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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반스(Matthew Barns) 오픈도어 선교사는 최근 한국오픈도어선교회(이사장 김성태, 공동대표 신현필) 창립 22주년 기념 ‘오픈도어의 밤’ 강사로 방한해,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기독교인과 난민들이 어떻게 고난과 핍박 가운데서 하나님의 임재와 사랑을 경험하는지 생생한 사례를 전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전문 사역자인 그는 지난달 24일 저녁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오픈도어의 밤 행사에 이어 25일 신반포교회에서도 같은 주제로 설교하며 “핍박자 사울을 찾아갔던 아나니아와 같은 사람들이 오늘날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스 선교사는 “예수님이 이땅을 떠나신 직후 교회는 성장과 동시에 박해를 받기 시작했다”며 “사울의 암묵적 동의 아래 스데반은 돌에 맞아 죽었고, 그 직후 성도들은 도망쳐야 했다. 사도행전 9장에서 사울이 다메섹에 올 때도 그리스도인들은 공포에 질렸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에도 중동, 북아프리카에는 도망치고, 소유물을 버리고 집을 떠나는 일이 쉴새 없이 일어나고 있다.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 신자들은 협박, 폭력, 강제 이혼, 살해, 자녀 유기 등을 당한다”며 이들의 사례를 전했다.

박해받는 중동, 북아프리카의 그리스도인들

여러 날 동안 이슬람국가(IS) 군인들이 마을로 온다는 소식을 듣던 ‘핫삼’과 어머니 ‘알마사’는 2014년 8월 어느날 밤, 갑자기 군인들이 침략하자 소유물을 챙길 시간도 없이 도망쳐야 했다. 반스 선교사는 “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세우기 원했고, 이슬람법인 샤리아는 기독교인이 되는 자유를 종식시키려 했다”며 “핫삼과 알마사 외에도 10만 명이 넘는 그리스도인이 집을 떠나 피난 갔고, 난민들로 넘쳐난 도시에서는 교회가 마당을 개방해 이들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지역교회가 난민을 도울 수 있도록 식량과 텐트를 지원하고 아이들이 지낼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오픈도어가 가옥 재건을 도와준 ‘노아’의 가족은 “이 어려운 시기에 하나님의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키파’라는 젊은 무슬림 여성은 자녀가 기도 받고 치유되면서 예수님을 만났다. 기도의 능력을 경험하며 예수를 믿기로 작정한 그녀는 가족에게 돌아가면 죽임당하기 때문에 도망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남편에게 강제 이혼을 당했고, 타국에서 교회 교사로 섬겼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생명의 위협을 받았고 자녀들과 새 남편과 도망쳐야 했다.

‘마이샴’처럼 집에서 쫓겨나는 성도들도 있다. 가족은 그녀를 딸로 인정하지 않았고, 그의 오빠는 동생의 개종 사실 때문에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 반스 선교사는 “어느 날 오빠는 마이샴의 얼굴을 때리려고 했지만 공중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그의 치려는 손을 붙잡았다고 한다”며 “그 오빠는 다시 마이샴의 무릎을 발로 차려고 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발까지 막으셨다고 했다.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오빠가 마이샴을 구타하지 못하게 막으셨다”고 말했다. 마이샴은 결국 집에서 쫓겨나 독신으로 지내다 교회 안에서 새로운 기독교인 청년을 만났다. 그들은 가정을 이루려 했지만. 가족은 결혼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반스 선교사는 “리비아에서는 이집트 청년 21명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신앙을 이유로 살해당했다”며 “가장 힘든 순간, 가장 어두운 시간에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신다. 예수님은 21명이 순교할 때 그들과 함께하셨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경찰서에 불려가 조사받고, 감옥에 갇히며,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가 없고 학교폭력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는 “고난과 삶의 큰 위기들은 우리가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도록 하며, 하나님을 더 의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고난받는 교회도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해는 그 자체로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박해에) 대응하느냐이다”라며 “우리는 하나님께 돌아서고,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며, 바른 방향과 진정한 위안이 성경에 있음을 알고 성경을 열심히 읽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가 만난 시리아에서 온 14세 난민 소녀는 기독교인이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6주 만에 성경을 전부 읽었다고 했다.

박해자들에게 다가가는 이 시대의 ‘아나니아’들

반스 선교사는 “하나님은 박해자를 당장 멈출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기 원하시고 아나이아를 보내 개입하기를 원하신다”며 중동에서 이 시대의 아나니아로 사역하고 있는 현지인 사역자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레바논의 ‘나지’ 목사는 수십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그들을 위해 교회를 개방했다. 시리아는 레바논의 적국이기 때문에, 이 일을 정말 원치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려 난민들을 수용했다. 지금 나지 목사의 교회 성도 대부분은 무슬림 배경을 가진 신자들이며, 수백 명의 새신자가 참여하는 40개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교회로 성장했다. 시리아 난민 사태가 벌어질 즈음, 나지 목사 교회의 성도 50여 명은 이제 40개의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인도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북아프리카 출신 ‘라빕’ 역시 아나니아로서 사역하고 있다. 기독교 방송을 듣고 전화하거나, 홈페이지를 방문해 연락하는 이들의 전화 상담 사역을 하는 라빕은 한 달에 최소 1천 통 이상의 연락을 받는다. 정부당국자나 무슬림이 속이고 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사역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오늘날 많은 중동 사람이 진정한 진리와 가치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에서의 세례는 그리스도인으로 확인받는 마지막 절차로, 많은 나라가 개종을 목적으로 한 세례를 공식적으로 금지한다. 그러나 오픈도어의 지원을 받는 지역 교회 목사들은 주민들의 협박과 폭력에도 불구하고 무슬림 신자들에게 세례를 주고 교회를 세워나가고 있다. 위협을 무릅쓰고 새신자들에게 세례를 주는 또 한 명의 아나니아인 알제리 출신 ‘무슬리’ 목사도 그중 한 명이다. 그 대가로 가족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계속 협박받아 왔고, 길을 걸어갈 때 마을 사람들에 맞거나 심지어 길거리에서 사모가 구타당하기도 했다. 무슬리 목사 가족은 사막 마을에 교회를 세워 현재 80여 명의 그리스도인이 있으며, 그로 인해 주변의 작은 마을에도 100여 명이 넘는 그리스도인이 생겨났다.

반스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주님 안에서 한 몸이다.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박해받고 감옥에 갇혀 있다면 기도해야 한다”며 “그들이 강하고 든든하게 예수님을 붙잡을 수 있도록 이 사역의 협력자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종만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사무총장은 “최근에도 에티오피아에서 122명의 청소년이 신앙을 이유로 집에서 쫓겨났다”며 “주님 때문에 고통받지만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고 있는 성도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우리도 어떤 모습이든 늘 함께하시는 주님을 붙들고, 어떤 문제라도 나를 더 하나님께 인도하시는 것임을 믿고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