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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89%가 불교를 믿는 미얀마에서 복음을 전하려면 불교문화와 세계관 이해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HOPE 소속 허재영 미얀마 선교사는 최근 메디힐사옥 지하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선교연구원(kriM) 한국선교학포럼에서 ‘미얀마 불교도 세계관 분석과 선교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미얀마 불교도들의 변화를 위해 기독교 안에서도 상황화된 다양한 의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이후 신학을 공부하고 풀러신학대학원 목회학 박사를 받았다. 아시아 한 국가에서 선교하다 2010년 미얀마로 파송된 그는 미얀마에서 두 번째 규모의 도시이자, 미얀마 전체 승려(40만 명) 중 10만 명이 수행하는 만달레이에서 사역하고 있다.

m2.jpg허재영 선교사는 “미얀마 사람들은 모든 사람이 이 세계에 갇힌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이 세계는 인생을 가둬놓는 감옥과 같다”며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이 승려이며, 승려는 아직 여기서 살지만 밖에 속한 사람으로 미얀마에서 신과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얀마 사람들은 보통 10만 세계가 지나면 해탈할 것을 기대하며, 구원의 길은 바로 이와 같은 세계에서 벗어나는 것, 곧 열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교도 행복을 추구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세계의 본질은 고통이며, 이를 모르는 사람에게 인생이 고통임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또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허상임을 알게 하며, 나에 집착하여 고통받지 말고 나를 버리라고 가르친다”며 “4성제와 8정도를 실천하면 열반에 이른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미얀마 사람들에게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 등 기독교의 중요한 메시지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자기의 문화대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므로, 우리 자신이 전할 메시지와 우리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저들의 세계관도 잘 이해하여 친절하게 전달해야 오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미얀마어 주기도문의 ‘까온낀본’에서 ‘까온낀’은 하늘, ‘본’은 세계를 뜻하는데 미얀마 사람들에게 ‘본’은 이 세계 속에 구분해 놓은 31개 세계를 지칭하는 말이므로 정확한 의미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계신 곳도 ‘본’이라고 말한다면, 정확히는 ‘열반’ 아래 이 세계에 속한 어떤 세계를 지칭하는 것이 되므로, 불교도들에겐 이 역시 벗어나야만 하는 감옥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딸이 영어선생님에게 복음을 전하며 천국을 이야기했을 때 “우리는 천국보다 더 좋은 열반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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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복음화에 크게 기여한 미얀마 최초의 미국 선교사 아도니람 저드슨이 번역한 미얀마어 주기도문.
첫번째 위 빨간 동그라미 안이 까온낀본으로, 허재영 선교사는 미얀마 사람들이 정확히 이해하려면
보충 설명이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이지희 기자
허 선교사는 “이처럼 미얀마는 일반인의 세계인 ‘로끼야’와 승려들과 열반의 세계인 ‘로꾸따라’를 구분해 두 세계를 강조한다”며 “우리는 골로새서 1장 13절의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에 기반하여 모든 믿는 자들은 이 세계에 속하지 않고, 영원하고 충만한 하나님 나라에 속한 것을 잘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가 잘 가르쳐야 할 10가지 주요 주제로 하나님(창조자, 보호자, 인도자), 사랑, 세계, 인간, 그리스도, 4가지 진리, 8가지 복, 성령의 열매, 최후의 심판, 천국과 영원한 생명을 꼽았다.

이 외에 미얀마 문화와 동일시 되는 불교문화에 익숙한 그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기독교적 의식, 곧 세례,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행사 등을 개발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교회개척의 접근 전략으로 “미얀마인들이 불교 문화권 안에서 문화화되어 자연스럽게 불교인으로 성장하기 전에, 좀 더 이른 시기의 어린이들에게 기독교를 가르쳐 이들이 복음을 듣고 돌아오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