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즈스탄의 코쉬 코그론(Kosh-Korgon) 지역 출신 3명의 남성이 국경을 넘어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가 탈레반과 함께 전투를 벌였다. 그 후 이들은 무장 대원의 모습으로 중앙 아시아의 화약고인 고향으로 돌아와 아프가니스탄 방식의 반군 운동을 선동하였다. 지난 2009년 6월 말까지 이들은 어느 한 집에서 러시아제 무기들을 쌓아 놓고 불법 복제된 무술 영화들을 보며 은신해 있었다.
이들의 실제 계획은 절대 밝혀지지 않을 것 같다. 키르기즈스탄 정보부는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온 직후부터 이들을 감시해 오다 얼마 전 급습하였다. 정보부 요원들과의 전투에서 3명중 한 명은 수류탄으로 자폭하여 죽었고 2명은 사살되었다.
이 소탕 작전은, 최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전투 경험을 가진 이들이 중앙 아시아 국가들로 돌아와 지역 무장 세력을 만들거나 중앙 정부의 통제가 다소 느슨한 북쪽 지역으로 이동할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각국의 정부가 이들을 소탕하려고 벌인 여러 작전 중 하나이다.
중앙 아시아의 고위 관리들과 정보 분석가들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NATO 군의 거센 공세로 탈레반과 함께 전투를 벌이던 중앙 아시아 국가 출신 반군 대원들이 자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키르기즈스탄의 수도 비쉬켘(Bishkek)에 있는 종교, 법, 정치에 대한 독립 분석 연구 센터(Independent Analytical Research Center for Religion, Law and Politics)의 카디르 마리코브(Kadyr K. Malikov) 소장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한 이들이 그곳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투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곳에서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중앙 아시아의 좀더 평화로운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리들과 정보 분석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의 결과 중 하나로 중앙 아시아에 존재하는 이슬람 세력이 강화되는 것인데, 특히 키르기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그리고 타지크스탄에 걸쳐있는 페르가나(Fergana)계곡이 그 장소라고 보고 있다. 이 세 국가는 모두 과거 소비에트 연방에 속해 있다 독립하여 세속주의 정교 분리 원칙을 갖고 있는 정부와 지도자들의 통치아래 놓여 있지만 무슬림이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는 나라들이다.
페르가나 계곡은 가난과 무장 세력의 난립 그리고 허술한 국경관리로 인해 중앙 아시아에서 가장 불안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5년 이 계곡의 우즈베키스탄 영내에서 우즈베키스탄 정부군이 반(反)정부시위를 하던 수백 명의 시민들을 죽이기도 했다.
중앙 아시아에서의 이슬람 급진주의 확산에 대한 염려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중앙 아시아 정부들은 정치적 자유를 심하게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오래 동안 이슬람 급진주의 확산의 위협을 이용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의 징후들이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암시하는 것이라면, 중앙 아시아 국가들에 아프가니스탄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군사기지들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다른 NATO회원국들은 이로 인해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
오바마 정권은 최근에 미국의 군대가 비쉬켘 수도 외곽에 있는 주요 공군기지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키르기즈스탄 대통령으로부터 허락을 얻어냈다.
페르가나 계곡에 위치한 한 이슬람 사원의 이맘(imam, 이슬람 성직자, 역주)은 2006년 이슬람 극단주의자라는 이유로 정보부 요원에 의해 살해당했다. 이 사원은 범(氾) 국가적인 무슬림 국가를 세우려는 세계적 이슬람 단체 히즈붓 타히르(Hizbut-Tahir)의 추종자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추종자중에 한 사람인 60세의 누만잔 투르구노브(Noomanjan Turgunov)는 미국을 돕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믿음과 양심을 판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탈레반이 자신들의 신앙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이것은 이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탈레반을 지지하며, 오직 신만이 탈레반이 중앙 아시아로 진출할 지를 알고 있지만 자신은 탈레반이 이곳으로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누만잔은 키르기즈스탄 대통령이 미국이 주는 돈 때문에 신앙을 팔았다고 불평했다.
이슬람 단체 히즈붓 타히르는 키르기즈스탄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되어 있다. 2009년 8월 페르가나 계곡에서 가장 큰 키르기즈스탄의 도시 오쉬(Osh)에서 이 단체의 몇몇 추종자들이 급진주의를 선동한 죄목으로 체포되었다.
페르가나 계곡 사람들이 품고 있는 생각들과 상관없이, 중앙 아시아의 몇몇 전문가와 야당 정치인들은 반정부 이슬람 세력의 부흥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중앙 아시아 국가들이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속했던 수십 년 간의 영향으로 세속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전문가들과 야당 정치인들은 탈레반 자체가 중앙 아시아의 민족들과는 다른 파쉬툰(Pashtun)이라는 소수 부족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탈레반이 다른 지역에서 세력을 얻기에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들은 만연해 있는 부패와 마약 거래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정부 관리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감추기 위해 단순 강도 집단을 테러분자들로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페르가나 계곡에서 국가 보안 요원들이 마약 거래를 하는 예도 실제로 있다고 키르기즈스탄의 야당 정치인 아사 오무르쿠로브(Isa Omurkulov)는 말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급진주의 단체는 지난 1990년대에 탈레반과 함께 오랫동안 싸웠던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운동(Islamic Movement of Uzbekistan)이지만,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NATO연합군에 의해 그 영향력이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 아시아의 정부들은 최근의 테러 사건들을 이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단체의 부활과 연결시키지만 사실을 증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키르기즈스탄의 정부관료들은 코쉬 코르곤에서 사살된 이 이슬람 단체의 지도자가 파키스탄에서 훈련 받았고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운동과 연계되어 있다고 의심 받아온 32세의 하산 술레이마노브(Hasan Suleimanov)라 확인했다.
러시아 또한 중앙 아시아에 군사기지를 가지고 있으며, 이슬람 극단주의가 러시아의 무슬림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사실에 긴장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페르가나 계곡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부분적인 이유로 자국의 군사 기지를 이 지역에 세우는 것에 대해 키르기즈스탄과 임시 조약을 체결했다. 이 기지는 키르기즈스탄에 위치한 러시아의 두 번째 군사기지가 될 것이다.
키르기즈스탄의 구르만벡 바키예브(Kurmanbek Bakiyev)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 선거 운동을 위해 (이슬람) 급진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고 2009년 7월 23일 치러진 선거에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선거는 각종 선거 비리와 상대방 후보자를 향한 폭력으로 얼룩진 선거였다.
바키예브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가 요청한 군사 기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말했다. 그는 또한 키르기즈스탄이 위급하지는 않지만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키예브 대통령은 8명의 급진주의자들이 페르가나 계곡의 키르기즈스탄 영내에서 사살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체포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살되고 체포된 이들 모두가 테러분자로 활동하기 위해 파키스탄에서 특별훈련을 받았는데 그들이 소지하던 무기와 탄약 그리고 문서들이 이 사실을 증명해 준다고 주장했다.
바키예브 대통령의 주장은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없다. 페르가나 계곡의 이슬람 사원에 출석하는 무슬림들은 정부가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러한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깊이 의심하고 있다.
페르가나 계곡 주민인 33세의 상인 딜샷 룸바에브(Dilshat Rumbaev)는 페르가나 지역은 무장 세력도 없고 위협도 없으니, 모두가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69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