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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와 관련한 산업도 발전하고 있다. 초고령화는 한국 사회뿐 아니라 한국 교회도 관심을 가지고 준비해야 하는 이슈이다. 특별히 한국선교는 선교사를 파송한 이래 선교사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를 보면 선교사로서 헌신된 젊은이들이 현저히 줄어들어 훈련기관의 운영이 어려울 정도이며 기존 파송된 선교사들은 은퇴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한국선교는 백세시대에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성도들을 헌신된 선교사로 동원하고 전략적으로 파송하는 ‘시니어 선교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그 사명을 감당하는 시니어선교한국과 같은 단체가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시니어선교한국은 지난 9월 제5회 대회를 지구촌교회에서 진행하여 시니어 선교사역에 대한 안내와 동원의 역할을 감당했다. 이 사역을 통해 시니어 선교사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기존 선교사들로부터 환영받고 긴밀한 동역으로 선을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필자는 헌신된 시니어 선교사들이 현장에서 환영받고 통통 튀며 영향력 있게 사역하기를 소원하며 두 가지 생각을 나누고 싶다.

一通. 소통(通)해야 한다

소통은 ‘막힘이 없이 연결되어 있다’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소통의 반대말은 불통이지만 사실 교만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교만한 자는 그 누구의 이야기도 듣지 않기 때문이며 그것이 막혀 있다는 증거이다. 무엇이 막혀 있는가?

우선 하나님과의 소통이 막혀 있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겸손만큼 한 사람을 사탄의 손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없다”라고 말하며 영적으로 교만한 자는 오히려 하나님과 불통임을 경고했다. 잠언에도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잠 18:12)고 말씀하며 하나님과 불통인 교만한 자의 결말이 멸망임을 경고했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본 중의 기본인 하나님과의 소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사람과의 소통이 막혀있다. 실제로 선교지에서 한국 선교사 간의 불통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고통의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이것은 대부분 교만으로 인한 결과이다. 이런 상황에 은퇴 후 이제 막 사역에 동참하는 시니어 선교사의 말을 기존 선교사들이 듣기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가? 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코미디언이 소통에 대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말’을 독점하면, ‘적’이 많아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굿 토커(Good Talker)’를 완성시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굿 리스너(Good Listener)’가 되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다른 어떤 이는 ‘귀명창’이 되어야 한다고 표현한다.

즉 소통을 위해서 우리는 듣는 것에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기 전에 들어야 한다. 이제 막 선교사역을 시작하는 시니어 선교사로서 동역하는 선임 선교사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겸손하게 들어야 한다. 그때에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약 4:6)고 말씀하신 하나님을 경험하며 영향력 있는 동역을 펼치게 될 것이다.

二通. 능통(通)해야 한다

능통은 ‘막힘이 없이 능숙하고 통달하다’라는 의미이다. 현대 선교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특별히 현지 체류를 위한 비자 발급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많이 언급되었고 또 지향하고 있다. 금번 시니어 선교한국 대회에도 ‘전문인 출신의 시니어 선교사들의 순회사역’, ‘단기 재능기부’, ‘비즈니스 선교’ 등의 주제로 전문인 선교 관련한 선택특강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러한 선교 방향은 단순히 비자문제의 해결을 넘어 현지인의 영적, 육적 삶의 변화를 도모하고 전략적으로 자생적인 교회를 개척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시니어 선교사는 능숙하고 통달한 한 가지 또는 여러 모양의 전문성을 갖추어 현지의 필요에 연결되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해질 때 현지 선교사역의 큰 시너지효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 시니어 선교사는 막힘이 없이 무엇이든지 섬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필자는 금번 대회 한 권사님의 간증을 잊지 못한다. 본인은 잘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선교지에서 한국 선교사들의 식사를 정성껏 만들어 섬기는 과정의 간증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아무나 하지 못하는 막힘 없는 섬김이 있었기에 가능한 아름다운 동역이었다. 이처럼 은퇴 전 사회에서의 지위와 경력을 내려놓고 막힘 없이 능동적으로 섬기고자 하는 시니어 선교사의 헌신된 삶이 막힌 담을 무너뜨리고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아름다운 동역의 계기가 될 것이다.

필자는 시니어 선교사는 하나님께서 시대를 통해 새롭게 보게 하신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더 준비되어야 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시니어 선교사로 동역하고자 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과 동역자들과 소통하기에 힘쓰며 무엇에든지 섬길 준비와 전문성으로 능통함을 준비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분명 환영받지 못하는 시니어 선교사가 아니라 선교지에서 통(通)하며 기쁨으로 영향력 있게 사역하여 환영받는 시니어 선교사가 될 것을 기대한다.

이명준 목사(지구촌교회 분당채플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