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힌두교 승려
▲인도의 힌두교 승려들. ⓒFrank Holleman on Unsplash
오늘은 힌두이즘의 구원의 길과 관련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힌두이즘의 윤회설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위, 즉 까르마는 결과를 낳게 되고 이러한 결과가 이 세상에서 윤회할 때 그 사람의 신분을 결정짓게 됩니다. 구원이란 이렇게 영원히 거듭되는 윤회에서 벗어나서 신의 반열에 들어서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구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1) 까르마 마르그는 '행위의 길'이라는 의미인데요. 종교적인 의무를 다하여 구원을 얻는 길입니다. 그래서 기원전 1500년부터 500년에 걸친 베디시대에는 복잡한 제사의식이 강조되었습니다.

(2) 갼 마르그는 '지식의 길'이라는 의미인데요. 세상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신비한 지식을 얻어서 구원에 이르는 길입니다. 그래서 베단따 철학에서는 구원의 방법론으로 복잡한 제사의식에 반하여 명상과 요가를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 대중이 따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낮은 카스트와 여성들이 제외되었고,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추상적인 지식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3) 박띠 마르그는 '헌신의 길'이라는 의미인데요. 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과 헌신으로 구원을 얻는 길을 의합니다. 박띠 마르그가 7세기 말에 남인도의 타밀나두에서 태동한 것은 5세기에 이르러 힌두교에서 인격신의 개념이 완성되고 발전하는 시기와도 맞물립니다.

박띠마르그의 토대가 된 박띠운동은 7세기 말부터 남인도의 타밀나두에서부터 시작된 사회개혁운동이었습니다. 카스트의 차별을 없애고 여성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글자를 모르는 낮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산스크리트어가 아닌 지역 언어로 이야기와 찬양을 들려주며 구원의 길을 제시한 개혁적인 접근이었습니다. 박띠운동은 12세기 이후 북인도 지역으로 퍼져서 15~17세기에 그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오늘날 기독교 내에서도 예수박따운동을 하는 그룹이 있어서 쌋쌍이라는 형태의 찬양과 예배의 모임을 통해서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힌두교의 박띠전통과 기독교의 전통이 흡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복음 전달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과 헌신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사상은 로마서에 나오는 구절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박띠운동이 태동하는 역사적인 기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몇몇 학자는 기독교가 박때운동의 역사적인 기원이 된다는 주장을 하는데요. 주로 인도를 연구하는 서구학자들과 인도의 기독교 학자들이 이러한 주장을 하는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도 도마가 타밀나두의 수도인 첸나이에 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2세기와 3세기에는 네스토리우스파의 기독교인들이 첸나이에 있었는데요. 박띠운동이 태동하는 7세기에는 남인도에 이미 기독교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타밀나두에 있었던 기독교 공동체가 힌두이즘에 사상적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학자들은 힌두교의 사상가들이 기독교 공동체에서 '격렬한 감정과 사랑의 환희'를 경험케 하는 것을 보고 기독교의 사상을 자신들의 신앙체계에 받아들였다고 하는 것이죠. 물론 다른 요소들도 있었겠지만 말이죠.

그러므로 선교사들의 입장에서는 박띠운동의 성격을 알아서 그 전통에 따라서 복음을 제시하려고 하는 노력보다는 성경에 나타난 교회와 예배의 전통을 잘 이해하고 그것의 본질적인 요소를 충실하게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선교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중동의 문화와 인도의 문화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나아가서 예배의 요소인 찬양과 말씀과 기도는 박띠운동의 전통이기에 앞서서 예수님이 보여주신 기독교의 전통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브라이트 리(Bright Lee)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