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한국 VOM CEO(좌)가 존 로스 선교사의 ‘만주 선교 방법론’ 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통역은 현숙 폴리 한국 VOM 대표(우)가 맡았다. ⓒ이지희 기자
"기독교를 진정으로 중국화하는 일은 1세기도 더 전부터 선교사들과 중국 성도들에 의해 이미 이뤄져 왔다. 복음은 항상 중국화되어 있었는데, 중국 정부가 그 사실을 묻고 또 다른 기독교의 중국화를 말하면서 교회를 박해하고 있다."

진정한 기독교의 중국화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의 책 '만주 선교 방법론' 새 한글어 번역본이 출간됐다. 1908년 영어로 발간된 이 책이 정식 한국어 번역본으로 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 Voice of Martyrs)는 17일 정릉 사무실에서 책 발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이 책은 중국의 가정교회와 삼자교회의 형제자매들이, 중국 기독교 학자들이, 또 삼자교회에서만 기독교의 중국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중국 정부 관리들이 읽어야 하며, 중국으로 나아가는 한국 선교사와 한국교회, 한국 선교단체들도 읽어야 할 책"이라며 "읽기만 할 뿐 아니라 이 책에서 얻은 선교철학과 방법론을 실천한다면 중국교회와 한국교회 및 한국선교가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VOM은 올봄에는 중국어 번역본을 발간하여 매일 중국어 위성 라디오 방송으로 책 내용을 송출하고, 중국에도 책자를 배포할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한국 VOM CEO 에릭 폴리 목사는 "110년 전 존 로스 선교사가 확립한 본래의 중국화 개념과 실천을 회복하기 위해 이 책을 발간했다"며 "존 로스 선교사뿐 아니라 그 시대 많은 선교사가 이미 중국 문화와 가치에 기반을 둔 중국화된 기독교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VOM 기자회견이 17일 진행됐다. ⓒ이지희 기자
한국어 발간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3년간 수천 명의 한국 선교사가 기독교의 중국화를 추진하는 중국 정부에 의해 추방당했다"며 "그러나 한국 선교사들이 다시 중국에 들어가서 기독교를 전할 때 진정으로 중국화 된 기독교를 전하고, 중국 정부에 의해 이뤄지는 것은 진짜가 아님을 확실히 구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폴리 목사는 특히 "지금도 고난받는 중국의 형제자매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룬 우리는 그들과 함께 서 있어야 하고, 옆에서 함께 고난받아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나 선교단체가 중국의 지하교인들을 버리고 삼자교회와 협력해 중국선교를 이뤄 나가려 한다면, 그것은 한국교회의 기초가 된 존 로스 선교사나 네비우스 선교사의 가르침에서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존 로스 선교사에 따르면 만일 중국 정부가 하나의 가정교회를 얻는다면 우리는 두 교회를 더 세워야 하며, 한 명의 선교사를 추방한다면 두 명의 선교사를 더 보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실천한다면 중국교회가 성장할 뿐 아니라 1991년 이후 기독교인이 감소해 온 한국교회도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핍박받는 형제자매들을 위한 기도는 기초가 되는 반석과 같은 것이고, 우리의 행동은 기초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며 구체적인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폴리 목사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한 지체로서 고난받는 성도들과 한 몸을 이룰 때 그들을 방문하고, 그들의 방문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속해서 접촉하고 연락할 때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은 가장 큰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상황화 선교를 위해 이미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만나면 한국 선교사의 공통점을 말한다. 한국 선교사는 성경을 가르치고 기도하는 데 헌신적이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현지에서 한국식 교회와 건물을 세우고 한국식 설교를 하고, 한국식 목회자 훈련을 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핍박받는 기독교인과 이야기하고 나누면서 우리 한국 기독교인이 다시 상황화에 적응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대답했다.

폴리 목사는 "이를 위해 존 로스 선교사와 네비우스 선교사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선교사들이 돈을 다 갖고 오지 말라고 했다"며 "한국교회는 굉장히 부자가 됐다. 우리는 그 나라 사람들이 스스로 헌금을 모아 교회를 세우는 것을 잊었고, 현장 기독교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잊어버렸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세워지는 교회는 한국교회처럼 보이면 안 된다"며 "핍박받아 목회자가 없는 데도 건물 밖에서 교회를 세울 다른 방법을 찾고 실행하고 있는 중국의 시온교회, 이른비언약교회 등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벌써 선교의 상황화를 이룬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도전해서 현지인들을 더 청종해야 하고, 돈으로 선교를 지배하면 안 되며, 돈 없이도 선교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 선교의 상황화를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주 선교 방법론'은 한국 VOM 웹사이트(www.vomkorea.com)에서 직접 구입하거나 사무실로 전화(02-2065-0703)하면 된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