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1.png학교 폭력과 따돌림 등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인식, 관리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거의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따돌림과 왕따 현상은 계속해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피해 학생들은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부산 여중생 사건은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였다. 가해자는 기억을 하지 못하거나 그 기억을 안고도 잘 살지만 피해자는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아픔을 짊어져야 한다. 왕따를 한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움츠러들고 전학을 생각한다. 가해자가 강제 전학을 간 후 남아있는 방관자들을 견디는 것은 피해자의 짐이다. 얘기를 듣거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불공평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들은 거의 다 ‘폭력 없는 학교’나 ‘안전한 즐거운 생활’ 등의 구호를 말한다. ‘학교 폭력을 없애자’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보통 캠페인을 할 때는 이렇듯 ‘부정적인 것을 없애자’라거나 ‘긍정적인 결과를 꿈꾸자’라는 등 결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이러한 방향도 좋지만 나는 과정 면에서 접근을 해보고 싶다. ‘학교 폭력을 없애자’라고 구호를 만들면 학교 폭력의 존재를 강화(reinforce)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폭력’만 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될지를 효과적으로 알려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서 ‘서로 존중하자’를 학교 폭력 예방 구호로 내세우고 싶다. 

미국은 세계적으로 개인주의가 강한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이나 사회적 문제점들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다양성이 허용되며 서로 다양성을 존중해준다. 이런 문화가 한국에서는 ‘개인취양존중’이나 ‘인정’으로 표현이 된다. 만약 이런 긍정적인 태도를 학교 폭력 예방 교육에서 적용을 한다면 학교 구성원들끼리 서로의 다른 점들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 친구는 왕따 당할 짓을 해요", "너무 잘난 척해서 싫어요", "자랑을 많이 해요" 등 가해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말들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인정해준다면 서로에게 악감정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고,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방법을 배우고, 서로를 존중하자는 메시지를 심어줌으로써 더욱 좋은 학교 환경으로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연재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2학년
왕따없는세상운동본부 학생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