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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및 홍보컨설팅 기업 ‘카테난조’(C.A.T.E. NANZO). 독특한 회사 이름을 접하자마자 그 의미가 궁금했다. ‘카테’(C.A.T.E.)는 비평적(Critical), 집중적(Attentive), 전략적(Tactical), 효율적(Efficient)의 첫 영문자를 딴 줄임말이고, ‘난조’는 설립자 안정호 대표가 지난 3년간 강남에서 영어 무료 수업과 어학원 강사로 활동하며 써 온 별칭이라고 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 영국 코벤트리대 MBA 과정을 마친 경영학도인 그가 돌연 귀국해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고급영어 교육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일까.

학교 졸업 후 싱가포르에서 다국적 외국인들과 일한 그는 지금까지 배워 온 영어와는 또 다른 세계인 실전 비즈니스 영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원어민처럼 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영어 회화의 본질에서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10여 년의 해외 생활을 통해 깨닫게 된 영어 회화의 핵심은 다름 아닌 콘텐츠와 논리성이고, 고급 영어란 바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영어였다.

하지만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개발한 실전 비즈니스 영어 ‘카테 잉글리시’를 확산시키는 것이 한국에 돌아온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크리스천으로서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마가복음 16:15)는 비전을 삶을 통해 실현하길 원했고, ‘영어’라는 매개체로 열방에 복음을 전달하는 꿈을 이루고자 미련 없이 대기업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 와이즈플레이스 카테난조 사무실에서 안정호 대표를 만났다. 1시간 반가량 이어진 그의 이야기를 압축하니 바로 ‘카테’(C.A.T.E)였다. 비평적이고 집중적이면서도 전략과 효율성을 가지고 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려고 하는 그의 열정과 노력이 눈부시게 느껴졌다.

카테난조는 오는 11월 14일부터 16주 동안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새삶침례교회(강효민 목사)에서 성인들을 위한 무료 실전 영어강좌를 진행한다. 안정호 대표는 “경제적 사정으로 더 배우고 싶은 열정이 있어도 포기해야 하는 청년들이 세상 지식과 하나님 말씀으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 강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독특한 점은 수강생을 대상으로 이력서 제출이나 면접 없이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역시 ‘카테’ 다운 발상이 아닌가.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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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호 대표가 무료 영어 강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카테난조
Q. 카테(C.A.T.E.) 잉글리시의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카테 잉글리시의 탄생배경은 크게 두 가지, 크리스천으로서 비전의 충족과 그로 인해 대한민국 경제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크리스천으로서 마가복음 16장 15절의 비전을 마음에 품고 제 삶을 통해 주님이 드러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했습니다. 세상에는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이 있습니다. 다만 그 다양한 일 중 저만이 할 수 있는 차별적인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한 끝에 ‘영어’라는 매개체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세계로 복음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카테 잉글리시를 개발했습니다.

두 번째, 대한민국 제조업의 한계와 서비스업 세계화의 부재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이 실업 위기에 몰렸다 생각합니다. 타개하려는 방법으로 외부환경의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어를 통해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기를 원했고 내부의 문제점을 외부를 통해 해결하려는 마음에 카테 잉글리시를 개발했습니다.

Q. 카테 잉글리시가 영어 공교육이나 쏟아져 나오는 영어비법들과의 차별성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대한민국에 소개된 영어는 원어민의 생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교육이 많습니다. 유학하면서, 또 다국적 외국인과 함께 일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어쩌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원어민처럼 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많은 한국 사람이 영어학습에 실패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사람의 특성에 맞게 현지화 교육이 없다면 고급영어를 구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고급영어의 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고급영어가 무엇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고급영어는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는 영어를 칭합니다.

우리가 한국어를 어떻게 구사하는지를 알아야 영어 역시 한국어처럼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그 핵심은 우리가 한국말을 구사할 때 한국인으로서 한국말 자체를 해석할 수 없는 것처럼 영어 역시 구사할 때 한국어로 해석하지 않아야 합니다. 영어에 접근할 때 패턴의 조합, 단어 의미의 조합으로 접근하려 말고 한국어처럼 구조로 판단하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카테 잉글리시는 다른 교수법과 달리 문장 성분에 필요한 품사의 이해로 영어의 구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구조를 이해해야 더욱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상대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영어교육은 대학교, 대학원을 가기 위한 교육이지만 카테 잉글리시는 구조를 통해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실전에서 필요한 영어교육입니다. 그렇기에 카테 잉글리시는 다른 영어와 다르게 고유의 정체성을 띠고 있습니다. 비평적(Critical), 집중적(Attentive), 전략적(Tactical), 효율적(Efficient) 영어로 성인을 위한 실전 비즈니스 영어입니다. 저는 카테 잉글리시의 교수법이 많은 한국인에게 고급영어로 가는 길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c44.jpgQ. 스타트업으로서 카테난조를 설립하게 된 동기와 핵심가치는 무엇입니까.


지금처럼 경제가 어렵고 내수시장의 부진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제가 작게나마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불경기라고, 세계가 불경기라 생각한다면 옳지 않은 생각입니다. 불모지의 사막에서도 오아시스가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가 경제의 흐름과 세계화를 이해한다면 경제의 흐름에 맞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오아시스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세계로 나가려면 스타트업은 분석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스타트업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그들에게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서 창업했습니다.

