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계와 정계 지도자들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17) 피격 사건의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고 기도를 요청했다.

세계복음연맹(WEA) 제프 터니클리프 총재는 먼저 "사고 원인이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현지에서 지속되고 있는 갈등과 관련된 세력의 적대적 행위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WEA는 무고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벌어진 이 같은 폭력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터니클리프 총재는 "WEA의 전 세계 가족들에게 이 비극적 사고로 인해서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국민을 잃은 나라들을 위해서 기도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 지역의 갈등이 평화적이고 지속적인 해결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시금 기도하자"고도 전했다.

터니클리프 총재는 이번 사고에 대해 "어떤 복잡한 갈등이라도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도 "이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 준 비극이고, 특히 WCC의 이웃이자 파트너인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전문가들과 HIV/AIDS 연구자들을 포함해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는 더욱 큰 슬픔일 것이다"고 애도했다. 이번 사고로 전원 사망한 300여 명의 승객 가운데 100명 가량은 이달 20일부터 25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국제에이즈학회(IAS)의 'AIDS 2014' 컨퍼런스에 참석하려던 에이즈 분야 저명 학자들과 전문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베이트 총무는 "WCC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모든 이들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할 것"이라며, "이들의 마음과 영혼이 치유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비극적 사건은 폭력 위기로 고도로 긴장된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우리가 왜 이 지역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고도 강조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말레이시아를 위한 기도 역시 요청하며, "몇 개월 간격으로 또 한 번의 비극적인 여객기 사건을 겪고 있는 말레이시아 국민들에게도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WCC의 이사벨 아파워 피리(Isabel Apawo Phiri) 건강과 디아코니아 분야 부총무는 희생된 에이즈 분야 전문가들을 특히 애도하면서 "WCC는 WHO 소속 전문가들을 포함한 100여 명의 에이즈 사역자들의 사망 소식에 슬픔을 느낀다"며, "사망자들 가운데 일부는 내가 개인적으로 교제하고 함께 일하던 이들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피리 부총무는 "그런 의미에서 WCC 역시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들의 희생이 전 세계적인 에이즈 연구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많은 세계 교계 지도자들은 이번 여객기 피격 사건에 슬픔을 표하고 교인들에게 함께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가톨리 교회 수장인 스비아토슬라프 세브추크 대주교는 "우크라이나의 모든 교회가 무고하게 숨진 이들의 영혼들이 영원한 안식을 찾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고통 받은 모든 사람들 모두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교회들은 기도로 연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주교는 이어 "이 비극적 사건은 악이 실재하며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임을 드러내 보여 준다"며,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자"고도 전했다.

말레이시아 가톨릭 교회의 쿠알라룸푸르 교구도 성명을 내고 "이번 여객기 피격 사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희생자들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영원한 안식을 주시도록 우리 모두 기도하고, 복수심이나 분노, 비난보다는 하나님께로 돌아가자"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onetsk People's Republic)이 위치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발생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최근의 지역 불안정을 틈타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대에 대한 반란 행위를 꾀해 왔다. 이들은 이번 여객기 피격 사건에 대한 책임은 부인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공격의 배후에 있는 세력을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모든 미국 국민은 사망한 탑승객들의 가족들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한다"고 전했으며,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전을 회복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보여 주는 끔찍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부통령 역시 애도를 표하면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책임이 있는 이들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하면서, "희생자 가족들과 지인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리오우 티옹 라이 교통부 장관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여객기 격추 행위를 규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장 많은 국민을 잃은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은 "비극적인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희생자들의 가족들과 지인들, 동료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독일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