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표 커피숍인 카페 커피데이
▲인도 대표 커피숍인 카페 커피데이 매장 모습. ⓒ위키피디아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국인의 커피 섭취 빈도가 김치와 쌀밥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국에서 커피가 단일 음식 기준으로는 주당 섭취빈도가 12.2회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커피가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커피는 에티오피아의 고산지대에서 9세기(또는 11세기)에 칼디라는 염소지기에 의해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우연히 염소들이 빨간 베리를 따먹고 활발하게 뛰면서 그날 밤에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모습을 목격한 염소지기는 자신도 열매를 직접 섭취하면서 피곤을 덜어주는 커피의 효능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커피는 곧 이집트와 예멘으로 전파되었고, 15세기에는 페르시아와 터키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이러한 커피가 인도에 유입된 것은 1600년 경인데요. 인도의 수피, 곧 이슬람 신비주의 스승이었던 바바 부단 (Baba Budan)은 메카로 가는 순례의 길에서 예멘의 커피 산지였던 모카(Mocha)에서 커피라는 음료를 처음으로 맛보고 비밀리에 7개의 커피원두를 인도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바바 부단은 자신의 거처에 있는 앞마당에 7개의 커피원두를 심게 되는데요. 인도에서 커피의 기원이 된 이 지역이 현재도 가장 많은 커피가 생산되는 남인도 카나타카주의 치카마갈루라는 도시였습니다. 커피가 상업적인 품목으로써 대규모 농장에서 생산된 것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으면서 이뤄졌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커피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커피 벨트는 적도를 중심으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 사이에 놓여져 있는데요. 세계적인 커피의 산지 에디오피아와 콜롬비아가 여기에 속해 있고, 인도에서도 가장 많은 커피를 생산하는 남인도의 3개 주, 카나타카(71%), 께랄라(21%), 타밀나두(5%)가 여기에 속해 있습니다. 이 중에 카나타카주가 커피의 기원이 된 지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현재도 71%의 커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커피원두는 크게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구분이 되는데 아라비카 커피는 향과 맛이 좋고 카페인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부드럽고 풍미 있는 맛을 제공하는 반면에, 로부스타는 맛이 떨어지고 저렴해서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쓰이게 됩니다.

인도의 커피산업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60만 명의 고용 효과를 가지고 전 세계 커피 생산의 4.5%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제가 성장하고, 소위 화이트 컬러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인도의 커피 산업도 급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대표적인 커피숍인 카페 커피데이(Cafe Coffee Day)는 인도 커피의 원산지였던 치카마갈루에 2만 에이커의 커피농장을 건설하였으며, 1996년에 첫 번째 숍을 오픈한 뒤로 2018년 현재 인도 전역에 1,722개의 숍을 오픈했습니다. 커피산업은 인스턴트 커피 시장과 원두커피 시장으로 양분되는데요. 인도에서는 인스턴트 커피 시장의 성장이 원두커피 시장의 성장보다 2.5배 이상이나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고급 커피를 위해서라면 높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려는 인도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카페 커피데이의 설립자이며 오너였던 V. G. 싯다르타가 사모펀드로 인한 자금 압박, 세관 관리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을 함으로써 인도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는데요. 경제가 급성장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 요소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연락처 yoonsik.lee20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