홍보컨설팅 기업으로서 카테난조의 핵심가치는 ‘수기치인(修己治人, 자신의 몸과 마음을 먼저 갈고 닦은 후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 수불석권(手不釋卷, 늘 책을 가까이하며 학문을 열심히 한다는 뜻), 천하포무(天下布武, 무를 천하에 펼쳐 난세를 치세로 바꾼다는 뜻)’입니다. 먼저 ‘수기치인’의 정신으로 효율적 가치 창출을 위해 일회성 이벤트나 얄팍한 상술을 부리기보다 내실과 깊이 있는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최대로 충족하는 파트너십을 발휘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급변하는 정세에 살아남기 위해 ‘수불석권’의 자세로 전 직원이 독서하며 논리적 사고를 키워 전략적 컨설팅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세 번째, ‘천하포무’로서 고객의 차별성을 함께 고민하며 궁극적으로 고객의 힘으로 세계와 경쟁하는 기업이 되는 밑거름 역할을 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크리스천 CEO로서는 카테난조를 어떤 마인드로 운영해 나갈 계획입니까.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스스로 세우지 말고 주위 사람을 섬기는 역할을 다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카테난조를 설립한 계기는 이러한 주님과의 약속 때문입니다. 주님은 마태복음 5장 13~14절에서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소금이 되어 음식의 맛을 빛나게 해주고, 빛이 되어 많은 사람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게 뒤에서 지원해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게 크리스천으로 제가 가져야 할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누군가의 자양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Q. 16주 무료 영어강좌를 교회에서 진행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까. 또 이번 강좌 개설 이유가 성인들의 실전 영어 향상을 위한 재능기부도 있지만, 신입 사원 채용의 목적도 있습니다. 일반적 채용 방식을 택하지 않고, 영어강좌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가 섬기는 새삶침례교회의 강효민 목사님께서 성도들에게 강조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곁에서 우리를 위로하십니다. 참된 위로와 평화는 하나님만 주실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이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외국에서 홀로 지내고 누구도 곁에 없을 때 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고 기쁨으로 충만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분이 우리 주님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신학자가 아니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는 주님과의 약속이 있고, 주님께서 말씀하시고, 주님의 비전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영어수업을 진행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앞으로 만나게 될 청년에게 세상의 지식을 통해 비즈니스 필드에서 올바르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기회가 되면 오늘날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말씀을 전할 것입니다. 청년들의 영혼의 깊숙한 물음에 대한 해답은 세상 지식이 주는 것이 아니라, 복음만이 줄 수 있습니다. 힘든 시기에도 하나님이 항상 함께하며 위로하고 계신다는 것을 청년들이 알기 원하고, 복음이 그들의 삶의 버팀목이 되기 원합니다.

일반적인 채용방식이 아닌 수강생을 대상으로 채용을 결심한 이유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10년 전과 지금이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 시대에 따라 인재상이 변하는 이유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경제 상황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상은 과거처럼 좋은 배경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개인의 비전을 회사의 비전에 실어 힘들어도 묵묵히 같이 나아갈 수 있는 담대한 담력과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라 생각합니다.

c66.jpgQ. 카테난조의 향후 비전은 무엇입니까. 개인적 비전도 궁금합니다.

카테난조의 향후 목표는 공유경제를 통해 많은 스타트업이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기획 및 홍보부서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즉 기획 및 홍보부서를 기업 내에 만들지 않고 물건을 빌려 서비스 비용을 지급하는 것처럼, 카테난조가 각 회사의 기획 및 홍보부서의 역할을 담당해 전략적으로 그들에게 최선의 길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개념의 솔루션이라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은 정보력의 한계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나가기 어렵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은 비용의 한계로 창업자가 모든 상황을 진두지휘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카테난조는 다양한 직군의 회사들과 제휴를 맺어 기획 및 홍보를 통해 그들이 세계로 뻗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또한 제휴를 맺은 회사들을 분석해 서로에게 비즈니스가 될 수 있도록 상생의 관계를 유도하는 것이 카테난조의 목표입니다.

이러한 목표의 성취를 통해 카테난조와 함께하는 많은 사람에게 ‘적은 업무로 임직원과 고객의 유기적 공동체 관계를 최우선시하고(less work), 즐거운 삶을 영유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본을 제공하며 상생을 추구하고(less money), 적은 업무시간으로 충분한 삶의 시간을 제공하여 회사를 통해 개인의 비전을 공유하고 재정립(enough time)’하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테난조의 운영뿐만 아니라,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청년들이 스스로 자립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비즈니스 스쿨을 설립하는 것이 향후 목표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창업에 관심 있는 크리스천 대학생, 청년, 또 30~40대 직장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습니까.

고린도전서 10장 13절은 제가 항상 붙들고 있는 말씀입니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 순탄하지 않습니다. 과정마다 자연스레 시련의 시기가 존재합니다. 지금 과정의 시련을 극복하더라도 다음 과정의 시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시련의 시기를 겪고 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도약의 첫 출발인 동시에 이대로 유지하면 더는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하는 과정이라 조언해 주고 싶습니다.

시련은 우리에게 행복과 슬픔을 동시에 제공하는 무한의 공간입니다. 세상의 지식으로 이야기를 풀자면 성공을 하기 위해,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올바른 방향성 확립을 통한 효율적인 노력과 시운(時運)이 필요합니다. 2개의 요소를 동시에 충족할 때 우리는 비로소 시련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운은 사람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지식으로 모든 사물을 분별하려 할수록 감당치 못할 시험만 늘어납니다. 하지만 믿는 자에게 감당치 못할 시험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시운을 주님이 주관한다고 확신합니다. 움직이는 모든 발걸음이 하나님의 뜻이라 확신합니다. 저 역시 현재 크고 작은 시련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운을 주님이 주관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감당치 못할 시험을 주지 않는다고 믿기에 묵묵히 담대하게 나아가고자 합니다. 창업에 관심 있는 분들도 저처럼 고린도전서 10장 13절 말씀을 붙들고 시련에 대한 긍정적 자세를 취하라 권고하고 싶습니다.

이지희 기자 jsowuen@gmail.com