과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점점 더 분리되고 있다. 여기서 필요한 질문이 바로 "왜 그런지 궁금한데요?"이다. 열정적인 교육 운동가들과 교육학자들이 이 질문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그들이 찾아낸 정답은 상당히 직설적이다. 인종차별 폐지 법령은 언제나 일시적일 수밖에 없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법적인 제재가 풀리면서 흑백 통합교육 프로그램은 다시금 무산된다. 지역사회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학교도 서로 분리된다. 최근 설립되는 차터 스쿨(정부의 지원은 받지만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은 인종 통합학교라는 취지보다는 가난한 유색인 학생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교육 운동가들이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하고 이에 답하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도 이어지게 되었다. 다양한 인종이 함께 어울려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학생들에게 자신의 거주 지역 외의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기회를 더 주면 어떨까? 이런 질문을 통해 교육 운동가들은 끊임없이 흑백 분리교육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 모았고, 이러한 노력으로 미국 교육부 장관 존 킹도 흑백 통합학교와 다양성을 교육부의 중점 과제로 삼았다. 흑백 통합학교가 예외적인 곳이 아니라 일반 학교가 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개인들이 끊임없이 "왜 그럴까?", "이러면 어떨까?"라고 질문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상태를 도저히 바꿀 수 없다고 받아들였다면 킹 장관은 인종학교 통합을 연방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하버드 마지막 강의』 중에서
(제임스 라이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192쪽 / 12,500원)<북코스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